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전무에 김성태 유력…"행장에 쓴소리 하겠나" 우려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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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웅 기자
입력 2020-03-1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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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 전무이사에 김성태 IBK캐피탈 대표 선임이 유력하다는 전망에 직원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직원들과 관 출신 행장 간 소통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상황이지만, 김 대표가 행장의 '예스맨'이 될 것이란 관측에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종원 기업은행장은 지난달 말 김성태 대표와 최현숙 전 기업은행 부행장을 차기 전무 후보로 금융위원회에 제청했으며, 금융위는 두 후보의 인사검증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달 첫째주 인사가 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현재까지 지연되고 있다.

이번 전무 인사가 주목받고 있는 것은 9년 만에 관 출신 인사(윤종원 행장)가 기업은행 수장에 임명되면서다. 행내 15개 그룹 전체 직원을 대표하는 전무가 외부 출신 행장과 소통해야 할 역할이 막중해졌다는 의미다. 기업은행 전무는 행장 제청으로 금융위원장이 임명하는 행내 유일한 자리다. 임기가 '2+1년'인 부행장과 달리 3년 임기가 보장되며, 이사회에서도 행장 및 감사와 더불어 상임이사로 활동해 기업은행 내 사실상 '2인자'다.

지난달 20일 임기를 끝낸 임상현 전 전무의 후임으로 김 대표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자, 직원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역대 행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며 요직을 거친 김 대표가 행장에게 '쓴소리'도 내뱉어야 하는 전무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 큰 탓이다.
 

김성태 IBK캐피탈 대표.  [사진=IBK기업은행]


특히 역량이 검증되지 않은 김 대표가 차기 전무 유력 인사로 분류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김 대표는 2011년 조준희 행장 시절 미래기획실장을 지내며 전국 공중전화 부스에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설치하는 길거리점포 사업을 주도했으나, 결국 1500억원에 가까운 손실을 낸 바 있다.

이 때문에 직원들은 김 대표가 윤용로 전 행장(2007년 12월~2010년 12월)의 두번째 비서실장을 지낸 이력에 주목하고 있다. 윤용로 전 행장은 윤종원 행장이 취임하기 직전 마지막 관 출신 행장으로, 윤종원 행장과는 행정고시 선후배 사이다. 자회사 대표가 전무에 오른 경우가 한 차례(직전 임상현 전무)에 불과함에도, 차기 전무에 김 대표 이름이 거론되는 것은 이 같은 '연결고리' 때문이라는 것이다.

전무 인사가 늦어지며 윤 행장이 기업은행 수장으로서 전문성을 가졌는지에 대한 의심은 현실이 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국책은행 수장의 리더십을 보여야 하지만, 윤 행장의 동정이 보이지 않는 탓이다. 이와 관련 기업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피해 기업 및 소상공인에 대한 각종 지원대책이 행장 결재로 이뤄진다"며 "다양한 제도를 시행 중이며 계획하고 있는 대책도 많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의 한 직원은 "당행 직원들이 '코로나 대출'(소상공인특별지원대출) 업무에 집중하는 등 여러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특별 조치를 내려달라는 건의가 잇따르고 있지만 윤 행장은 조용하기만 하다"며 "기업은행 사정에 정통한 전무가 전결을 내리지 못하는 현 상황이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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