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이 일주일에 마스크 1장"…일본 의료현장 '아비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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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0-04-22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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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염된 가운·장갑 재활용…언제 감염돼도 이상하지 않아"

  • 원내 감염 늘면서 병원 폐쇄로 의료시설 부족 악순환

일본 의료현장에서 비명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의료 인력·장비 부족이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정 의료시설 내 감염이 증가하면서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22일 코로나19 치료 지정병원에서 근무하는 의료진과의 인터뷰를 실어 현재 일본 의료 시스템 붕괴가 시시각각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 취재에 응한 오사카 종합병원 간호사는 3월 하순부터 갑자기 코로나 확진자를 담당하게 됐다고 밝혔다. 갑자기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각 의료진의 담당 환자가 예고 없이 교체됐다는 것이다.

게다가 코로나19 확진자 치료 지정병원임에도 각종 의료장비가 부족한 것은 물론 원내 감염을 막기 위한 분리 장치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는 증언이 나왔다.

인터뷰에 응한 간호사는 "언제 감염되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의료 물자가 부족해 더러운 마스크와 가운을 쓰는 게 당연한 일이 됐다"고 토로했다.

그는 현재 일본 의료진들은 클리어 파일로 감염을 막기 위한 가리개인 페이스 실드를 직접 만들어 쓰고 있으며, 의료용 고글도 지급되지 않아 본인이 직접 인터넷으로 대용품을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게다가 원래 의료용 가운이나, 장갑 역시 한 환자를 진료할 때마다 교환하는 게 원칙이지만 의료자재가 바닥나 모두 다시 쓰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해당 의료진은 밝혔다.

의료물자와 인력 부족 현상은 일본 내 코로나19 진료병원들에서 공통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효고현 내 코로나19 치료 지정병원에서는 의료진에게 지급되는 마스크는 일주일에 1장에 불과하다는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아사히 신문 인터뷰에 응한 간호사는 "일본은 선진국인데 왜 의료자원이 필요한 곳에 전달되지 못하냐"면서 "천 마스크 분배 정책이 나왔을 때는 동료 의료진들 사이에서도 실망의 목소리가 커졌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부실한 의료시스템이 원내 감염을 증가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최근 코로나19 치료 지정의료기관에서 집단 감염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도야마 시내 병원에서 의료진 등 관계자 총 21명이 확진되기도 했다. 병원 내 밀접접촉자도 200명이나 돼 의료 서비스를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고베 시에서도 입원 환자나 간호사 등 17명의 감염이 확인됐다.

안 그래도 병상과 의료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병원들의 폐쇄가 이어지면서 상황은 더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의료진과 환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이 확인됐던 일본 와카야마현 유아사초(湯淺町) 소재 사이세이카이아리다 병원 정문이 지난 2월 16일 폐쇄되는 모습. [사진=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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