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안녕 베트남"…매주 182편 달하던 항공편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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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웬옥민 기자
입력 2020-03-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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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트남 정부 철저 격리원칙…중국 이어 한국 하늘길도 막아

한국에서 베트남으로 가는 하늘길이 완전히 막혔다. 항공사들이 잇따라 노선 자체를 폐쇄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베트남 정부가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해 철저한 격리를 원칙으로 내세우면서 항공사들도 가장 강력한 카드를 내민 것이다. 2015년부터 가파르게 상승했던 양국의 항공 교통량은 당분간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 항공사들은 앞서 중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중국과의 노선 운항도 전면 중지한 바 있다.

베트남은 최근 코로나19 확산 방지 모범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확진자의 수는 16명에 불과했으며, 이마저도 지난달 25일 모두 완치됐다. 4일 현재 확진자가 0명인 것이다. 철저한 격리가 비결이었다는 게 베트남 정부의 입장이다.

베트남 항공사들은 이미 지난달 1일부터 항공국의 요청에 따라 중국 노선 전체를 중단한 바 있다. 중국 우한에서 퍼진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는다는 취지다.

이런 원칙은 한국에도 예외 없이 적용됐다. 베트남 당국은 노선 운항 중단에 앞서 한국인 무비자 입국을 중단했다. 또 한국에 들렀다 온 사람들은 한국인이나 베트남인 구분 없이 누구나 14일 동안 베트남 정부가 마련한 격리시설에서 격리된다.

또한 베트남 항공국은 3월 1일부터 오는 6월 초까지 한국에서 출발하는 모든 여객기는 베트남 북부 꽝닌성 번돈공항과 빈딘성 푸깟공항, 껀터공항 등 3개의 지정 공항에만 착륙을 허가하기로 했다.

베트남항공(Vietnam Airlines)은 지난 2일 코로나19 방지을 위해 5일부터 한국행 항공편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트남항공은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는 해당 전염병이 더 잘 통제될 때 한국으로 가는 항공편을 재개할 것"이라고 했다. 베트남항공에 이어 비엣젯항공(Vietjet Air)은 "코로나19 확산으로 3월 7일부터 베트남·한국 노선을 임시 중단하겠다"고 3일에 발표했다.

앞서 뱀부항공(Bamboo Airways)은 한국에서의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2월 26일부터 다낭~인천과 냐짱~인천 간 노선을 포함하는 베트남·한국 노선을 중단한 베트남 최초 항공사였다. 제트스타항공(Jetstar Pacific)도 한국 노선을 중단했다.

베트남 항공국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전에 베트남·한국 노선을 운항하는 베트남의 항공사는 베트남항공, 비엣젯항공, 뱀부항공, 제트스타항공 등 4개였으며 하노이, 호찌민, 냐짱, 달랏, 하이퐁, 다낭에서 인천, 부산, 광주, 양양, 청주, 대구 등으로 14개 노선에 매주 왕복 182편을 운항했다.

지난해 베트남과 한국 간 노선의 여객 운송량은 967만명 이상으로 2018년에 비해 25% 증가했으며, 평균 좌석 이용률이 82.5%에 달했다. 베트남 항공사의 운송 시장 점유율은 32.6%에 이르렀으며, 평균 좌석 이용률은 81.6 %이다. 양국을 오가는 승객이 그만큼 많았다는 뜻이다.

베트남 항공국에 따르면, 베트남 항공시장은 코로나19로 인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지난달 25일까지 전국 공항을 통해 입국한 방문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1.6% 감소한 810만명에 그쳤다. 이 중 외국인은 240만명으로 29.8% 급감했다. 내국인 관광객은 570만명으로 0.7% 소폭 감소했다.

베트남 항공사들은 지난달 작년 동기 대비 13.7% 감소한 370만명의 여객을 운송했는데, 이 중 외국인은 39.5% 급감한 87만명에 그쳤고 내국인은 0.7% 감소한 280만명이었다.

베트남 당국이 한국인 입국을 강력하게 제한하면서  티웨이·진에어·이스타항공 등 한국 저가 항공사들도 베트남·한국 노선 여객기 운항을 잇따라 임시 중단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각각 4일과 6일 이후에는 베트남을 오가는 여객기 운항을 임시 중단해 사실상 베트남·한국 하늘길이 닫히는 것이다.

당분간 베트남인이나 한국인이 베트남 또는 한국에 오가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으며, 부득이하게 방문해야 할 경우 제3국을 경유할 수밖에 없다. 항공업계에서는 언제 항공편 운항이 재개될 수 있을지 알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불안 요소라고 지적했다.


 

베트남항공 기내를 소독하고 있다[사진=베트남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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