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NA] 말레이시아 車업계, 조업재개에 주저... 직원 감염시 의료비 전액 회사부담

[사진=토요타 말레이시아 홈페이지]


말레이시아 정부는 이달 28일까지 실시하고 있는 활동제한령 3단계 기간중에서도 자동차 산업의 조업재개를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으나, 재가동을 주저하고 있는 기업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조업허용 요건에 '종업원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경우, 기업이 의료비 전액을 부담해야 한다'고 명기되어 있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활동제한령 3단계 기간(이달 15~29일) 중 조업을 허용하는 특정업종에 자동차 산업을 추가했으며, '수출용 완성차·부품 제조와 수리, AS서비스'에 한해 조업을 허가하고 있다. 또한 활동제한령 발령 초기부터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통해, 일상생활에 필요한 '필수 서비스' 이외의 중요 서비스로 '차량수리, 차량견인'을 조건부로 허용했다.

말레이시아 내수용으로 현지에서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한 일본계 자동차 제조사는 '수출'이 아닌 'AS'분야로 통상산업부(MITI)에 조업허가를 신청했다.

이 회사 간부는 NNA에 대해, 'AS'분야는 출근할 수 있는 최대 종업원 수가 평소의 50%로 제한되며, 심사에는 5영업일이 소요되기 때문에, "(조업신청이 허용된다해도) 활동제한령 3단계 기간중에 조업할 수 있는 날은 매우 제한적"이라며, 신청에 드는 수고에 비해 효과는 매우 작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ITI에 신청을 한 이유는, 활동제한령 해제 후 본격적인 사업 재개를 대비한 분위기 조성 차원이라고 한다.

아울러 동 간부는 '수출'분야에 대해서도 "수출상대국이 말레이시아와 마찬가지로 신종 코로나로 조업이 중단 또는 축소된 나라가 많기 때문에 수출수요가 얼마나 될지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딜러측은 "절반 가까이가 사업재개 신청을 주저하고 있다"(동 간부)고 밝혔다. MITI가 조업을 허용한 기업에 대해, '(조업 재개 후) 종업원이 감염되었을 경우, 의료비 전액 부담'을 요청하고 있는 것이 배경에 있다고 한다. "종업원 뿐만 아니라 그 가족까지 감염되면, 딜러가 감당할 수 있는 차원의 의료비 규모가 아니다"(동 간부)라고 말했다.

또한 영업시간 및 조업 여부는 주정부의 판단에 달린 것이기 때문에, 사업재개를 희망하는 딜러가 모두 신청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 주문 취소가 급선무
다른 일본계 자동차 제조사 간부도, "딜러를 통한 AS수요가 있기 때문에, 활동제한령 3단계에 MITI에 조업재개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개별적으로 조업재개를 신청한 딜러에 대해, "제조사로서 서프라이체인을 안정화시킬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동 간부는 자동차업계가 감염 확산 상황을 고려해가며, 일제히 가동을 재개하는게 이상적이라는 시각이다. 개문발차식으로 조업을 재개하다 직장에 감염자가 발생할 경우, "기업 이미지를 크게 훼손할 우려가 있다"(동 간부)는 이유다.

자동차업계는 생산되기 2~3개월 전에 차량을 발주하고, 일본 및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등지로부터 부품을 출하, 현지에서 조립을 거쳐 판매한다. 그렇기 때문에, 활동제한령 기간 중(3월 18일~4월 28일)에 판매 예정인 차량의 발주는 완료된 상태이며, "적어도 4월분 조업의 취소가 급선무다"(동 간부)라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뿐만 아니라 각국 판매거점으로부터 제조처에 주문취소가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며, 회사 전체적으로 연내에는 발주, 생산의 조정에 들어가야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 부품업계, 신속한 대출 심사 요청
한편,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은행 대출승인 프로세스가 지연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18일자 뉴 스트레이츠 타임즈에 의하면, 말레이시아 국민차 제조사 프로톤의 하청기업들로 구성된 프로톤 벤더즈협회(PVA)의 완 모하메드 회장은 정부가 자동차 산업의 조업재개를 일부 허용한 것에 대해 환영의 뜻을 표명하는 한편, 경기부양책에 포함된 중소기업 지원책에 대해서는 "대출승인 프로세스가 너무 늦다"고 비판했다.

동 회장은 대출심사를 기다리는 동안 부품 제조사의 자금이 고갈돼 도산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하며, 결과적으로 "서프라이체인의 붕괴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동 회장에 의하면 말레이시아의 자동차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4.5~5%를 차지하며, 고용인원은 직간접적으로 75만명에 이른다. 자금난에 시달리는 기업에 경기부양책 지원이 확실하게 도달할 수 있도록 정부에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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