[코로나19]이태원 클럽發 ‘N차 감염’ 잇따라…신규 확진자 9일만에 30명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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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림 기자
입력 2020-05-20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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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접촉자 101명 중 3차 감염 25명‧4차 4명

  • 클럽 방문자‧삼성서울병원 간호사 감염경로 불분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여파로 등교가 5차례나 연기되며 80일 만에 등교 수업이 시작된 20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교실에서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생활 방역 수칙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고등학교 3학년 등교 수업이 시작한 가운데 주춤하던 서울 이태원 클럽 발 집단감염은 ‘N차 감염’이 현실화했다. 노래방, 택시, PC방 등에서 2∼4차 전파가 이어져 급기야 등교를 취소하는 학교도 나왔다. 국내 대형 5대 병원으로 손꼽히는 삼성서울병원에서 의료진과 접촉자가 잇따라 감염되면서 N차 감염 위험성은 한층 높아졌다. 특히 클럽과 병원 관련 감염원이 아직 불분명하고 이들과 연결고리를 찾지 못한 감염자들이 지역 곳곳에 숨어있을 가능성도 있어 방역당국은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20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보다 32명 증가해 국내 누적 확진자 수는 1만1110명이라고 밝혔다. 

이미 전국 2300여 개 학교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등교 수업은 시작했지만 최근 주춤했던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9일 만에 다시 30명대를 기록한 것이다.

문제는 클럽과 병원 관련 확진자들이 어디서 감염된 건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이날 이태원 클럽 발 N차 감염으로 일부 고3의 등교 수업이 취소됐다. 인천에서는 이날 고교생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된 고3 학생 2명은 미추홀구 비전프라자 건물 2층 탑코인노래방을 방문한 뒤 코로나19 양성이 나왔다.

앞서 이 노래방은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강사 A(25)씨의 제자(고3‧인천 119번 확진자)와 그의 친구(인천 122번 확진자)가 지난 6일 방문한 곳이다. 등교 수업이 중단된 66개 고등학교는 인천에 있는 125개 고등학교의 절반이 넘는다.

방역당국이 현재까지 파악한 역학조사 결과를 보면 확진자 가운데 이태원 일대 클럽을 방문한 사람은 95명이었고, 가족·지인·동료 등 접촉자는 101명이다. 3차 감염자는 25명, 4차 감염자는 4명으로 각각 파악됐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인천시의 경우 클럽과 관련된 전파가 코인 노래방, PC방, 택시 탑승자 등으로 확산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적극적인 역학조사를 통해 접촉자를 추적하고 검사를 하고 있지만 2차, 3차 감염자들이 계속 확인되고 있다. 적어도 1주일 정도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안성에서도 지역 내 확진자가 나오자 9개 고등학교의 등교가 중지됐다. 경기도교육청은 전날 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20대 남성 B씨(안성시 3번째 확진자)의 동선이 아직 완전히 파악되지 않아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비상 근무 체계를 가동하고 등교 수업을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되면 추가 조치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전날 확진된 4명의 간호사 외 병원 내에서의 추가 확진자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으나, 확진 간호사의 친구 1명이 양성이 나왔다. 해당 확진자는 서산에 거주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4명의 확진자와 관련한 검체검사 대상자는 총 828명으로 확인됐다. 이 중 퇴원환자 8명을 제외한 820명에 대해서는 검사가 실시됐다. 현재 386명이 음성판정을 받았으며, 431명이 검사 중이다.

정 본부장은 “아직 지역사회에 조용한 전파를 일으키는 감염원이 있다”며 “학생들이 건강과 학업을 같이 할 수 있도록 모두 학부모의 심정으로 손 씻기, 마스크 쓰기, 생활 속 거리두기를 습관화해달라”고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산발적인 집단감염이 계속된다는 전제 하에 예방과 방역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대학원 예방의학과 교수(대한예방의학회 코로나19 비상대책위원장)는 “앞으로도 집단감염은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이다. 이미 발생한 집단감염에 대해선 추적조사를 통해 대응해야겠지만, 더 중요한건 예방이다. 특히 개학이 시작됐는데 학교 내 집단감염을 막기 위해선 학생들에 대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반면 엄중식 가천대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유전자증폭(PCR) 검사는 당시 바이러스가 있을 때 양성이 나오는 것이다. 만약 검사자가 검체채취 당시 잠복기 기간이었다면 검사 후 이틀 뒤에 바이러스가 나타날 수 있다. 이런 경우도 있어 고등학생 전체에 대한 전수조사는 예방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개학을 더 미뤘어야 하지만 이미 등교 수업을 진행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앞으로 중요한 것은 인천과 안산 같은 일이 벌어졌을 때 등교를 중단하는 등 대처를 빨리할 수 있는 내부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개인이 방역의 주체가 돼야 한다. 학생들 스스로가 마스크를 상시 착용하고 학교 방역 지침에 따라 떨어져서 공부하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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