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샘 해밍턴의 정답 없는 육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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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이 기자
입력 2020-05-0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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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프로그램 ‘개그콘서트’와 ‘진짜 사나이’를 통해 얼굴을 알린 개그맨 샘 해밍턴. 국내 1호 외국인 개그맨으로서 지난 2002년 데뷔한 이후 꾸준히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전해주고 있다. 지난 2019년 KBS 연예대상에서는 외국인 최초로 대상을 받기도 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슈돌)’를 통해 연년생 두 아들, 윌리엄과 벤틀리에게 친구 같은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그는 과연 어떠한 어린 시절을 보내왔을까. 또 어떠한 아빠가 되고 싶을까? 샘 해밍턴과 정답 없는 육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 김호이 기자/ 샘 해밍턴 ]

Q. 국내 1호 외국인 개그맨으로서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었던 본인만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무엇보다 솔직함인 것 같아요. 리얼리티나 예능을 하다 보면 지치고, 짜증 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일부러 연출하지 않고 그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어요. 그런 걸 오히려 사람들이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던 것 같아요.

Q. 처음 겪는 한국 문화에 대한 어려움들을 어떻게 이겨내셨나요?
A. 누구나 다른 나라에 가서 살게 되면 적응하기 힘들 수 있어요. 어릴수록 이해가 안 되고 답답한 게 당연해요.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나이 먹어서 철이 들어보니까, 이해심과 참을성이 있어야 어려움을 잘 극복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나 왜 이렇게 안 되지?’, ‘이해 안 된다’라고 하기보다 마음을 열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돼요.

Q. 지난 2016년 SNS를 통해 광화문 촛불집회를 응원하는 등 대한민국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심을 갖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어떠한 생각을 하고 계신가요?
A. 대한민국은 제2의 고향이에요. 결혼 상대를 만나게 해준 나라이자 아이들이 태어난 나라고요. 제 인생의 반을 이 나라에서 살다 보니까 반 한국인이 된 느낌이죠. 처음에는 당연히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살수록 너무 편안한 곳이에요.
 

[사진= 샘 해밍턴 SNS ]



Q. 샘 해밍턴이 생각하는 한국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A. 한국은 양파 같은 나라예요. 깔 때마다 새로운 모습인거죠. 한국은 변하는 속도가 빠르잖아요. 외국에 2주 동안 나갔다가 돌아오면 그 사이에 건물 하나 세워지고, 뭔가 없어지기도 하고요. 빠른 변화 때문에 내가 여기 없으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1년 동안 한국에 있다가 돌아가도 호주는 거기서 거기거든요.

Q. 한국과 호주의 육아 방식은 어떻게 다른가요?
A. 호주에서는 육아를 강하게 하는 편이에요. 독립성을 키우는 걸 우선으로 해서 아이가 넘어져도 자기 스스로 일어나게 하거든요. 한국 부모들은 자기 자식은 자신처럼 고생 안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반면 호주는 오히려 조금이라도 고생해봐야 강해진다고 생각해요. 스스로 겪어봐야 대책을 세우고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으니까요. 저도 우리 아이들은 일찍부터 독립성을 키워주려고 하고 있어요. 모든 교육에서 독립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Q. 언제쯤 아이들을 독립시킬 예정이신가요?
A. 아내와 상의를 해봐야겠지만 개인적으로 19~20살 때쯤 월세 내며 살게 하는 등의 방식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해요. 중학생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시키려고요. 학교에서 하는 공부도 중요하지만, 생활 속에서 배울 수 있는 부분도 많아요. 어렸을 때부터 아르바이트하면서 자기 돈 벌고, 그 돈으로 자기가 사고 싶은 걸 사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Q. 육아에 있어서 샘 해밍턴만의 원칙이 있나요?
A. 밖에서 민폐를 안 끼치게 하기 위해 훈육은 집에서 철저하고 확실하게 하는 거예요. 우리 아이들 때문에 남들한테 민폐 끼치는 게 너무 부끄러워요. 그래서 웬만하면 커피숍이나 식당을 가더라도 아이들과 같이 가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 자리가 얼마나 중요한 자리인지 배워야 하거든요. 부모로서는 지금 고생해야 나중에 고생 안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너무 쉽게 가면 나중에 아이들한테도 안 좋고요. 많은 분들이 ‘슈돌’과 제 책을 보면서 저를 육아 전문가라고 하지만, 육아에 정답은 없다고 생각해요. 저와 똑같은 방식을 사용하는 것이 안 좋을 수도 있어요. 자신과 아이들에게 맞는 방식을 찾아야 돼요.

 

[사진= 동아출판 구층책방 제공]

Q. 아이답다는 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대한민국에서는 어렸을 때부터 사교육을 시키잖아요. 늦으면 밤 10시가 넘는 시간에 집에 가고 밤늦게까지 숙제나 공부를 하는데, 그 나이에 할 짓은 아닌 것 같아요. 사회 분위기 때문에 부모님들도 그런 걸 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어렸을 때는 학교 끝나면 친구 집에 가서 놀다가 축구 하거나 테니스 같은 걸 하는 게 즐거웠거든요.

배우는 과정은 길어요. 솔직히 죽을 때까지 배워야 되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조금 천천히 해도 돼요. 아이들은 놀고 싶으면 실컷 놀아야 돼요. 우리 아이들도 행복한 모습을 볼 때 제일 좋아요. 부모의 역할은 아이들의 행복을 유지시켜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아이들에게 사교육을 시키면 계속 행복해할 수 있을지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게 돼요.

한국의 행복지수가 그렇게 높지 않잖아요. 그게 너무 안쓰러워요. 부모들은 아이들을 위해 해야 되는 역할이 많지만, 아이들은 아직 큰 역할이 없어요. 그런데 아이들의 행복지수가 낮으면 잘못된 거예요. 행복하고 건강한 게 최우선인 것 같아요.

Q. 아버지로서 노키즈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저는 솔직히 아이들의 아빠로서 ‘조금 그렇지 않나?’라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노키즈존에 대해 충분히 이해가 돼요. 저도 부모가 돼서 아이들에 대한 이해심이 생긴 것이지, 아빠가 되기 전에는 그런 이해심이 없었어요. 다른 사람들도 육아에 대한 경험이 없으면 이해 못 할 수 있어요. 열심히 돈 벌어서 식당에서 맛있는 걸 먹고 싶은데 옆에서 아이들이 소리 지르고 뛰어다니면 기분이 안 좋을 수 있어요. 그래서 노키즈존에 대해서 무조건 찬성도 아니고 무조건 반대도 아니에요. 때에 따라 다른 것 같아요.

Q. 훗날 아이들이 학교에 가게 될 텐데 한국에서 교육을 시키실 건가요? 유학을 보낼 건가요?
A.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요. 아버지라는 역할이 있으니까, 아이들과 함께 있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앞으로 20년 동안 제가 어디서 일하고 어디서 살지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나중에 외국으로 갈 수도 있어요. 그때는 아이들과 같이 가는 거고요. 기러기 아빠가 될 생각은 평생 단 한 번도 해본 적 없어요. 저는 못할 것 같아요. 잠깐 출장 가도 매일 영상통화 해야 되는데 같은 공간에 없다는 게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울 것 같아요.

Q. 아이들에게 ‘슈돌’을 보여준 적이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요?
A. 저는 방송을 통해서 아직 슈돌을 보여준 적은 없어요. 우연히 외국에 갔을 때 호텔에서 TV를 보다가 나온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어? 이거 외국 호텔이라서 나오나 봐’라고 거짓말했어요. 아직은 방송을 통해서 나온다는 걸 모르는 거예요. 방송을 알게 되면 이때까지의 자연스러움은 사라질 것 같아요. 그리고 방송에 나온다고 하면 밖에 나갔을 때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 많이 고민하게 돼요. 아이들은 아이답게 사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작진, 스텝들이 왔을 때는 이모, 삼촌들이 와서 너희랑 놀 것이라고 해요. 자기도 같이 노니까 신나는 거예요. 뭐 때문에 왜 찍는지 전혀 모르니까 그냥 편한 것이고요. 

나중에 방송 나가는 걸 알게 되면 어떤 생각을 갖게 될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최대한 말 안하려고 한 거예요.나중에 자연스럽게 알게 될 텐데, 그때는 어떻게 말해야 될지 고민해봐야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연예대상 시상식 갈 때는 상 나눠주는 행사라고 했어요. 화면에 자기 얼굴이 나오니까 윌리엄이 되게 뿌듯해 하더라고요.

Q. 윌리엄과 벤틀리 형제에게 어떤 아버지가 되고 싶은가요?
A. 내가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뭔가 해주려고 하는 것보다 늘 옆에서 기댈 수 있는 기둥 같은 존재, 그리고 존경하고 믿을 수 있는 아빠, 솔직하면서도 친구 같은 아빠가 되고 싶어요.

 

[사진= 동아출판 구층책방 제공]

Q. 아이들이 어떤 어른으로 성장하기를 바라시나요?
A. 아이들에게 바라는 건 없어요. 사회성 있고 행복하기만 하면 돼요. 무슨 일을 하던지 상관없어요. 하고 싶은 것에 다 도전해보고 자기가 하는 일을 좋아하면 성공했다고 생각해요.

Q. 만약 아이들이 대학에 가기 싫다고 하면 안 보내실 건가요?
A. 저는 안 보낼 거예요. 차라리 기술을 배웠으면 좋겠어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무조건 대학을 가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 자기가 가고 있는 길이 맞다고 생각하면 그 길로 갔다가 길이 막히면 다른 방법과 대책을 찾으면 돼요. 본인이 공부하고 싶으면 옆에서 도와주겠지만 억지로 공부를 시키지는 않을 거예요. 아이들한테 그런 스트레스를 줄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그렇게 하면 오히려 안 하게 돼요. 저도 해봐서 아는데 자기가 하고 싶은 시기가 다 있어요.
 

[사진= 김호이 기자/ 인터뷰 장면]

Q. 아이들에게는 하고 싶은 일을 시키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본인은 좋아하는 일을 하고 계신가요?
A. 제가 해봤던 일 중에서 지금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Q. 지금까지 어떠한 일들을 해오셨나요?
A. 회사에서 마케팅 관련된 일도 해봤고, 서빙도 하고, 장사도 하고 이것저것 해봤는데 지금 하는 일이 제일 행복해요.

Q. 대중에게 사랑받는 샘 해밍턴이 되기까지 개그맨이라는 꿈을 놓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운이 좋아서 이 일을 하게 됐는데, 무엇보다 열심히 했어요.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빠지는 건 절대 없었어요. 저는 그냥 평등하게 똑같이 인정받고 싶었어요. 도전하는 게 너무 좋아요. 사람은 도전해야 돼요. 사람들이 밥 먹으러 갈 때 못 먹는다고 하면 "못 먹는 거예요, 안 먹는 거예요?"라고 물어봐요. “안 먹어요.“라는 건 먹어보지도 않고 결정 내리는 거잖아요. 음식이라도 한 번 먹어봐야 맛있는지 맛없는지 아는 것처럼 도전도 해보지 않는 이상 내가 뭘 좋아하는지 몰라요. 무엇이든 한 번이라도 해보고 결정 내리는 게 좋아요.

Q. 지금 가장 도전하고 싶은 게 있나요?
A. 배우로서 할리우드에 진출해보고 싶어요. 그게 제일 해보고 싶은 도전이에요. 안 해보면 평생 편하게 살 수는 있어요. 그러면 20년 후에 “예전에 꿈이 뭐였어요?"라고 누군가 물었을 때 "할리우드 진출이었는데 못해봐서 어땠을지도 모르겠네요."라고 말하게 되는 거예요. 실패하든 성공하든 떠나서 해보고 싶어요.

Q. 꿈을 향해 도전하는 사람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A. 인생은 무한도전이에요. 계속 도전하고, 실패하면 또 도전하면 돼요. 안 맞으면 다른 걸 도전하면 되고요. 너무 걱정하면 도전 못해요. 해보지 않는 이상 잘할 수 있는지 없는지 몰라요. 해봐야 어떤 결과가 나올지도 알 수 있으니까, 무조건 계속하는 거예요. 도전을 안 하면 후회라는 가장 무서운 게 나타나요. ‘내가 그거 했으면 잘했을 거 같은데’ 라는 후회는 평생 가요. 나와 맞지 않아도 해봤으니까 후회 없어요.
 

[사진= 김호이 기자/ 샘 해밍턴이 전하는 도전과 용기의 메세지]


Q. 해보지 않은 것으로 후회했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A. 누군가 떠나기 전에 내가 하고 싶었던 말들을 다 하지 못했던 게 가장 후회돼요. 사람은 살아 있을 때 잘하라는 얘기가 있잖아요. 사람은 언제든 떠날 수 있으니까. “사랑한다”, “용서한다”는 말 한마디라도 솔직하게 해야 하는 것 같아요. 그건 한 번 놓치면 평생 못하니까 생각날 때 내뱉어야 해요.

Q. 하고 싶었던 말을 못했던 사람이 있나요?
A. 저희 아버지한테 그랬었어요.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돌아가셨는데 뭔가의 마무리가 안 된 거예요.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그 후회밖에 없었어요. 제가 아버지가 돼서 아이들에게 늘 ‘언제든 와서 하고 싶은 얘기해라’, ‘열 받을 수도 있겠지만 내가 아빠로서 다 이해해준다’고 말해요. 벽을 세워두고 거리감을 둬서 소통하기 힘들어지면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거니까요.

Q. 방송 활동과 육아를 병행하면서 힘든 점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시간 관리는 어떻게 하시나요?
A. 제 직업은 출퇴근 시간이 없어서 일이 있을 때는 열심히 일하고, 일이 없을 때는 아이들과 최대한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해요. 아이들이 책이나 TV를 보더라도 옆에 있는 게 좋아요. 밤에 밖에서 친구들 만나서 노는 걸 별로 안 좋아해요. 아빠가 되고 나서는 애들이 자고 있더라도 차라리 집에 같이 있는 게 좋아요.

Q. 일과 육아를 하면서 힘들고 지칠 때는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A. 무엇보다 애들이 웃으면 지친 게 다 날아가요. 이제 윌리엄은 말도 잘하니까, 귓속말로 "아빠 사랑해"라고 하면 지친 게 다 없어져요. 만약에 애들이 없으면 슈돌 영상이나 사진들을 보면서 짜증나는 것들을 다 날리는 거죠. 나의 엔도르핀은 아이들이에요. 춤추는 영상이나 귀여운 사진 그 이상으로 좋은 게 없어요.
 

[사진= 김호이 기자]

Q. 샘 해밍턴이 아이들의 미래에 대해 가장 걱정하고 있는 게 있나요?
A. 아이들에 대한 가장 큰 걱정은 늘 건강이에요. 건강은 내가 어떻게 해줄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그리고 아무 사건 사고 없이 잘 커야 할 텐데, 뉴스를 보면 세상에 워낙 안 좋은 일들이 많다 보니까 걱정이 많아요. 그냥 큰일 없이 평범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Q. 어린시절 부모님의 모습이 육아에 큰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모님께서 어떠한 추억들을 만들어줬나요?
A. 저는 어렸을 때 공부는 싫어했어요. 엄마하고 단둘이 있었는데 엄마 말도 잘 안 들었어요. 사고뭉치는 아니었지만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자유롭게 했어요. 엄마가 나름대로 시크하고 쿨한 스타일이었어요. 굉장히 오픈 마인드라서 모든 얘기를 할 수 있었어요. 아빠가 돼서 반복적으로 소통을 얘기하는데, 그것도 우리 엄마한테 받은 영향이에요. 지금 하고 싶은 얘기를 참으면 나중에는 못하니까요. 그리고 지금 되돌아보니까 엄마가 자기의 꿈을 포기하고 나를 위해서 굉장히 열심히 일하는 강한 여성이었어요. 저도 아이들을 위해서 열심히 열정적으로 일하고 싶어요.

Q. 육아 방법을 두고 아이들의 엄마, 아빠, 외할머니, 친할머니 등과 의견 차이가 있으면 어떻게 조율하시나요?
A. 외할머니나 친할머니는 옛날 육아 방식대로 가는 게 대부분이에요. 그건 설명해도 몸에 배어있다 보니까, 바꾸기 힘들다는 걸 잘 알고 있어서 이 부분은 신경 안 써요. 아내랑 늘 육아를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서 얘기해요. 의견 차이가 있으면 자신의 입장을 얘기하면서 맞춰가요. 근데 제가 훈육 담당이다 보니까 훈육은 제 방식대로 흘러가는 편이에요. 육아한 지 3년 밖에 안됐어요. 스포츠로 따지면 아직 신인이에요. 뭐가 될지 안될지 모르지만 일단 한번 해보는 거예요.

Q. 아버지로서의 샘 해밍턴, 방송인으로서의 샘 해밍턴, 사람으로서의 샘 해밍턴은 어떠한 사람인가요?
A. 아버지로서는 재밌지만 가끔 무섭고 듬직한 사람이고, 방송인으로서는 재치 있는 사람이에요. 저는 방송할 때 단순히 출연만 하지 않고, PD의 입장에서 바라보게 돼요. 어머니가 20년 넘게 캐스팅 디렉터와 PD 생활을 하셔서 그 현장을 자주 보고 자랐어요. 지금은 카메라 앞에서 활동하지만, 카메라 뒤 스태프들의 입장도 이해해요. 방송이 나가고 아침 10시가 돼야 시청률이 나오는데 시청률이 나오면 올라갔는지 내려갔는지 어떤 차이가 있는지 보거든요. 연출하는 과정에서 스태프들과 얘기하고 의견도 많이 내는 편이에요. 단순한 출연자보다 PD 같은 출연자라고 생각해요. 사람으로서는 진지하고 생각이 많은 사람, 말은 잘 아끼는 사람이고요. 그래서 저를 무섭게 보는 사람도 많아요(웃음).

Q. 윌리엄과 벤틀리에게 아빠이자 친구로서 어떠한 말을 해주고 싶으신가요?
A. 모든 걸 도전해보고 행복하고 건강했으면 좋겠어. 아빠가 늘 옆에 있을 테니까, 힘든 게 있으면 말하고. 해결해주지는 않겠지만 해결하는 방법은 같이 고민할거야. 그리고 사람은 완벽할 수 없으니까 실수하는 건 당연한거야. 지금은 연습 과정이니까 실망 하지 마.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어. 누구나 다 배우고 있는 과정이기 때문에 아빠도 이것저것 배우고 있다는 걸 기억했으면 좋겠어.

Q. 한국에서 이루고 싶은 것들이 있나요?
A. 저는 영화에서 진중한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재밌는 방송에서 얼굴이 자주 보이면 진지함을 잡는 데 어렵다고 인식을 해서 그런지 영화나 드라마 섭외가 잘 안 들어오더라고요.

Q. 어떠한 사람으로 기억에 남고 싶은가요?
A. 어떠한 일을 하든 열심히 했던 사람으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못하는 사람이 있고 잘하는 사람이 있지만 안 해서 못하는 거랑 열심히 해서 못하는 것의 차이는 매우 큰 것 같아요. 안 하려고 하면 당연히 못 하는 거고, 최대한 노력해서 안 되는 건 용서된다고 생각해요.
 

[사진= 김호이 기자]

Q. 이 세상 모든 아이들에게 어떠한 말을 해주고 싶으신가요?
A. 해보고 싶은 건 다 해봤으면 좋겠어. 그래야 앞으로 어떤 게 내가 갈 길인지 찾아볼 수도 있으니까. 늘 스트레스 없이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 그리고 세상은 넓으니까 볼 것들이 많아. 어렸을 때부터 한쪽으로 집중하면 많은 걸 놓칠 수 있으니까 세상을 넓게 봤으면 좋겠어.

Q. 마지막으로 아이와 함께 성장하고 있는 모든 부모님들께 한 말씀 해주세요.
A. 부모님 뿐만 아니라 할머니, 할아버지, 이모, 삼촌들이 '슈돌'에서 우리 아이들이 하는 걸 보면서 자기 아이들과 비교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아이마다 성장하는 속도와 과정이 다르니까요. 자기 아이만 신경 쓰면 돼요. 그리고 육아에 정답은 없어요. 제가 하는 방식은 우리 가정에 맞는 방식이에요. 비슷하게 하려고 했는데 안 되면 문제 있는 게 아니라 자기 가정에 맞도록 하면 돼요. 부모가 되는 순간 모든 게 처음이에요. 실수하거나 서툴 수도 있어요.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전 세계에서 완벽한 사람은 없어요.
 

[사진= 김호이 기자/ 샘 해밍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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