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라운지③]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 ‘오너리스크’에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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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기자
입력 2020-05-18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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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쟁업체 비방글 논란에 불매운동 조짐

  • 1분기 영업 손실 206억원... 적자 전환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팀]

남양유업이 ‘오너리스크’라는 수렁에 또다시 빠졌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최근 경쟁사에 대한 명예 훼손 혐의로 경찰에 입건되면서다. 소비자들 사이에선 “남양이 남양했네”라는 강도 높은 비판의 목소리와 함께 불매운동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지난해 홍보대행사를 동원해 ‘원전 근처에 목장이 있다’며 경쟁업체를 비방하는 게시물을 온라인에 올렸다. 경쟁업체인 매일유업은 작년 인터넷 맘카페에 지속적으로 비방글이 올라오자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수사를 이어간 서울 종로경찰서는 홍원식 회장 등 7명이 이번 사건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 명예 훼손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

‘비방글 논란’이 일자 남양유업은 입장문 발표를 통해 사태 수습에 나섰다. 남양유업은 “매일 상하 유기농 목장이 원전 4km 근처에 위치해 있다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자의적으로 판단했다”며 “온라인상 과열된 홍보 경쟁 상황에 실무자가 업무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라고 밝혔다. 업계 안팎에선 “전형적인 꼬리자르기”, “사과를 찾아볼 수 없는 입장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남양유업의 경쟁사 비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9년에는 남양유업 일부 직원이 맘카페 등에 ‘매일유업이 이유식에 사료용 재료를 넣었다’는 내용을 유포했다.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은 맞고소전을 벌였지만 양측의 합의로 마무리됐다. 2013년에는 남양유업 영업사원이 대리점주를 상대로 막말과 욕설을 퍼부었던 음성파일이 공개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같은 해 대리점에 재고를 떠넘기는 ‘물량 밀어내기’를 했다는 주장도 나와 불매운동이 벌어졌다. 지난해에는 남양유업의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씨의 마약 투약 사건이 불거지기도 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비방글 논란과 관련해 “현재 경찰에서 수사 중인 상황이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갑질 사태로 이미지 추락…실적 악화로 이어져

남양유업의 이미지 추락은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2012년 637억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은 갑질 사태 이후 2013년 17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2014년에는 적자폭이 커지면서 26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5년과 2016년 각각 201억원과 418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반등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영 악화에 2019년 창업주 외손녀 마약 사건까지 터지며 지난해 영업이익은 4억1735만원으로 주저앉았다.

남양유업은 올해 1분기에도 참담한 실적을 기록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1분기 연결기준 매출 2315억원, 영업손실 20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8% 줄었고, 영업이익은 219억원가량 줄어들며 적자 전환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와 경기 침체 영향으로 실적이 악화됐다”며 “특히 급식 우유 공급 지연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남양유업은 전체 급식 우유 시장에서 25% 점유율을 기록하며 서울우유에 이어 2위다. 남양유업의 흰우유에 대한 매출 의존도는 35~40%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남양유업은 코로나19로 업황이 어려운 데다 오너리스크까지 겹쳐 힘든 상황”이라며 “이미지 쇄신을 위해 큰 노력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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