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클라우드 게임은 안 돼" 애플의 갑질에 속타는 이통3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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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입력 2020-03-26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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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플, 클라우드 게임 앱스토어 업로드 금지시켜, 자사 서비스 밀어주기 의혹

  • 5G 킬러콘텐츠 기대한 이통사에겐 '날벼락'... 갑질 해결 쉽지 않을 전망

갑질에 가까운 애플의 정책으로 인해 아이폰에서 국내 이동통신 3사와 마이크로소프트(MS)·엔비디아·구글의 클라우드 게임을 이용할 수 없게 됐다. 약 25%의 국내 시장 점유율을 보유한 업체의 일방적인 횡포를 막기 위한 정부의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

2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MS, KT, LG유플러스-엔비디아 등 이통 3사와 글로벌 IT 업체가 협력해 서비스 중인 클라우드 게임을 아이폰(아이패드 포함)에서 이용할 수 없게 된다. 클라우드 게임을 금지하는 애플 앱스토어의 정책 탓이다. 아이폰은 앱스토어 이외에 다른 경로를 통한 앱 추가가 불가능해서 국내 아이폰 이용자들은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클라우드 게임을 즐길 수 없다.

클라우드 게임이란 원거리의 데이터센터에서 게임을 실행하고 화면만 단말기로 전달함으로써 낮은 사양의 모바일 기기에서도 높은 사양의 PC처럼 고품질 3D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초저지연이 특징인 5G를 활용하면 거리의 제약을 뛰어넘어 실제 PC 앞에서 게임을 즐기는 것과 유사한 경험을 할 수 있다. 그래서 5G 확산을 위한 킬러콘텐츠로 꼽혀왔다.

이에 SK텔레콤과 MS는 '엑스클라우드', KT는 '5G 스트리밍 게임', LG유플러스와 엔비디아는 '지포스 나우'라는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국내에 선보였다. 구글도 '스태디아'라는 독자적인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은 박정호 사장이 26일 주총 자리에서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뜨거운 사업이 게임이다. 엑스클라우드 등 게임과 관련한 초협력도 강력하게 추진 중"이라고 밝히는 등 클라우드 게임에 대한 큰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애플은 △타사(서드파티) 게임을 대신 서비스하는 행위 △하나의 앱 속에 여러 업체의 게임을 넣은 게임 플랫폼 △클라우드 게임 등을 일방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앱 개발사와 이동통신사가 앱스토어에 게임 플랫폼이나 클라우드 게임을 올리면 모두 반려당한다.

반면 애플의 경쟁사인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원스토어는 클라우드 게임을 올리는 데 아무런 제약이 없다.

이러한 애플의 불공정한 정책을 두고 미국 경제지 블룸버그는 25일(현지시간) "애플이 '애플 아케이드'와 같은 자사의 게임 서비스를 보호하기 위해 외부 업체의 유사한 서비스를 금지하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5G가 빠르게 보급됨에 따라 MS, 엔비디아, 구글 등이 제공 중인 클라우드 게임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클라우드 게임은 전 세계 25억대에 달하는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이용할 수 있고, '레드 데드 리뎀션2', '기어스5', '데스티니2' 등 최신 3D 게임을 모바일 기기에서 즐길 수 있게 해준다. 반면 애플 아케이드는 여전히 설치형에 머무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든 클라우드 게임이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 SK텔레콤-MS는 엑스클라우드를 한국에 출시하며 안드로이드뿐만 아니라 iOS와 윈도10에서도 서비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미국 앱스토어에는 클라우드 게임 중 유일하게 아이폰용 엑스클라우드가 올라와 있다. 하지만 안드로이드에선 100개가 넘는 최신 게임을 즐길 수 있지만, 아이폰에선 MS의 게임인 '헤일로' 하나만 테스트용으로 실행할 수 있는 등 제대로 된 서비스라고 보기 어렵다.

애플은 앱스토어뿐만 아니라 자사의 모바일 웹 브라우저인 사파리에서 클라우드 게임에 접속하는 것도 막고 있다. 반면 윈도나 안드로이드 웹 브라우저에선 클라우드 게임에 제한 없이 접근할 수 있다.

정부는 애플의 클라우드 게임 금지 정책에 대해 파악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정부가 애플 앱스토어의 불공정한 정책을 개선하려 해도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국내에만 한정적으로 적용되는 정책이 아닌 데다가, 애플이 정부의 말을 순순히 따를지조차 의문이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도 2011년, 2016년, 2019년 등 세 차례에 걸쳐 애플의 '불공정한 AS 약관'과 '광고비 떠넘기기'로 맞부딪치며 악연을 이어왔다.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현재 애플 기기에서 클라우드 게임을 실행할 수 없는 것은 사실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플과 지속해서 협상 중이다"고 밝혔다.
 
 

클라우드 게임 '엑스클라우드'.[사진=SK텔레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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