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학력평가 '사실상 취소'… 학생·학부모 "등급컷 안 나오면 무의미"(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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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현 기자
입력 2020-04-20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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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험지 직접 받거나 프린트해서 집에서 시험…정답은 오후 6시 공개

  • 등교 개학 가능 여부 가늠자… 정부 "가장 보수적 기준으로 판단"

3월에 실시할 예정이었던 서울시교육청 주관 전국연합학력평가가 4차례 연기된 끝에 원격으로 치러진다. 전국 단위의 성적 처리를 하지 않아 '사실상 취소'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고3 수험생과 학부모의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오는 24일 실시하는 올해 첫 학력평가를 원격수업 프로그램으로 대체한다고 20일 밝혔다.

학력평가를 실시하는 학교는 시험 당일 오전 문제지를 배부한다. 시험지를 받기 위해 학교에 가야 하는 만큼 학교 방문 시간 분산, 발열 체크, 드라이브 스루나 워킹 스루 등의 방법으로 대면을 최소화하도록 했다. 시험지를 받아온 학생은 시간표에 따라 문제를 풀게 된다.

교시별 문제지는 해당 교시 시작 시간에 맞춰 해당 시·도교육청 홈페이지와 EBSi에 탑재하고 정답 및 해설은 당일 오후 6시 이후 공개한다. 집에서 문제를 푸는 만큼 직접 출력해 문제를 풀 수도 있지만, A3 크기의 학력평가 시험지를 원하는 학생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

고등학교 3학년은 2021학년도 수능 체제에 맞춰 국어와 영어는 공통 유형으로, 수학은 가·나형 중 선택할 수 있다. 한국사는 필수 응시하도록 출제했다. 고등학교 2학년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을 반영해 국어, 수학, 영어를 공통 유형으로 한다.

24일 학력평가는 출결과 수업시수로 인정할 수 있다. 미참여 학교와 학생은 별도의 원격수업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4월 24일 전국연합학력평가 시험시간표 변경(전국 통일). [서울시교육청 제공]

3월 학력평가는 학생들이 자신의 실력이 전국에서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가늠하는 척도로 활용된다. 하지만 이번 원격 시험은 전국 단위의 채점과 성적 처리는 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이번 학력평가로는 자신의 성적을 다른 학생과 비교할 수 없어 수능 모의평가로서의 의미는 잃게 됐다.

학력평가를 주관하는 서울시교육청은 최대한 등교 시험을 추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교육부 지침상 등교가 불가능해지면서 24일은 등교 시험이 곤란해졌다. 각 시·도 교육청과 협의한 결과, 일정을 추가로 연기하면 학사일정에도 부담이 생겨 예정된 날짜에 실시하되 원격으로 시행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학력평가는 학생, 교사, 학부모에게 수능 준비에 대한 방향을 설정하고 진학을 위한 자기주도학습 역량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교육청의 기대와 달리 수험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선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상황은 이해하지만, 수험생활에 막대한 지장을 받는다는 점에서 우려를 나타냈다. 고3 수험생을 뒀다는 학부모는 "주변에 반수, 재수생 엄마들이 하늘이 주신 기회라고 하는 말을 들었다"며 "5월에 개학하더라도 3개월 만에 수시 원서를 써야 하는데, 공부할 시간도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채점도 하지 않는 시험을 굳이 학교까지 가서 받아와야 하는가에 대해 불만을 나오고 있다. 인천지역에 거주하는 한 학부모는 "전국 단위 채점은 없더라도 지역이나 학교별로는 채점해 분석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수험생 커뮤니티에서는 "등급 컷 안 나오면 무의미", "집에서 모의고사를 푼다는 게 말이 되나", "어차피 모의평가 풀 땐 시간 재면서 하니까 이번에도 연습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 "시험장 분위기를 경험하는 것도 중요한데 집에서 풀면 도움이 안 될 것 같다" 등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이번 학력평가는 등교 개학을 할 가늠자로 주목받았다. 시험이 원격으로 진행돼 사실상 취소되면서 등교 개학 시점 또한 기약할 수 없다는 반응이 많아지고 있다.

정부는 등교 개학을 가장 보수적인 기준으로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해서 밝히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등교는 전반적인 상황을 보며 순차적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김성근 교육부 학교정책실장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연장된 상태라 등교수업과 원격수업 병행 가능성을 신중하게 타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서울여자고등학교 학생들이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전 마지막 모의고사인 '전국연합학력평가'를 치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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