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사라지는 영화관 은막… LG전자도 극장용 디지털 스크린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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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무 기자
입력 2020-04-14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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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 LED 시네마' 상표 출원하고 사업 준비

  • 기존 상영 방식 대비 밝기와 선명도 월등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사진=연합뉴스]

전자업계가 영화관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삼성전자에 이어 LG전자도 극장용 디지털 스크린 사업에 진출한다. 영사기가 필요 없는 발광다이오드(LED) 사이니지를 앞세워 은막을 대체하겠다는 계획이다. 정체기에 진입한 TV·디스플레이 업계가 B2B 영역에서 돌파구를 마련하는 셈이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달 31일 'LG LED 시네마' 상표를 출원하고 관련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LG전자는 해당 상표가 적용될 지정상품으로 LED 디스플레이 장치, 극장용 LED 사이니지 등을 등록했다.

LG LED 시네마는 LED 디스플레이 기반의 극장용 스크린이다. 기존 영화관의 상영 방식은 프로젝터나 영사기를 이용해 강한 빛을 은막에 투영하는 형태다. 반면 LED 시네마는 스크린 자체가 발광해 영상을 구현한다. 일종의 초대형 TV를 극장 벽에 거는 셈이다.

기존 방식과 비교할 때 밝기와 선명도가 10배에 달해 관객의 몰입감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환한 상태에서도 영화 관람이 가능해 극장 문화 또한 혁신적으로 바꿀 것으로 기대된다. 영화관 입장에서도 램프 교체 등 유지보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당초 LG전자는 올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영화산업 박람회 '시네마콘'을 통해 LED 시네마를 최초로 공개할 것으로 예상됐다. 해당 상표를 시네마콘의 개막일(지난달 30일)에 맞춰 출원한 것 또한 이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시네마콘이 올해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취소되면서 LG전자의 쇼케이스 역시 불가피하게 지연됐다. 영화업계가 전반적인 불황을 겪는 가운데 LG전자도 극장용 LED 사업의 속도를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사업 진출을 공식화하는 것은 시간 문제다. LG전자가 이미 다양한 형태의 상업용 디스플레이를 선보인 적이 있는 만큼 기술적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국내에서도 LG전자는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경기 하남 스타필드 등에 초대형 LED 사이니지 설치를 마친 바 있다.

경쟁업체인 삼성전자는 이미 극장용 디지털 스크린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2017년 세계 최초 극장용 LED 스크린 상용화에 이어 2018년에는 독자 브랜드 '오닉스'를 출범했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 영화 스크린의 10%를 오닉스로 대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오닉스 전용 상영관 60곳에 66개 스크린을 공급한 상황이다. 서울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과 건대입구관, CGV왕십리 등 국내 대형 영화관 프랜차이즈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연간 20여개씩 빠른 속도로 채택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극장용 LED 스크린은 TV 제조사들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TV 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신사업의 개척이 절실한 상황이다.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주목받았던 8K TV의 보급도 예상에 못 미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8K TV 판매량은 12만7200만대로, 전체 TV 시장의 0.06%에 불과했다.

B2B 시장의 특성상 다수의 제품을 한꺼번에 판매할 수 있는 데다 한 번 확보한 고객사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도 제조사로서는 매력적인 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극장용 LED 스크린의 경우 아직 전체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지만, 1대만 팔아도 기존 디지털 사이니지 500대를 판매하는 것과 비슷한 수준의 고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다"며 "기존 상영관들의 장비 교체 시기가 다가오면 더욱 빠른 속도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극장용 발광다이오드(LED) 스크린 '오닉스'로 영화를 상영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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