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테크인사이드] ㉛ 바이브 음원 정산 변경, 시장 '판' 흔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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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기자
입력 2020-03-15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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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례배분제'서 인별 정산 방식 변경... 인디 아티스트에 더 많은 수익 배분 기대

  • "효과 검증 안됐다", "실시간 차트 개선이 효과적" 지적도

네이버가 음원업계에 쏘아 올린 작은 공이 어떤 변화를 일으킬까. 네이버가 이용자들이 들은 음악에만 이용료가 돌아가도록 음원 정산 방식을 새롭게 개편한다. 인디 아티스트와 같은 비주류 창작자들에게 지금보다 더 많은 수익이 배분되도록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네이버의 기대보다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최근 네이버는 음원 플랫폼 ‘바이브(VIBE)’에 새로운 음원 정산 방식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브 페이먼트 시스템(VPS)’이라고 이름을 붙인 이번 정산 방식은 이용자가 지불한 스트리밍 이용료를 자신이 애청하는 노래에만 배분되도록 한 ‘인별 정산’이 핵심이다.

현재 바이브를 포함한 멜론과 지니뮤직, 플로 등 국내 음원 플랫폼의 음원 정산 방식은 ‘비례배분제’다. 이용자들이 지출한 금액 전체를 총 재생수로 나눠 곡당 단가를 산정하고, 이 곡당 단가를 각 음원이 재생된 수에 곱해 저작권자들에게 지급한다.

네이버는 이 같은 방식이 이용자와 아티스트 양쪽에 불합리하다고 판단했다. 이용자 입장에선 자신이 낸 이용료가 본인이 듣지 않은 음악에 지불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아티스트들은 자신의 음악을 들은 이용자의 규모보다 플랫폼의 절대 재생 규모가 음원 정산에 더 큰 영향력을 가진다고 비판한다. 이용자의 관심이 집중되는 차트 상위권에 오른 노래에 저작권료가 더 많이 돌아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네이버는 이번 음원 정산 방식의 변경으로 이용료가 어떤 아티스트에게 전달됐는지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그러나 일각에서는 네이버가 추진하는 인별 정산방식이 실효성이 크지 않다고 지적한다. 먼저 인별 정산방식은 음원 플랫폼 이용자 개개인이 어떤 노래를 들었는지 데이터를 일일이 분석해야 하기 때문에 기술적 노력이 많이 든다.

또한 비주류 아티스트에 얼마나 많은 추가 수익이 돌아갈지 검증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례배분제와 인별 정산방식 모두 음원 재생수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차트 상위권에 오른 가수와 음악에 여전히 이용료가 집중될 것이란 얘기다. 이에 정산방식 변경보다 실시간 차트를 보여주는 방식을 개선하거나, 폐지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인별 정산방식 도입 시 유료 이용자가 한 달에 한 번도 음악을 듣지 않을 때 발생하는 낙전 수입 문제도 고민거리다. 국내 음원 플랫폼 가입자 중 월 이용료를 지불하고 음악을 단 한 번도 듣지 않는 이용자 수는 5%에서 10% 수준에 달한다. 비례배분제의 경우엔 이용자가 음악을 듣든 듣지 않든 이용료가 모두 저작권료로 사용된다. 실제로 국내 1위 음원 플랫폼 멜론은 낙전 수입 180여억원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인별 정산방식은 겉으로 보기엔 매우 합리적으로 보이지만 아직 기대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다”며 “비례배분제는 구글과 애플, 스포티파이 등 전 세계 시장에서도 모두 활용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앞으로도 더욱 많은 개선을 통해 아티스트와 팬, 서비스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들을 계속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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