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오픈 75년 만에 취소…마스터스 86년 만에 일정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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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입력 2020-04-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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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대전급 위기 맞은 골프대회

굳게 문이 잠긴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AP=연합뉴스]


디오픈 챔피언십이 75년 만에 취소됐다. 4월의 메이저 마스터스 토너먼트는 11월로 개최 일정을 옮겼다. 이는 86년 만의 일정 변경이다. 골프대회는 세계대전 이후 가장 크게 흔들리고 있다.

위기의 시작은 지난달 12일. 당시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의 팬데믹(범유행)을 선언했다. 동시간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제5의 메이저라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1라운드가 열렸다. 수많은 갤러리가 대회장인 TPC소그래스를 방문했다.

비난이 쏟아졌다. 결국 제이 모나한 PGA투어 커미셔너는 경기 중단을 선언했다. 이때부터 모든 골프대회가 도미노처럼 쓰러졌다. 그나마 4대 메이저 대회(마스터스 토너먼트·US오픈·PGA챔피언십·디오픈 챔피언십)는 ‘역사를 이어야 한다’는 명분으로 잘 버티고 있었다.

그러던 지난달 24일 불길한 징조가 시작됐다. 골프의 고향이자 성지로 불리는 세인트앤드루스 링크스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영국 정부의 조치와 의학적인 조언에 따라 세인트앤드루스 링크스와 관련된 모든 시설의 문을 닫는다”고 밝혔다.

세인트앤드루스 링크스 부지 안에는 1552년 개장한 올드코스를 포함한 7개 코스와 명소인 스윌켄 브리지, 권위를 자랑하는 영국왕립골프협회(R&A)의 본부가 자리하고 있다. 

7일 영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3802명 늘어난 5만1608명, 사망자 수는 439명 늘어난 5373명으로 집계됐다. 전 세계 8위 코로나19 확진 국가로 유럽 내에서는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다.

이에 R&A는 결단을 내렸다. 디오픈 챔피언십 개최를 취소했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영향으로 열리지 않은 1945년 이후 75년 만이다.

이 영향으로 개최지가 1년씩 밀렸다. 이번 시즌 열리기로 했던 제149회 디오픈 챔피언십은 2021년 같은 장소(로열 세이트조지스)에서 열기로 했다. 내년으로 계획된 제150회 디오픈 챔피언십은 2022년으로 옮겨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 개최된다.
 

클라레 저그를 들고 있는 디오픈 챔피언십 우승자 셰인 라우리[EPA=연합뉴스]


디오픈 챔피언십은 취소됐지만, 명인 열전이라 불리는 마스터스 토너먼트는 11월 개최를 선언했다. 역사상 처음 있는 진귀한 장면이다. 봄이 아닌 겨울이니 말이다.

마스터스 토너먼트는 대회 전 이벤트를 개최한다. 아이들을 위한 드라이브 칩 앤 퍼트, 오거스타 내셔널 여자 아마추어 골프 대회, 파3 콘테스트 등 매년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위기의 시작은 드라이브 칩 앤 퍼트의 취소였다. 지난달 27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은 공식 채널을 통해 “코로나19 확산으로 드라이브 칩 앤 퍼트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7일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2만5866명 늘어난 36만3791명이고, 사망자 수는 1118명 늘어난 1만782명이다. 전 세계 1위 수치로 2위인 스페인에 비해 약 22만명 많은 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은 결단을 내렸다. 아마추어 대회를 취소하고 마스터스 토너먼트 일정을 9일부터 12일까지에서 11월 12일부터 15일까지로 미뤘다. ‘지금 당장은 대회를 개최할 수 없다’는 판단과 '가장 큰 수익 구조를 포기할 수 없다'는 의지가 섞였다.

마스터스 토너먼트가 4월에 열리지 않은 것은 86년 만이다. 그것도 1회 대회(1934년) 당시 3월 개최라 11월 개최는 전대미문의 사건이 됐다.

골퍼들의 또 다른 관심사인 미국과 유럽의 골프 대항전인 라이더컵은 예정대로 9월 25일부터 27일까지 사흘간 열린다.

PGA투어는 5월 21일 개막하는 찰스 슈와브 챌린지, 유러피언투어는 6월 25일 BMW 인비테이셔널 오픈,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는 6월 19일로 예정된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을 개막 마지노선으로 뒀다.

그러나 이마저도 밀물처럼 밀려오는 코로나19로 무너질 위기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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