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탓에 환생 못 하는 달라이라마'...폼페이오 "티베트 2인자 행방 밝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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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0-05-19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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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첸 라마, 1989년 6세 나이로 실종...환생한 달라이 라마 탐색

  • 中 친중국파 판첸 라마 임명에 "더이상 달라이 라마 환생 안해"

'코로나19 책임론'을 앞세워 세계보건기구(WHO) 총회에서 연일 중국 때리기에 나선 미국 정부가 '장외 공격'도 이어갔다. 미국 외교수장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홍콩과 대만, 티베트까지 입에 올리며 중국 정부의 민감한 문제를 건드리고 있는 것이다.

18일(현지시간) 폼페이오 장관은 트위터에서 "중국 당국이 당시 겨우 6살이었던 티베트 판첸 라마를 납치한 지 25년이 지났다"면서 "중국 정부는 그의 행방을 알리고 중국 내 모든 종교 신자들이 간섭 없이 자유롭게 신앙을 실천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8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트위터.[자료=트위터]


이는 11대 판첸 라마인 겐둔 치아키 니마를 가리키는 것으로 풀이된다. 겐둔은 지난 1989년 현 14대 달라이 라마인 텐진 가초에 의해 11대 판첸 라마에 지명된 후 25년간 실종 상태다.

판첸 라마는 티베트 불교에서 서열 2위에 해당하는 종교지도자다. 티베트 불교에선 달라이 라마가 사망하면 환생한다고 믿는데, 바로 판첸 라마가 달라이 라마의 환생자를 찾는 역할을 한다.

중국 정부는 실종된 겐둔 대신 친중국 성향의 기알첸 노르부를 11대 판첸 라마로 지명하고 중국 당국이 공인한 티베트 불교 지도자로 대우한다. 지난 2010년 중국 정부는 노르부를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위원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이에 현 달라이 라마인 텐진은 자신의 사후 자신을 끝으로 달라이 라마는 환생하지 않는다고 선언까지 해놓은 상태다.

 

1989년 실종 당시 6세 였던 11대 판첸 라마 겐둔 치아키 니마의 모습과 그가 30살이 된 모습을 상상해 그린 초상화.[사진=티베탄리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18~19일 열리는 WHO 총회를 계기로 중국에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책임을 연일 묻고 있다. 특히, 1979년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 이후 40년간 이어온 대(對)중국 외교 원칙인 '하나의 중국'까지도 뒤흔들고 있다. 미국은 1979년 이후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이전까지 외교관계를 맺어왔던 대만과 단교한 상태다.

18일 WHO가 대만의 총회 옵서버 참여를 배제하자 폼페이오 장관은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이 중국의 압력에 따라 대만을 초청하지 않았다"면서 "WHO의 신뢰를 손상했다"고 평가했다.

전날인 17일에는 폼페이오 장관은 성명을 발표하고 "중국이 중·영 공동성명과 기본법에 보장한 홍콩의 자치와 자유를 침해한다면 미국은 이를 '일국양제'(1국가 2체제)에 대한 판단에 반드시 반영할 것"이라면서 홍콩 내 미국 언론인에 대한 중국의 간섭 위협을 경고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폼페이오의 행보는 중국 정부가 민감하게 여기는 국가 정통성과 민주주의, 종교 탄압 문제를 두루 건드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가 11대 판첸 라마로 지명한 친중국 성향의 기알첸 노르부.[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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