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먹거리 공급망 파고든 코로나19...식량대란으로 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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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20-04-13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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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육류 공장 셧다운 잇따라...육류대란 우려 고조

  • 식량 생산·물류망 직격탄...각국 식량 확보 전쟁

코로나19가 전 세계 먹거리 공급망을 파고들었다. 미국 주요 육류 공장에선 직원들의 코로나19 집단 감염으로 조업 중단이 잇따르면서 육류 대란 우려가 고개를 들었다. 세계 각지에서는 식량 안보를 명분으로 식량 수출에 제동을 걸고 나서 식량 확보 전쟁마저 발발할 조짐이다. 

코로나19가 농장 일손 부족, 식품 공장 셧다운, 물류 병목 현상, 식량 보호주의 등을 촉발하면서 식량 공급사슬을 무너뜨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육류 공장 셧다운 잇따라...육류 대란 번지나

미국에서는 굴지의 육류 공급업체들의 공장 조업 중단이 이어지면서 육류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심화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계 최대 돼지고기 생산업체 스미스필드푸드는 12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직원들의 집단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해 사우스다코타주 소재 수폴스 공장을 잠정 폐쇄한다고 밝혔다. 이곳은 미국 돼지고기 공급량의 4~5%를 책임지는 미국 최대 돈육 공장 중 하나다.

지난주만 해도 스미스필드는 사흘만 공장 문을 닫고 소독과 방역을 시행할 예정이었으나, 전체 3700명 직원 가운데 확진자가 250명에 육박하자 결국 잠정 폐쇄에 이르게 됐다.

앞서 미국 타이슨푸드, JBS USA 법인, 카길, 샌더스팜스 등 여타 육류 공급업체들 역시 직원 감염을 이유로 공장 조업 중단이나 생산량 감축에 나선 바 있다.

잇따른 공장 폐쇄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식료품 사재기 속에 수요가 높아진 상황과 맞물리는 것이라 육류 대란 우려로 번질 조짐이다. 
 
스미스필드는 "여타 육류 공장들의 조업 중단에 연이은 이 시설의 폐쇄는 미국의 육류 공급 시스템을 코너로 몰고 가고 있다"면서 "공장 폐쇄가 이어지면 식료품점 진열장을 채울 수가 없으며, 축산농가에 심각한 충격파를 던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식량 생산·물류망 직격탄...식량 확보 전쟁 전운 

코로나19는 이미 전 세계 식량 공급망 곳곳에 충격을 던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각국이 인적·물적 이동을 제한하면서 식량 생산과 이동이 큰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식량 대란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유럽 주요국과 북미에선 농장 일손을 책임지는 해외 노동자들의 유입이 차단되면서 농장이 멈춰설 지경에 이르렀다. 인도는 전국적인 이동제한으로 식량 생산에서 배송, 판매까지 전체 공급망이 직격탄을 맞았다. 

전 세계 항만 운영 시간이 단축되면서 국경 간 식량 운송도 원활히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전 세계 항구마다 물량을 적재한 컨테이너들이 쌓여있어 식량을 담을 컨테이너를 확보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사정이 이렇자 식량 수출국들은 식량 안보를 명분으로 내세우면서 곳간을 걸어 잠그고 나섰다. 베트남과 캄보디아는 쌀을, 카자흐스탄은 밀을, 캄보디아는 수산물 수출을 금지했다. 세계 최대 밀 수출국인 러시아는 곡물 수출량을 6월까지 제한하기로 했다.

비상이 걸린 건 식량을 자급하지 못하는 나라들이다. 밀값 폭등으로 2010년 정권 교체를 겪었던 이집트는 전략 식량 비축을 확대하기로 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7월까지 곡물 비축량을 2배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우크라이나 키예프 소재 농업 컨설팅업체인 우크래그로컨설트의 세르게이 페오필로프 이사는 블룸버그에 "식량 보호주의라는 새로운 유행을 보고 있다"며 "코로나19발 식량난에 대한 심각한 불안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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