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②글로벌 생산체인 핵심은 달러…유동성 확보가 관건

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입력 : 2020-03-16 06:00
레포 운영 규모 확대 등 연준의 대응책 분주 위기 진행될 수록 달러 수요는 늘 수 밖에 없어 "글로벌 금융위기 막기 위한 통화 스와프 필요"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가운데, 달러의 몸값은 나날이 치솟고 있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13일 유로화 대비 달러의 가치는 1.1106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날의 1.1185달러에 비해 0.75% 떨어진 것이다. 이는 달러화의 가치가 그만큼 높아진 것을 의미한다.

엔·달러 환율은 급등했다. 13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07.92엔을 기록하며 전거래일에 비해 무려 3.13%나 상승했다. 이는 엔 대비 달러의 가치는 상승했다는 의미다. 

이날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 역시 98.764를 기록하며 전거래일에 비해 1.33%가 상승했다.

달러의 급등은 그만큼 시장 내 달러 유동성 감소 때문이다. 위기 상황에서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한 탓이다.

글로벌 무역의 주요 지불수단인 달러 유동성에 문제가 생긴다면 글로벌 금융시장의 혼란을 더욱 가속화할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달러 풀기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세계 생산체인을 돌게하는 달러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을 경우 코로나19발 경제위기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위기상황에서 몸 값 높아지는 킹 달러 

시장의 유동성은 금융자산을 얼마나 쉽게 사고 팔 수 있는냐를 나타낸다. 평상시에 투자자들은 유동화가 힘든 자산부터 유동화가 쉬운 미국 국채나 현금 등 다양한 자산을 보유한다.

그러나 시장의 급락이 발생할 경우 투자자들은 위험 자산을 팔고 안전자산으로 몰리거나 유동화하기 쉬운 자산으로 몰린다.

회사들도 마찬가지다. 시장이 위축하거나 수익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질 수록 자금을 마련하기 힘들다. 또 대출도 힘들어 진다. 때문에 유동성 확보에 심혈을 기울인다.

금융시장 내 스트레스가 커질 때 세계에서 가장 유동성이 좋은 통화의 가치는 상승한다. 그리고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상황에서 빛을 발하는 것은 달러다.

일단 일본이나 유럽의 국채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가진 미국 국채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안전자산 중 달러의 가치는 최근 단연 도드라지고 있다. 

뿐만아니라 기본이 되는 원자재의 거래도 대부분의 경우 달러로 이뤄진다. 글로벌 기업들의 상호 지불 수단도 달러다. 필수적으로 가지고 있어야 하는 자산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최고의 유동자산인 달러의 흐름이 매끄럽지 못하다. 

로이터 통신은 최근 "3월 금융시장의 급락은 은행과 기업의 현금 흐름과 글로벌 무역의 현금 흐름을 지지해 주던 중요한 자금 시장에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달러 수요가 폭발한 탓이다. 심지어는 미국 국채시장에서도 유동성 문제가 발생하는 상황까지 일어났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최근과 같은 위기상황에서는 달러의 가치가 올라갈수록 유동성이 풍부한 기업과 은행들은 평상시보다 달러를 더 비축할 수 있으며, 경색은 더욱 심해질 수도 있다.

시장에서 달러 가뭄이 심해지면서 결국 중앙은행이 나섰다.

연준의 '공개시장조작' 정책을 담당하는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지난 9일부터 하루짜리(오버나이트) 초단기 유동성을 공급하는 환매조건부채권(Repo·레포) 거래 한도를 늘리는 등의 조치로 시장에 달러를 공급하고 있다. 

은행들이 달러 빌려주기를 꺼려하면서 시장 내 유동성이 부족해지자 연준이 개입한 것이다. 지난 12일과 13일에도 연달아 레포 운용  계획을 발표했다. 

◆글로벌 연쇄 위기 가능성…연준 통화스와프 대상국 확대 필요성 ↑

비달러 사용국들이 달러를 빌리기 위한 방법으로는 직접 미국 머니마켓에서 돈을 빌리는 것과 외환스왑을 이용한 2가지 방법이 있다.

금융위기 이후에 외환 스왑 시장은 크게 활성화 됐고 규모도 늘었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 수요가 늘면서 전 세계 달러화 자금 조달 유동성을 나타내는 3개월 유로·달러와 엔·달러 스왑 스프레드가 계속 벌어지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지난 2017년 이후 최대로 벌어졌다.

스왑 스프레드가 벌어진다는 것은 달러를 빌리고자 하는 수요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스코시아뱅크의 숀 오스본 수석 외환 전략가는 최근 "유로 스와프시장에서 달러 자금 조달 비용을 나타내는 스프레드가 좁혀졌다가 연준의 추가 유동성 투입 발표한 뒤에 다시 확대됐다"며 "통화간 베이시스 스왑 시장에서 스프레드가 확대됐다는 것은 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들이 미국 달러가 부족하다는 신호라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평사시에는 미국 머니마켓에서 달러를 빌리는 것과 외환 스왑을 통해 달러 대출 이율 사이에 별다른 차이가 없다. 

그러나 최근 역외 시장에서 미국 외은행들은 달러를 차입할 때 이전보다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외환 스프레드가 벌어질 경우 달러의 부족 현상은 심화하고 결국 이같은 패닉 상황은 더 넓은 지역으로 퍼지게된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와 같은 상황이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상황이 완전한 공황 상태까지 오지는 않았지만,  각국 중앙은행들의 부양정책에도 불구하고 위험자산 회피는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최근 미국 월가에서 미국의 통화스와프 대상국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흔들리는 국제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다. 미국 연준은 현재 유럽연합(EU)과 영국, 일본, 캐나다, 스위스 등 5개국과만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0일 '연준의 시장 안정책'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10년만에 발생한 금융시장 패닉을 가라앉히기위해 연준은 한국과 중국, 대만, 홍콩, 호주와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어야 한다고 밝혔다.

무역이 많은 이들 국가와의 스왑은 국제 금융시장에서 달러 수요를 안정시키는 데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통화스와프는 외환위기 등 비상시에 상대국에 자국 통화를 맡기고 상대국 통화나 달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계약을 의미한다. 

WSJ은 “연준은 EU 등과 맺고 있는 스와프 계약을 한국 등 다른 시장경제 국가로 넓힐 수 있다"면서 "필요한 경우 이들 중앙은행이 자국 은행들에 달러를 원활히 공급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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