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저유가까지…건설업계 "2분기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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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 기자
입력 2020-04-23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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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사 멈추고 발주는 끊겨 "앞으로 매출 불확실성 커졌다"

  • 중동 발주액 10년 만에 472억달러에서 6억달러까지 급감

"소비 침체에 직접 영향받는 제조업과 서비스는 바로 무너졌고, 건설업계는 그나마 수주해놓은 사업으로 버텨왔는데 언제까지 가능하겠나 싶죠."

코로나19 여파에 이어 저유가 기조로 인한 건설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공사 진행속도가 느려지면서 대금 회수에 차질이 생긴 데다 해외 최대 발주고객인 중동의 오일머니마저 끊길 가능성이 커서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삼성물산을 시작으로 HDC현대산업개발(23일)과 현대건설(24일) 등 1분기 건설사 실적 발표가 예정됐다.
 

[그래픽 = 통계청 자료 갈무리]


증권업계는 이번 실적의 선방을 예상했다. DB금융투자는 삼성물산의 경우 매출액(7조840억원)이 전분기 대비 3.7% 줄어들지만 영업익은 1444억원으로 37.3%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영증권은 현대건설의 매출액과 영업익을 각각 전년 대비 2%, 3.7% 소폭 하락한 3조8000억원, 1976억원으로 예측했다.

업계 전반적으로 보면 건설수주액은 지난 1월 10조903억원, 2월 11조6648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동월 대비 각각 6.6%, 35% 증가했다.

하지만 건설업계는 “앞으로가 문제”라며 입을 모으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공사 지연에 이어 저유가 장기화가 해소되기는커녕 악화되면서 매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국내 현장에서는 다행히 (코로나) 확진자가 속출하지 않았지만, 해외에서 확진자와 의심환자가 곳곳에서 나와 건설현장이 아예 멈추는 경우가 더러 있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해외건설현장 3곳에서 총 5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이들은 모두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지난달 발생한 환자다.

또 다른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현장별로 방역 차원에서 조금만 감염이 의심되면 공사를 멈추는 등 생산성이 대단히 낮은 상황"이라며 "공사가 이뤄진 만큼 기성금을 받아야 하는데 여기에 구멍이 생기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증권가에서는 주로 저유가 장기화를 걱정했다. 주요 발주처가 일감을 줄이면서 이미 최저 수준인 해외수주액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라진성 KTV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인 저유가 현상이면 모르겠지만, 주요 산유국인 미국과 사우디 등도 유가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주요 발주처인 중동 발주물량이 나오지 않아 향후 건설사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최근 해외건설 총수주액은 2010년 716억 달러로 정점을 찍은 후 2015년 461억 달러에서 2019년 224억 달러, 2020년(4월 21일 기준) 120억 달러까지 하락했다.

이때 중동 수주액은 2010년 472억 달러에서 165억 달러, 2019년 47억 달러, 2020년 현재 6억 달러까지 쪼그라들었다. 전체 수주액 감소량의 대부분을 차지한 셈이다.

유가는 지난 21일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19달러까지 내려왔다. 2014년 120달러 수준에서 60달러까지 내려온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대폭 낮은 가격이다.

향후 먹거리인 건설투자액 감소도 문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이날 '코로나19 사태의 건설경기 파급효과 및 대응방안' 보고서를 내고 올해 건설 투자가 1조9000억~10조1000억원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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