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에 처하라!'....조주빈은 들었을까?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혜원 인턴기자
입력 2020-03-25 16:07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25일 오전 8시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박사방’ 조주빈의 맨얼굴이 공개된다는 소리를 듣고 이른 아침 7시께부터 안국역 6번 출구 종로서 앞에는 수십명의 사람들이 몰렸다.

경찰서 정문 앞은 폴리스라인을 설치하려는 경찰과 더 가까이 다가가 취재하려는 기자, 그리고 “조주빈을 엄벌에 처하라!”고 소리치는 시민들로 뒤엉켜 북새통을 이뤘다.

인턴기자가 그 속을 비집고 들어가 봤다.

“이렇게 길을 만드는 것처럼 설치하라고!” 정문 안으로 들어서자 폴리스라인 설치를 제대로 하라는 경찰의 고함이 들려왔다. “카메라 방향 제대로 해놔!” 조주빈의 민낯을 제대로 담아보겠다는 사진기자들의 외침도 뒤섞이며 둘 사이에 약간의 긴장감이 맴돌았다.

주어진 공간에서 최대한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는 취재진끼리의 견제도 만만치 않았는데, 갑자기 사진기자로 보이는 한 남성이 “우리도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합시다”라며 “이 시국에 기자들 이렇게 모여 있는 사진 찍히면 기레기 소리 들어요”라고 소리쳤다.

'아! 사회적 거리두기... 그렇지'
그러자 자진해서 정문 밖으로 이동하는 기자들도 있었다. 아쉬운 마음이 없진 않았지만 인턴기자도 정문 밖으로 나왔다.

조씨가 모습을 드러내길 기다리는 동안 여러 차례 실랑이도 벌어졌다.

시민단체 ‘활빈단’에서 나온 70대 정도로 보이는 노인이 자꾸만 폴리스라인에서 벗어나 경찰과 충돌을 빚기도 했고, 1인 방송 진행자로 보이는 한 남성은 정문 안으로 들어가게 해달라며 경찰과 말싸움을 하기도 했다.

폴리스라인을 벗어난 시민단체 활빈단에서 나온 시위자가 경찰의 경고를 받고 있다. [사진=이혜원 인턴기자]

옥신각신 소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마침내 오전 8시.

“나온다!”

누군가 소리치자 정문 밖에 피켓을 들고 모여 있던 시위대는 “조주빈에 법정 최고형을 선고하라”, “잔인하고 악질적인 조주빈을 엄벌에 처하라”, “모든 관련자 실명 공개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조주빈을 향해 거세게 소리치기 시작했다.

“야 이 X새끼”, “저 X는 다리 하나 없애야 돼” 등 욕설과 비난이 섞인 고함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조주빈이 무어라 말을 하는 것 같았지만 아무 것도 들리지 않았다. 

나중에 전해 듣기로 포토라인 앞에 선 조씨는 “멈출 수 없었던 악마의 삶을 멈춰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엉뚱하게 손석희 JTBC사장과 윤장현 전 광주시장, 김웅 프리랜서 기자를 언급했다고도 한다. 

한 시간 가량의 긴 기다림이 무색하게 조씨는 1~2분도 채 되지 않아 곧바로 흰색 호송 차량에 올라타 종로서를 빠져나갔다.

조씨를 태운 차가 정문을 빠져나갈 때에는 더 큰 고함소리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조주빈은 과연 그 외침을 들었을까?

하지만 차창 넘어 흐릿하게 배어나온 조주빈의 얼굴은 오히려 평온한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이날 조씨는 ‘성 착취물 제작·유포’혐의로 기소됐지만 추가적인 범죄 정황이 계속 나오고 있다. 경찰은 조씨의 혐의를 하나하나 수사해 나갈 방침이다.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나오기 전 종로경찰서 현관 앞 [사진=이혜원 인턴기자]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