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15주년 GS, 허태수號 공식화...‘선택과 집중’ 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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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20-03-31 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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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트업 투자로 신성장동력 모색...계열사 실적 위기, 풀어야할 숙제

창립 15주년을 맞은 GS그룹이 선택과 집중의 기로에 섰다. 계열사 가운데 실적 위기인 사업은 재편하는 동시에 신성장 동력에 대한 집중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31일 창립기념일을 맞은 GS그룹은 ‘허태수 체제’를 공식화했다. GS그룹의 지주사 ㈜GS는 지난 27일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지난해 말 취임한 허태수 회장의 사내이사 및 대표이사 선임을 의결했다.

앞서 허창수 명예회장은 대표이사 임기 2년을 남기고, 지난해 12월 3일 동생 허태수 회장에게 바통을 넘겼다.
 

[허태수 ㈜GS 대표이사 회장 사진=GS 제공]


허태수 회장의 대표이사 취임은 그 자체로 ‘뉴(New) GS’ 시대가 열렸음을 상징한다. 2004년 LG그룹에서 계열분리한 GS그룹의 대표이사가 바뀐 것은 지주사 설립 15년 만에 처음이다.

특히 오너가 3세 중 막내인 허 회장의 취임은 GS그룹이 한층 젊은 조직으로 거듭날 것이란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GS칼텍스·GS건설 등 주요 계열사 사장단이 오너가 4세로 채워진 것도 세대교체를 반증한다.

허 회장의 뉴 GS는 ‘디지털 혁신’에 최우선 방점이 찍혀 있다. 앞서 GS홈쇼핑에서 다수의 스타트업에 투자한 경험을 살려 ‘혁신 DNA’를 그룹 구성원들에게 심고 이를 통해 신사업을 찾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허 회장은 취임 직후인 지난 1월 처음 참석한 공식행사인 ‘스탠포드 디자인 싱킹 심포지엄 2020’에서 계열사 CEO 등 100여명 임직원들에게 혁신 마인드를 강조했다.

당시 그는 “외부와 협업하는 오픈이노베이션과 실리콘밸리에 있는 선진 기업들이 도입해 검증받은 혁신 방법론을 각 계열사에 적극 전파해 혁신의 원동력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혁신의 자신감은 그의 실제적인 투자 경험에서 비롯된다. 2007년부터 몸담았던 GS홈쇼핑에서 허 회장은 2011년부터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글로벌 스타트업 약 500곳에 직간접적으로 총 3000억원을 투자했다. 스타트업과의 상호협력으로 미래 성장동력을 찾는 GWG(Grow with GS) 행사도 2015년부터 3개월에 한 번씩 열어 현재까지 23회에 이른다.

허 회장은 “스타트업을 포함한 다양한 비즈니스 파트너와의 협력관계를 구축해 건강한 영향력을 주고받는 것이 기업과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디지털 혁신을 향한 투자를 받쳐줄 실적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GS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06% 감소한 2조316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무려 35.2% 감소한 6674억원에 그쳤다.

이는 그룹 핵심 계열사인 정유(GS칼텍스)와 에너지(GS에너지) 등의 지난해 실적이 신통치 않은 탓이 크다. 지난해 4분기 에너지 부문이 그룹 전체에 차지하는 영업이익은 75%에 이른다.

하지만 GS에너지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조3389억원으로 전년 대비 11% 감소했다. 순이익은 무려 52.1% 감소해 2908억원에 그쳤다.

GS에너지의 부진한 실적은 핵심 자회사인 GS칼텍스의 역성장에서 비롯된다. GS칼텍스는 지난해 정제마진 악화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8.7% 줄었고 순이익도 35.6% 급감했다. GS건설도 지난해 분양 실적 부진으로 영업이익이 7660억원에 그쳤다. 전년 대비 28.1% 줄어든 규모다.

허 회장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하려면 대내외 변수가 큰 정유 및 에너지 부문 비중을 줄이고 지주사 중심의 신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주문이 나오는 이유다.

재계 관계자는 “허태수 회장이 디지털 혁신에 대한 의지가 큰 만큼 관련 스타트업 투자와 협력으로 그룹의 신성장동력을 찾는 데 속도를 낼 것”이라면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까지 주요 계열사의 실적 회복 과제가 사장단에 오른 GS오너가 4세들의 당면 과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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