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본조비, 마룬5 등 中 공연 '돌연' 취소...달라이라마 지지 때문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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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9-09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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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세 생일 맞은 달라이라마(왼쪽)와 본조비 공연현장. [사진 = 달라이라마 공식홈페이지 / 본조비 공식홈페이지]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미국의 전설적 록 밴드 본 조비(Bon Jovi)의 중국 공연이 '돌연' 취소됐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라마를 지지한다는 의혹이 중국 당국의 검열 레이더망에 포착됐기 때문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BBC 방송 등은 다음 주 중국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본 조비의 첫 번째 중국 콘서트가 취소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8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공연이 취소된 구체적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한 소식통은 중국 문화부가 지난 2010년 본 조비의 대만콘서트 무대 배경 영상에서 달라이라마의 사진을 발견했으며, 이것이 공연 취소 배경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이번 중국 콘서트를 주최한 미국 공연기획사 AEG는 콘서트를 재개하기 위해 중국 당국과 접촉 중이나, 다시 콘서트가 열릴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AEG는 어떠한 답변도 할 수 없다고 밝힌 상태다.

본 조비는 중국인이 애창하는 덩리쥔(鄧麗君·등려군)의 '월량대표아적심(月亮代表我得心)'을 연습하는 등 중국에서의 첫 번째 콘서트에 대한 열의와 기대감을 표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달라이라마'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콘서트가 취소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미국 인기 팝밴드 마룬5(Maroon5)는 이달 12일 상하이에서 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나 최근 취소됐다. 마룬5가 지난 7월6일 달라이라마의 80세 생일파티에 참석한 것이 발단이 됐다. 여기에 한 멤버가 트위터를 통해 달라이라마에게 80세 생일축하 메시지를 보내는 등으로 달라이라마를 지지하자 중국 당국의 심기를 건드린 것으로 풀이된다.

아이슬란드 출신의 록가수 뷔욕(Bjork)는 2008년 상하이 콘서트에서 '독립 선언(Declare Independence)'이라는 노래를 부르던 중 "티베트"를 외쳤다는 이유로 중국 당국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미국 인기 밴드 린킨파크 또한 지난 2011년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청년 미디어 대회에서 달라이라마와 함께 사진을 찍은 이유로 같은 처지에 놓였다.

중국 당국은 티베트의 분리 독립을 요구하는 달라이라마를 '분리주의자' 또는 ‘수도승의 탈을 쓴 늑대’라고 비난하며, 달라이라마와 그의 사상을 추종하는 예술가, 학자, 정치인들의 중국행을 금지해왔다.

대표적으로 티베트의 독립과 달라이라마에 대한 지지의사를 보내온 할리우드 배우 리차드기어와 샤론스톤, 브래드피트 등도 중국에서 환영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달라이라마는 국가 외교관계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중국 당국에 민감한 사안으로 평가돼 왔다. 지난 2012년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달라이라마를 만난 뒤 영국과 중국의 외교관계가 급격하게 냉랭해진 것이 대표적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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