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 재개발이 '평당1억'...공공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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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은 기자
입력 2020-03-24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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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시건축혁신안' 시범지구 지정후 과열 양상..."서울시가 보장한 사업지"

[사진= 서울시]

서울시가 지난해 5월 '도시건축혁신안' 시범사업지로 지정한 상계주공5단지, 금호21구역(금호동3가-1), 흑석11구역, 공평15·16지구 등이 투기장으로 전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아직 추진위원회도 세워지지 않은 금호21구역, 흑석11구역 등 재개발사업지에서는 '평당1억'이 우습다는 얘기가 나온다.

서울시는 당초 이들 지역을 도시건축혁신안 시범적용지라 공언하면서, 빠른 인·허가 등으로 전폭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같은 약속이 일대 부동산시장에는 '강한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서울시가 지난해 초 발표한 도시·건축 혁신안은 아파트 정비사업의 기획과 건축 디자인 등 처음부터 끝까지 서울시가 주도한다는 내용을 바탕으로 한다. 천편일률적 아파트 공화국에서 벗어나 새로운 아파트 경관을 창출한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24일 성동구청에 따르면 최근 구청으로 금호21구역에 대한 투기성 문의가 잦아지고 있다. 성동구는 이 같은 기색이 짙어지면 정비계획안 검토가 계속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난색을 표하고 있다.

성동구 관계자는 "아직 정비계획안 통과도 안 된 곳인데 마치 (재개발사업이) 확정인 것처럼 투기바람이 불어서 상당히 곤혹스럽다"며 "이런 분위기가 과도해지면 자칫 구역지정이 안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실제 금호21구역은 현재 '평당1억'을 찍었다는 이야기가 실화로 인식되고 있다. 금호21구역 인근 H공인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말부터 가격이 크게 올랐다. 12·16부동산대책이 무색했다"며 "소형빌라 가격이 평당(지분당) 1억원이다. 10월 말경엔 평당(지분당) 7500만~8000만원 정도였다"고 했다. 또 "평당(지분당) 가격은 2000만원 정도 오른 셈이지만, 빌라 대지지분이 보통 6~7평인 걸 감안하면, 최소 1억2000만원 정도는 가격이 뛴 것"이라고도 했다.

이 관계자는 "조합원수가 많지 않아서 물건이 귀한 편"이라며 "매수자는 많고 매도자는 적은 상황이어서 올해 거래량 자체는 많지 않으나 하나가 거래되면 (그보다) 높게 거래되는 상황이 이어진다"고 말했다.

건축심의 신청단계인 흑석11구역도 시장상황은 비슷하다.

흑석11구역 인근 H공인 관계자는 "대지지분 10.32평짜리가 10억6000만원에 나와 있는데, 일대에선 그나마 가장 진입이 쉬운 매물이다. 이정도 지분이면 무리없이 30평대 진입이 가능해보인다"며 "예상 감정평가액이 4억~5억원 정도여서 웃돈이 6억원가량 붙은 셈"이라고 했다. 이어 "지난해 중반 정도 때 대지 10평이 6억5000만~7억원대에 거래됐는데 지금은 시세가 지분당 1억원"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가 말하는 '급격히 뛴 시점'은 일대가 서울시 도시건축혁신안 시범사업지로 지정된 때다.

그는 "흑석11구역은 진행단계는 초기지만 사업진행속도, 일처리가 빠른 편"이라며 "서울시 도시건축혁신안 시범사업지 지정도 그 이유 중 하나다. 서울시가 지정해놓고 사업진행을 안 시켜준다는 것도 어폐가 있지 않으냐"고 되물었다.

재건축사업 지역도 시세가 크게 올라 추가 매수 진입이 어려운 지경이라는 전언이다.

상계5단지 인근 M공인 관계자는 "가격이 너무 많이 올라서 거래가 잘 안 된다"며 "약 3년 전부터 쭉 오르다가 지난해 봄 3억4000만~3억5000만원까지 떨어졌다. 지금은 5억5000만원까지도 거래가 된다. 11평 단일평형"이라며 "가격이 비싸서 계약은 잘 안 되지만 매수관심은 꾸준하다. 물건은 많지 않다"고 했다.

아파트 실거래가 정보 제공 애플리케이션 '호갱노노'에 따르면 상계5단지는 지난해 5월 31일 3층짜리가 3억7000만원에 팔렸다. 해당 아파트의 마지막 거래는 지난달 27일로, 이때 같은 평형 3층짜리가 4억7000만원에 손바뀜됐다. 바로 직전인 지난달 22일에는 한층 낮은 2층짜리 물건이 5억5000만원에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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