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언택트 시대, 전국 100여명 안과 전문의가 온라인에 모이는 연구 환경 구축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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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입력 2020-04-07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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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상준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 인터뷰

  • 클라우드 활용한 비대면 연구 시스템 구축... 전국 100여명 안과 전문의가 환자 데이터 검토 위해 서울에 모이는 불편함 해소

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비대면)'가 일상화됐다는 세간의 인식과 달리 업계에선 클라우드를 활용한 비대면 업무가 2~3년 전부터 조용히 확산되고 있었다. 의학계도 예외는 아니다. 대한안과학회는 클라우드를 활용해 질병관리본부가 진행하는 국가사업 '국민건강영향조사'를 비대면으로 효율적으로 처리했다.

7일 아마존웹서비스(AWS)에 따르면, 박상준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안과 조교수)는 AWS 클라우드를 활용해 전국에 흩어져 있는 100여명의 안과 전문의들이 온라인에 모여 비식별화된 환자들의 의료 정보를 검토하고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는 앱을 개발했다.

구체적으로 박 교수는 'AWS 앱스트림'을 활용해 고성능 서버에서 앱을 실행하고, 안과 전문의가 PC를 포함한 다양한 기기에서 앱에 접근해 진단을 내릴 수 있도록 했다. AWS 앱스트림은 동영상 대신 앱을 서버에서 실행하고 이 화면을 멀리 떨어져 있는 기기로 송출해주는 클라우드 스트리밍 서비스(SaaS)다.

 

박상준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사진=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제공]

박 교수는 이러한 비대면 연구 시스템을 통해 20~30명의 전국 안과 교수와 전문의가 주말마다 한자리에 모여 환자의 상태를 보고 진단을 내리는 불편함이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대한안과협회는 매년 전국 4000~60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자세한 안과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시력, 안압, 빛간섭단층촬영 등 6~7가지 자세한 검사를 시행하는데, 환자 1명당 수백MB의 의료 데이터가 생성된다. 이를 판독하기 위해 의료 전용 뷰어 프로그램이 필요한 데다가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막기 위해 과거에는 전국의 안과 전문의가 서울에 있는 대한안과학회사무실에 모여 진단을 내렸다. 20~30명의 전문의가 5~6대의 PC를 활용해 진단을 내리다 보니 불편함이 매우 컸다"고 비대면 연구 시스템을 도입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박 교수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냈다. 처음에는 서울역에 있는 PC방을 통째로 빌려 30~40명의 전문의가 동시에 판독을 해보려고도 했다. 서울에 모여야 한다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고, 개인정보 유출의 우려도 있어 폐기됐다.

다음으로 자체 서버를 구축하고 여기에 전문의가 접근할 수 있도록 해봤지만, 영상 하나를 보는 데 한 시간이 걸리는 등 데이터 전송 속도가 느리고 개별 아이디(VPN) 관리에 따른 보안 문제가 있어 중단했다. 결국 호스팅 서버를 빌려 비대면 연구 시스템을 구축했지만, 별도의 CDN(콘텐츠 서버)이 있는 게 아니어서 여러 명이 몰리면 데이터를 내려받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이에 박 교수는 이용자들이 동영상을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감상하는 것처럼 클라우드에서 앱을 실행하고 화면만 전문의들에게 전달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AWS와 매니지드 사업자인 메가존 클라우드의 도움으로 빠르게 비대면 연구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었다.

비대면 연구 시스템은 복잡한 프로그램 설치 없이 웹 브라우저만 실행하고 보안 인증만 거치면 접속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전국의 전문의가 서울에서 합숙할 필요 없이 본인 연구실에서 외래환자를 보다가 틈틈이 진단을 내릴 수 있게 됐다. 2022년 관련 사업이 종료되면 쓸모가 없어진 비대면 연구 시스템은 폐기되지만, 박 교수는 신규 연구 프로젝트에도 AWS 앱스트림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비대면 업무 환경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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