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PB 라면 1봉지 400원···업계 시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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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우 기자
입력 2020-03-18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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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홈플러스·이마트 등 유통사 협업 요구 거절 어려워

홈플러스 본점 강서점에 PB 시그니처 라면이 진열돼 있다.[사진=이서우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유통과 제조 할 것 없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대형마트는 저렴한 자체 브랜드(PB, Private Brand) 제품을 강화해 식품업계의 고민이 깊다.

17일 대형마트 2위 홈플러스는 프리미엄 PB ‘시그니처’ 라면 신제품으로 ‘이것은 라면이 아니다’를 출시하고, 4봉지 1묶음을 3980원에 판매 중이다.

1봉에 995원꼴이다. 통상적으로 라면 시장에서 고급으로 분류하는 기준 가격대는 1000원이다. 홈플러스 ‘이것이 아니다’ 라면은 프리미엄 콘셉트를 지향하면서도, 가격은 1000원보다 5원 싼 995원으로 맞춰 기존 브랜드(NB)에 비해 경쟁력을 더했다.

홈플러스가 이번 신제품을 내놓은 것은 기존 ‘국민라면’ 시리즈로 재미를 봤기 때문이다. 삼양식품과 협업해 선보인 ‘삼양 국민라면’은 2019년 6월 출시 후 2개월 만에 130만봉이 팔려나갔다. 지난해 8월 전체 봉지라면 가운데 매출 11위를 기록했다.

국민라면 시리즈는 봉당 400원이다. 지난해 말에도 삼양식품과 손잡고 개당 500원 수준의 컵라면을 출시했다.

라면 PB 경쟁에 불을 붙인 것은 이마트 계열사인 이마트24다.

이마트24는 2018년 자체기획(PL) 라면 ‘민생라면’을 편의점 업계 최저가인 550원에 출시했다. 출시 1년 만인 2019년 2월 390원으로 가격을 인하했다. 올해 초 누적 판매 개수 700만개를 돌파해, 1000만개 기록을 앞두고 있다.

올해 2월 1봉 650원 민생 짜장라면도 선보였다.

400원짜리 홈플러스 국민라면 시리즈는 이마트24 민생라면의 대항마로 나온 셈이다.

대형마트 라면 경쟁에 시름하는 것은 국내 라면제조사들이다.

국내 라면 시장은 2017년 3년 만에 규모가 줄었다. 농심과 오뚜기 삼양식품 팔도 등 주요 4개사의 매출 합계가 2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대형 히트상품이 없었던 데다 가정간편식(HMR) 시장이 커진 영향을 받은 탓도 있지만, 값싼 마트 라면이 출시되면서 가격 경쟁이 심화됐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공장에 가동하지 않고 있는 라인이 있다면, 대형마트 PB제조를 통해 가동률을 높이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겠지만 예를 들면 삼양식품처럼 최근 공장 증설을 계획할 정도로 잘나가는 회사의 경우는 그런 라인이 드물다”라며 “제조사 입장에서는 향후 원활한 판매망 구축을 위해서라도 유통채널의 PB 제조 요구를 거절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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