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엿보기] 10년을 앞서가는 미래학자의 삶 ‘이광형 카이스트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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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0-05-12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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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 기부금 615억원 유치·성공한 벤처 창업가 양성 비결 공개

[사진=김영사 제공]


“어떻게 한 명의 교수가 대학 기부금을 615억원이나 유치했을까?”

“왜 그의 연구실에서 성공한 창업가들이 유독 많이 나왔을까?”

이러한 질문에서 시작된 신작 ‘이광형, 카이스트의 시간’은 전산학과 시절부터 4개의 학과를 개척하기까지, 숱한 반대와 역경을 뚫고 카이스트의 혁신과 변화를 이뤄낸 이광형의 여정을 정리한 기록이다.

1990년대 카이스트 전산학과 교수 시절 ‘스타 벤처의 요람’으로 이름을 알렸고, 수백억 대학 기부금을 유치해 2001년 바이오 및 뇌공학과를 신설했다. 2009년에는 지식재산대학원과 과학저널리즘대학원을 설립했고, 2013년에는 국내 최초의 미래학 연구기관인 미래전략대학원을 만들었다. 

이광형을 신진 교수 시절부터 취재한 과학기자이자 카이스트 책임연구원을 지낸 심재율은 그동안의 기록과 이광형 및 그의 동료, 제자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엮어, 놀라운 성취 뒤에 가려진 한 교수의 고뇌와 분투를 그려냈다.

열정적이면서 차분하고, 엄격하면서도 따뜻한 그의 다채로운 면면을 ‘도전가’, ‘혁신가’, ‘멘토’, ‘과학자’, ‘교육가’, ‘퓨처리스트’, ‘리더’ 7가지로 정의했다. 창의적 아이디어, 포기를 모르는 열정으로 수많은 리더를 길러내고 사회 발전에 힘쓴 이광형의 삶과 공부, 도전의 이야기가 최초로 공개된다.

인터넷과 함께 찾아온 벤처 창업의 시대, 넥슨, 네이버, 아이디스, 네오위즈 등을 세운 카이스트 전산학과 출신들은 단연 두각을 나타냈다. 특이한 점은 카이스트 내에서도 이광형 교수 연구실에서 유독 성공한 벤처 창업가가 많이 나왔다는 것이다.

우연히 이광형 연구실에 천재들이 많이 모인 걸까? 그렇지 않다. 머리카락을 노랗게 물들이고, 창업한답시고 수업시간에 나타나지 않아 연구실에서 쫓겨난 이 학생들을 이광형 교수가 받아준 것이다.

이광형은 “무언가에 미쳐 있는 제자들을 내버려둔 것밖에 없다”고 하지만, 제자들 사업이 어려움에 빠졌을 때 발 벗고 나서서 도와주었고 스탠퍼드 연구소에서 안식년을 보내는 동안에도 제자들을 불러 실리콘밸리의 넓은 세계를 경험할 기회를 열어줬다.

김정주 회장이 그를 ‘천사 교수님’으로 부르는 이유다. “이 책을 읽고 나서야 누구로부터 무엇을 받았는지 알게 되었다”는 다른 제자의 말이 과장은 아닌 듯하다.

바이오및뇌공학과 설립 이후 이광형은 10년간 지식전략대학원, 과학저널리즘대학원, 미래전략대학원을 세웠다. 전산학 교수였던 그도 뇌공학, 미래학 교수가 되었다. 신규학과 설립 때마다 교내외 반대가 심했고 당시로서는 커다란 도박이었다. 하지만 항상 시간이 지나면 그의 미래예측이 정확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이광형은 어떻게 한 발 앞서 미래를 내다보고 준비하는 걸까?

이 질문의 대답으로 무슨 주제든 시간·공간·분야에 대해 질문해보는 ‘3차원 창의력 개발법’과 미래를 형성하는 7가지 핵심 동인(사회, 기술, 환경, 인구, 정치, 경제, 자원)의 시간 흐름에 따라 다양한 미래 이미지를 그려보는 ‘STEPPER 미래예측법’을 소개한다.

이광형은 3차원 창의력과 STEPPER를 결합할 때 불확실한 미래의 구조가 드러나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고 말한다.

“미래란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하는 것”이라고 이광형은 믿는다. 그래서 미래에 “큰 것을 원하면 기존에 하던 것을 과감히 잊어야 한다”고 도전하면서, 또 “3년을 투자하면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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