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금융 시들” 中 코로나19와 전쟁 속 환경정책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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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20-03-27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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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올해 녹색대출 거래 단 한건에 불과

  • 홍콩·대만은 활발... 1~3월 35억5500만 달러 규모 '녹색 대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세계 최강 녹색금융 국가’라는 중국의 명성도 흔들고 있다.

27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녹색대출 거래는 단 한 건 밖에 진행되지 않았다. 이는 지난 2017년 이후 가장 저조한 성적이자 녹색금융 최강국이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는 부진한 성적표다.

녹색대출은 녹색채권과 더불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핵심 환경정책으로 꼽힌다. 투자금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친환경 프로젝트에 사용할 목적으로 대출 거래가 이뤄지거나 채권이 발행되는 것으로, ‘녹색금융’의 일부인 셈이다. 

중국은 지난 2016년부터 적극적으로 녹색금융을 지지해왔다. 특히 시진핑 주석은 최근 몇 년 사이 공식석상에서 수차례 녹색금융을 언급했다. 지난해에도 그는 수 차례 “녹색채권 발행 등 녹색금융의 발전을 장려한다”고 강조했다.

그 결과 녹색금융 시장에서 중국의 눈부신 발전이 거듭됐다. 지난 2016년 세계 최대 녹색채권 발행국 타이틀을 거머쥔 것은 물론, 녹색대출 규모도 매년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 한 해 녹색 대출 규모는 약 18억 달러(약 2조1800억원) 에 달한다. 이는 2017년 3억6000만 달러를 기록한 이후 2년 만에 5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이랬던 중국의 녹색대출 거래가 올 들어 '제로(0)'에 가까운 성적을 보이고 있는 것은 코로나19 여파다. 전염병 타격을 입은 기업들이 경제 상황 복구에 초점을 맞춰 자금을 쏟아붓으면서 녹색대출은 찬밥 신세가 된 것이다.  

크레디 아그리콜 CIB의 도미니크 듀발 은행장은 “코로나19로 일부 기업들은 기업 운영을 위한 고정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대출이 필요해지고, 그렇게 되면 녹색경영을 위한 자본 투자 계획을 미룰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중국의 녹색금융 시장이 일시정지 상태에 놓여있는 동안 전체 중화권의 녹색금융 시장은 활발하게 이뤄졌다. 대만 기업들은 올해 1~3월까지 32억 달러 규모의 녹색 대출계약을 체결했고, 홍콩에서도 3억5500만 달러 규모의 녹색 대출 거래가 이뤄졌다.

홍콩의 녹색 금융시장 움직임은 특히 더 주목된다. 홍콩도 세계 최대 녹색금융 시장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눈여겨볼 만한 기업은 홍콩 부동산 개발업체 스와이어(Swire)그룹이다. 스와이어는 올해 1~2월 기존 대출금 중 20억 달러를 녹색대출로 전환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실제 스와이어는 홍콩의 녹색금융 모범 기업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스와이어그룹이 운영하는 코카콜라 홍콩은 녹색대출을 통해 홍콩에 플라스틱 회수시설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다만 대만과 홍콩이 중국의 녹색금융 시장을 뛰어넘을 가능성은 적다. 크리스토프 크레토 아그리콜 아태지역 고문은 “올해 중국의 녹색대출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중국 당국이 지속가능한 녹색금융을 위해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녹색금융[사진=중국망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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