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통학버스 보호자 동승 의무규정 합헌…“어린이 안전에 중요한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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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근 기자
입력 2020-05-06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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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가 어린이 통학버스에 운전자 외에 보호자가 반드시 동승토록 한 법률 조항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학원 운영자 A씨 등이 "보호자 동승 의무를 규정한 도로교통법 53조 3항 등이 영업의 자유 및 재산권을 침해한다"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기각' 결정을 내렸다고 6일 밝혔다.

헌재가 합헌으로 판단한 해당 도로교통법 조항은 모든 어린이 통학 차량의 동승 보호자 탑승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헌재는 "어린이 통학버스의 동승 보호자는 승·하차 시뿐만 아니라 운전자만으로 담보하기 어려운 '차량 운전 중' 또는 '교통사고 발생 등의 비상상황 발생 시' 어린이 등의 안전을 효과적으로 담보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고 판단했다.

이어 "어린이 통학버스 운전자에게 승차 중 또는 승·하차하는 어린이 등을 보호할 의무까지 부과하는 것으로는 안전을 담보하기에 부족하므로, 별도의 동승 보호자를 두어 어린이들의 안전을 지키는 데 필수적이라고 본 입법자의 판단이 불합리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또한 "어린이나 영유아는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을 조절하거나 바꿀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고 자신의 행동에 따른 위험을 평가하지 못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안전사고 대처를 위한 법적 장치를 마련함에 있어 이 같은 취약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헌재는 이번 결정을 통해 '시행 후 유예기간을 둔 법령'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의 기산점(기간 계산이 시작되는 시점)에 관한 판례를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경우 '법령 시행일'에 기본권 침해 사유가 발생했다고 보는 것이 헌재의 종래 입장이었으나, 헌재는 이번에 기존 판례를 변경해 '법령 시행일'(2015년 1월 29일)이 아니라 '법령에 정해진 유예기간이 경과했을 때'(2017년 1월 29일)를 청구기간의 기산 시점으로 삼기로 했다.

헌재는 사건 중 판례변경이 이뤄진 이 부분에 관해서는 청구가 절차상으로는 적법하다고 보고 본안 판단을 통해 '기각'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헌재의 종래 입장을 고수한 이선애·이미선 등 재판관 2명은 소수의견으로 '반대' 의견을 냈다. 이번 사건도 청구기간을 준수하지 못해 부적법하다고 판단했다.

현행법상 헌법소원은 기본권 침해의 사유가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또는 그 사유가 있는 날부터 1년 이내에 청구해야만 효력이 인정된다.
 

[사진=헌법재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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