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폭락에도 휘발유값 안내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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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입력 2020-04-0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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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유업계 "세금 60%, 가격에 관여하기 어렵다"

산유국들의 증산 경쟁으로 유가가 역사적 저점을 기록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주유소의 휘발유가 생각만큼 저렴하지 않다고 느끼고 있다. 

2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통화한 사실을 밝히고, 사우디와 러시아가 1000~1500만 배럴을 감산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하자 유가가 다시 반등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25.32달러로 마감했다. 전날 20.31달러보다 약 5달러 정도 오른 가격이다. 북해산브렌트유(Brent)와 중동 두바이유(Dubai) 역시 전날보다 모두 상승했지만 20달러의 벽을 넘어서진 못했다. 올초 60달러를 넘어섰던 국제유가가 3개월 만에 3분의 1토막이 나고 이제 겨우 조금 올라서고 있는 것.

반면 같은 기간 국내에서 유통되는 휘발유 가격은 올초 리터당 1550원대에서 현재 1350원으로 200원 떨어지는 데 그쳤다. 비율로 따져보면 10% 남짓이다.

이 같은 지적에 정유업계는 예전부터 세금 이야기를 꾸준히 했다. 국내 기름값의 약 60%가 세금으로 구성돼 있어 자신들이 가격 조정을 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정유업계로 비난의 화살이 몰리자 과거에는 일부 주유소에서 플랜카드를 걸고 유류세 알리기 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국제유가의 반영이 국내에 느린 또 다른 한가지 이유는 시차 때문이다. 해외에서 원유를 들여오고 유통하는 데 몇 주의 시차가 걸리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다. 일부 주유소에서는 과거 구매한 재고판매의 이유로 가격의 반영을 느리게 하는 경우도 있다.

한편 국내 유가의 투명성과 건전성은 과거보다 높아졌다는 평가다. 한국석유공사는 전국 각지의 유가를 실시간으로 살펴볼 수 있는 오피넷 사이트를 운영 중이다. 또한 알뜰주유소 등을 통해서 유가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는 시도도 병행되고 있다.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ℓ당 1,300원대로 하락한 31일 서울 서대문구 한 주유소에서 고객들이 휘발유를 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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