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2600억원 목표 잡은 정 대표 "흐름에 뛰어들었다면, 항상 3년 뒤 생각해야"

정중교 프레시지 대표. [사진=프레시지 제공]

"10년 뒤에도 답이 나오는 사업이면, 메가 트렌드가 맞다. 그리고 흐름에 뛰어들었다면, 항상 3년 뒤를 생각해야 한다."

국내 밀키트(Meal Kit) 시장 1위 프레시지의 정중교 대표의 말이다. 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본사에서 그를 만났다.

프레시지는 지난해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중견기업이다. 올해는 곱절이 넘는 26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달 중 국내 신선식품 공장 최대 규모인 용인 신공장 시험 가동에 들어간다.

프레시지 용인공장은 용인테크노밸리 산업단지 내 약 1만1240㎡(3400평) 부지에 지상 4층 규모로 들어선다. 공장 연면적은 2만6446㎡(8000평)에 달한다.

이에 따라 밀키트의 경우 생산량을 기존 대비 3배 이상 늘린다. 매출 목표 달성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정 대표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 '먹는 즐거움', 10년 뒤에도 계속

정중교 대표는 1986년생으로 올해 만 34세다.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투자 전문 회사에서 첫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숫자 싸움을 벌이던 그에게 어느 날 의문이 생겼다.

고객으로 만나는 투자자들은 대부분 사업가였는데, 이들의 머릿속이 궁금해진 것이다. 처음에는 급증하는 온라인 쇼핑 시장에 주목했다. 온라인 쇼핑은 간편함과 즉시성(배송)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정 대표는 지금 잘 되는 온라인 시장에 당장 뛰어들기보다, 미래와 지속성을 고려했다. 온라인 시장에서 성장을 이끄는 가장 뜨거운 사업 아이템은 무엇일까 다시 고민했다.

'먹는 즐거움'은 10년, 20년이 가도 지속될 것이란 확신이 선 그는 첫 직장인 투자자문 회사를 그만두고 2016년 이 회사를 설립했다.

가정간편식 국내 출하 실적은 2013년 이래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밀키트는 소비자 귀찮음을 해결하면서, 동시에 잘 차려진 한 끼로 심리적 만족감을 주는 반조리 식품을 말한다. 잘 짠 레시피를 바탕으로 손질한 재료와 양념을 직접 조리해 정성스러운 한 끼 식사가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혹자는 정 대표에게 이런 반문을 하기도 했다. 온라인 쇼핑처럼 쉽고 간편한 것만 찾는 사람들이 전자레인지나 에어프라이어에 돌리기만 하면 되는 HMR 대신, 어쨌든 최소한의 조리과정이 필요한 밀키트를 찾겠냐는 것이었다.

정 대표는 자신이 있었다. 먼 미래에 기술이 발달해, 영양소와 포만감을 주는 알약이 나온다고 해서 그것만 섭취하는 세상이 올 것 같지 않다는 확신이다.

가정간편식 수준이 현재까지 올라올 수 있었던 이유도, 조리과정을 간소화했을 뿐 다양한 음식의 맛을 즐기고 싶은 소비자 욕구는 변함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밀키트 시장이 국내에서 아직 형성되지 않은 것이 난제였다.

정 대표는 "신규 사업이 정착하려면 일단 거대 산업화 형성이 돼야 한다. 미국 자동차 업체 포드 창립자 헨리 포드를 생각했다"고 말했다.

헨리 포드는 1913년 포드 생산방식이라고 하는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을 창안했다. 이 방식을 통해 생산 효율화를 달성했고, 자동차 산업의 기폭제가 됐다.

헨리 포드를 예시로 든 이유는 정 대표가 사업을 시작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이 '밀키트'가 무엇인지 알리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사업 아이템은 3초 안에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는데 무엇인지를 설명하는 데 30분이 걸렸다"며 "지난해까지 집중한 게 어떻게 밀키트를 산업화 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였다"고 말했다.

시장이 크기 위해선 '빅 플레이어'가 들어와야 했다. 정 대표는 우선 가정간편식(HMR)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준비 중인 대기업을 찾아다니며 밀키트 사업 설명에 나섰다.

한국야쿠르트 '잇츠온'과 편의점 세븐일레븐 등이 프레시지를 거쳐 밀키트 제품을 선보였다. 대기업이 차례로 뛰어들자 소비자들도 주목하기 시작했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국내 밀키트 시장 규모는 지난해 200억원에서 올해 400억원으로 성장했다. 5년 안에 70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이어진다.
 

프레시지 인기 제품 블랙라벨 스테이크 밀키트 조리 연출 예시. [사진=프레시지 제공]

◆밀키트 잡고, 연 매출 1조 목표

프레시지는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유통 업체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업자개발생산(ODM) 형태로 밀키트를 공급한다. 이 같은 형태의 밀키트를 통한 매출은 5%에 불과하다.

자체 브랜드 매출이 95%에 달한다. B2B(기업 간 거래)에서 시작해 프레시지만의 경쟁력을 키우는 데도 성공한 셈이다.

밀키트 메뉴도 단순히 유행 따라 '다양화'하는 것이 아니았다. 정 대표는 계획이 다 있구나 싶었다.

그는 "앞으로 밀키트가 가야 할 방향은 정해져 있다. 소비자 조사 등을 해보니 한식에 대한 요구가 더 많았다. 한식을 세분화할 건데, 중요한 점은 밖에서 사 먹는 가격의 2분의 1, 3분의 1로 만들 수 있느냐다"라고 말했다.

스테이크 등 양식은 외식 가격 자체가 2만원대 이상 높게 형성돼있다. 된장찌개나 백반 등 한식은 그에 비해 7000~1만원대로 낮다.

국내 소비자가 매일 사 먹을 수 있도록 하려면, 주식인 한식의 제품 가격을 낮추는 게 관건이란 얘기다.

정 대표는 "앞으로는 한식류 위주로 해서 우리가 시장을 주도하겠다"며 "한식은 대부분 밑반찬이 많이 들어간다. 그래서 김치나 반찬 회사 등 인수합병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선 HMR 운영으로 한식 메뉴 300가지를 통해 온·오프라인 성장을 이끄는 게 올해까지 중점 목표"라며 "이제부터 신사업은 외식업 진출"이라고 밝혔다.

밀키트 시장 1위를 잡은 시점에서 또 한번 정 대표의 고민이 시작된 것이다.

그는 "밀키트 주요 소비자는 누구인가 다시 한번 생각했다"며 "결국 요리를 하는 사람 아닌가. 요리를 매일 하는 사람, 그건 외식업 종사자다. 생계를 위해서 요리를 해야 하는 외식 점주에게 어떻게 공급을 할 수 있을까라는 데서 아이디어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외식업 특징으로 3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승자가 독식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니다. 국내 외식시장은 특정 대기업이 전체를 장악할 수 없다는 얘기다. 그 이유는 사람들 입맛이 너무 다양하기 때문이다.

한 브랜드가 전체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 없어서 다(多) 브랜드 시대로 갈 수밖에 없다고 그는 강조했다.

또 외식업 경쟁 심화로 시장 공급이 계속 증가하면서, 각 외식업자 매출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봤다. 소비자 수요가 한정된 시장이라는 것도 한계점이다.

"예를 들어 점심 장사가 주인 콩나물 국밥집이라면, 저녁 매출이 빈다. 국밥집 사장님이 돈을 더 벌려고 다른 메뉴를 추가하려면 비용이나 시간이 더 들고 성공 보장도 낮다. 그런 국밥집에 특화된 스테이크 키트를 제공하고, 사장님은 조리만 해서 배달 장사만 할 수 있다면 어떨까?"

프레시지는 이처럼 식품·외식에 '해결사'를 자처하는 산업 모델을 만들 계획이다.

외식점포마다 메뉴 개발을 해주고, 원물 조달을 해 전처리 과정까지 도맡는다. 전반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셈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 밀키트 사업 노하우와 첨단화한 기술이 필요하다.

이미 지난해 9월부터 300개 외식 매장에 특화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조사 결과 점주들이 월 700만~800만원가량 추가 매출을 올렸을 만큼 초기 반응은 긍정적이다.

정 대표는 당뇨병이나 신장병 등 환자를 위한 특수식 시장 진출도 생각하고 있다.

그는 "2020년 성과는 2017년 3월에 만들어 둔 것이라고 본다. 지금부터 3년 뒤를 생각해야 앞으로 성과를 낼 수 있다"며 "사업 다각화로 2025년 연매출 1조 기업이 목표"라고 말했다.
 

프레시지 용인 신공장 전경. [사진=프레시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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