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금융권 반대표 “찻잔 속 태풍 그쳤다“

한영훈 기자입력 : 2020-03-26 18:11
국민연금이 금융권 주주총회에서 행사한 투표권이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각 지주사 회장 연임 및 사내이사 선임 등을 반대했으나, 결과적으로 대세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했다.

2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이번 주총에서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공식적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하나금융지주의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 역시 반대했다. 앞서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익 침해 이력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소식을 접한 금융권은 즉시 동요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민연금이 각 사별로 소유하고 있는 주식량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민연금은 신한금융 지분 중 9.95%, 하나금융 지분 중 9.89%를 각각 가지고 있다. 단일 기준으로는 최대 주주다. 우리금융 지분 역시 7.89%를 보유하고 있다.

그럼에도 ‘국민연금의 결정이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주를 이뤘다. 국민연금 외에 다수의 우호적인 전략 투자자들이 상존하는 만큼 “판도를 뒤집을 만한 영향력은 없다”는 판단이었다.

예상은 적중했다. 하나금융을 시작으로 우리금융, 신한금융 순으로 잇따라 열린 주총에서 국민연금의 ‘반대 투표 권한’은 아무런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다. 하나금융의 사외이사 선임은 원안대로 통과됐다. 우리금융의 손태승 회장과 신한금융의 조용병 회장 역시 큰 어려움 없이 연임에 성공했다.

이에 국민연금의 투표권이 사실상 ‘백지 표’와 다름없었다는 비난이 나온다. 자신들의 의견을 피력한 것 외에 아무런 실효성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향후에는 투표권 행사에 보다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의 목소리도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 교수는 “국민연금의 재원은 국민인 만큼, 의결권 행사의 초점 자체를 최대한 국민들에게 받았던 연금을 돌려주는 데 맞춰야한다”며 “그외 불필요한 참견은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 말했다. 이어 “‘금산분리’와 같이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권에 제한을 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아주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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