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 위기 버틸 실탄없다···작년, 현금보유 10조원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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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입력 2020-04-09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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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계기업 2년간 2배 급증

  • '악성 재고'도 사상 최대

  • 코로나19 엎친데 덮친격

인천국제공항에 대한항공 항공기가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기업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면서 현금성자산이 감소하고 차입금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작년 상장사 5곳 중 1곳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내지 못했으며, 이러한 상황이 3년 연속 지속된 한계기업은 2년 사이 2배 늘었다.

◆상장사 현금 10조3000억 줄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2015∼2019년 매출액 데이터가 모두 있는 상장기업 685곳의 개별·별도 재무제표 분석을 통해, 업황 부진으로 인한 기업들의 재무건전성 악화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상장기업 685개사의 현금성자산(현금·예금 및 만기도래 단기금융상품 등)은 2018년 142조원에서 지난해 131조7000억원으로 10조3000억원(△7.3%) 감소했다. 절반 이상 기업들(51.8%, 355개사)의 현금성자산이 줄면서 전체 상장기업 현금성자산은 2년 연속 줄었고, 2018년(△3.2%) 대비 감소폭도 커졌다. 기업의 자산대비 현금 보유 비중인 현금자산비율도 2016년 9.3%에서 지난해 7.6%로 3년 연속 감소했다. 

한경연은 "상장기업 현금성자산의 감소는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급감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기업들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작년 102조6000억원으로 2018년 137조7000억원에 대비해 25.5% 감소했으며, 최근 5개년도 중 가장 적은 금액이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줄어든 313개 기업 중 적자를 기록한 기업은 133개로 전체 상장사의 19.4%를 차지했다.

기업들이 부족한 현금흐름으로 인해 투자금을 외부조달에 의존하면서 갚아야 할 순차입금은 증가했다. 총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제외한 순차입금은 171조2000억원에서 236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8.4% 증가했다. 한경연은 "차입금은 증가하는데 반해 현금유입은 줄어들어 기업들의 재무부담이 가중되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래프=한경연 제공]

◆기업 5개중 1개는 이익으로 이자도 못내

또 지난해 20.9%(143곳)가 이자보상배율이 1보다 작은 '한계기업'으로 조사됐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 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1보다 작으면 영업이익이 이자 비용보다 작다는 의미다.

한경연은 한계기업 수가 2016년 94개에서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최다를 기록했으며, 3년 연속으로 한계기업인 곳은 2017년 28개에서 작년 57개로 2배 늘어났다고 했다. 

한계기업 증가는 매출은 정체 상태인데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해 기업들의 수익성이 줄어든 탓으로 분석됐다. 한경연에 따르면 작년 상장기업 매출은 1152조8000억원으로 전년(1190조3000억원)보다 3.2%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55조5000억원으로 전년(111조3000억원)보다 50.1% 감소했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2018년 9.4%에서 지난해 4.8%로 절반가량 줄었다.
 

[그래프=한경연 제공]

또 지난해 상장기업이 보유한 평균 재고자산은 99조9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로 집계됐다. 한경연은 "작년 재고자산 증가는 팔리지 않아 쌓인 '악성 재고'이며, 영업부진과 함께 기업 현금보유를 감소시키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재고가 매출로 반영되는 속도인 재고자산회전율은 11.5회로 2017년 14.3회 이후 2년 연속 감소해 기업들의 재고부담이 커졌다. 재고자산이 매출로 이어지는 평균일수는 2017년 25.5일에서 지난해 31.7일로 2년만에 일주일가량 늘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만성적 한계기업이 증가한 상황에서 코로나19 경제 위기로 인해 한계상황까지 내몰리는 기업은 더 늘어날 전망"이라면서 "존립의 기로에 선 기업이 위기를 버텨낼 수 있도록 자금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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