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강남구 “미국 유학생 모녀, 선의의 피해자” 두둔에 되레 비난 커져

송종호 기자입력 : 2020-03-28 09:39
제주도 "여행 강행은 미필적 고의"에 강남구청장 이례적 기자회견 열고 해명나서 전 국민 '사회적 거리두기'로 불편 감수하는데 구청장이 직접 해명은 부적절 비판

지난 24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 전광판에 여객기 운항 정보가 표시돼 있다. 인천국제공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2001년 개항 이후 처음으로 이달 들어 제주국제공항보다 여객편 수가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제주도가 제주 여행 후 확진판정을 받은 미국 유학생 모녀에게 민형사상 손해배상을 묻기로 하자 강남구청이 이들을 두둔하고 나섰으나 되레 논란만 키운 모양새다.

지난 27일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이들 모녀에 대한 비난이 일고 제주도가 손해배상 소송을 내겠다는 밝히자 기자회견을 자청해 마이크 앞에서 섰다. 특정 감염자를 위해 구청장이 해명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이날 정순균 구청장은 “모녀도 코로나19 발생에 따른 선의의 피해자”라며 “치료에 전념해야 할 모녀가 사실상 정신적 패닉상태에 빠져있다”고 말했다.

또 정순균 구청장은 “미국 보스턴 소재 대학에 진학한 A씨가 강도 높은 수업 스케줄 등 학교생활에 스트레스를 받아왔고. 기분 전환을 위해 어머니와 함께 당초 21일부터 하와이 여행을 계획했다”면서 “하지만 코로나19로 하와이행 항공편이 취소됐다. 모녀는 지난 20일 제주도 여행을 떠났다”고 전했다.

정순균 구청자의 이 같은 상황 설명은 모녀의 안일한 인식을 전하는 자충수가 됐다. 한 시민은 “누가 밖에 나갈 줄 몰라서 외출을 자제하느냐”며 “전 국민이 여행 등 외출을 자제하는 상황에서, 감염자가 급증하는 미국에서 입국해 자가격리 기간 없이 제주도 여행을 가는 것은 고의성이 다분하다”고 목소리릎 높였다.

또 정순균 구청장과 제주도는 모녀의 고의성에 대해서도 평행선을 달렸다.

정순균 구청장은 “여행 출발 당시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지정된 자가격리 대상자도 아니었고, 특별한 증상이 없어 제주도 여행길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어 “출발 당일 저녁에는 아주 미약한 인후통 증상만 나타나 여행활동에 전혀 지장이 없었고, 자신 또한 코로나 감염에 대해서는 크게 우려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들 모녀가 병원 방문을 한 데 대해 “병원에 간 것은 유학생 딸 때문이 아니라, 동행한 어머니가 전날 밤 위경련 증세가 있어 잠을 거의 못 자 이를 치료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유학생 딸은 어머니를 따라가 전날부터 발생한 코막힘 증세를 치료했는데, 딸은 평소 알레르기 비염을 기저질환으로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주도는 A씨가 제주 입도 첫날인 지난 20일 저녁부터 오한과 근육통 및 인후통을 느꼈고, 지난 23일 오전에는 숙소 인근 병원을 방문할 정도로 코로나19 증상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여행을 강행한 것을 근거로 고의가 있었다고 파악하고 있다.

시민들의 정순균 구청장의 이례적인 기자회견을 지적했다. 한 시민은 “전 국민이 사회적 거리두리고 일상의 불편함을 감수하는 상황에서 구청장이 직접 나서 해명까지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그 시간에 강남구 방역에 좀 더 철저히 나서는 것이 낫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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