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바이러스가 퍼뜨린 재택근무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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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입력 2020-02-26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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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줄어들던 재택근무자 수... 코로나19 정국에 반등

  • ICT 기업들의 빠른 재택근무 도입 배경에는 대표의 결단과 IT 시스템 뒷받침 있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이 한국 기업과 근로자들의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와 전문직을 중심으로 '재택 및 원격근무(이하 재택근무)'가 급격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로 재택근무의 업무 효율이 일반 근무와 크게 차이가 없다는 점이 알려지기 시작하면 그동안 근로시간 단축이나 유연근무제에 밀렸던 재택근무자 비율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4년 동안 국내 재택근무자 수는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2016년 전체 근무자의 7.3%였던 재택근무자는 2017년 5.6%, 2018년 4.7%로 줄어든 데 이어 지난해는 4.3%를 기록했다.

재택근무에 대한 편견과 관리 시스템의 부재가 재택근무 하락세의 주요 원인이다. 한 노동계 관계자는 "회사 인사담당자나 관리자는 재택근무의 효용성을 알기 때문에 재택근무를 적극 도입하고 싶어하지만, 대표가 '직원들이 제대로 일을 하지 않는다'는 편견에 잡혀 이를 거부하거나 근태 관리 시스템의 부재로 도입이 무산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개인의 성과보다 팀의 협업을 강조하는 조직문화가 확산된 것도 재택근무자 수가 줄어든 이유로 꼽힌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이 모이는 것을 꺼리는 풍조가 생기면서 재택근무자 수는 급반등했다. 업계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재택근무자 수는 코로나19 확산 이전과 비교해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 숫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로 코로나19에 대비해 네이버, 카카오, SK텔레콤, KT 등 주요 ICT 기업들은 일제히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이윤미 더바름노무법인 판교지사 노무사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에서 한동안 주춤했던 재택근무제가 다시 시행되고 있다. 특히 IT 회사의 경우 장시간 근로로 일과 가정이 양립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 재택근무제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는 추세"라며 "정부 역시 재택근무를 시행하는 업체에 간접노무비를 지원하고, 재택근무 활용을 위해 필요한 IT 시스템(프로그램, 시설, 장비)을 설치하는 사업장에 시스템 구축비 일부를 지원하는 등 재택근무를 장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계에선 코로나19 확산이라는 국가적 위기의 대응 방안으로 재택근무를 활성화하려면 기업 대표가 재택근무에 대한 믿음을 갖고 이를 장려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래야 임직원들도 안심하고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네이버, 카카오, SK텔레콤, KT 등이 빠르게 전 직원 재택근무라는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한성숙 네이버 대표, 여민수·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구현모 KT 대표 내정자 등 대표들의 신속한 의사결정이 있었다. 박정호 사장은 "이번 재택근무는 팀스(Teams)와 SK텔레콤 스마트오피스 기능을 다양하게 적용하는 도전이 될 것”이라며 “최악의 상황을 준비하는 태도로 도전을 성공시키자”고 임직원들에게 강조했다. 

재택근무를 활성화하려면 직원들을 뒷받침할 IT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 구체적으로 직원이 외부에서 사내 시스템에 접속해도 정보가 누출되지 않도록 강력한 사내 보안 시스템이 마련되고, 직원들이 원격으로 언제 어디서나 협업할 수 있도록 돕는 전용 협업 도구(이메일·메신저·워크플로)가 필요하다.

송근호 네이버 웍스모바일 HR 담당 리더는 "네이버는 사전에 재택근무를 위한 IT 시스템을 구축해 직원들이 어떤 상황에도 모바일 알림을 통해 회사의 지침을 확인할 수 있어, 개별적인 문의 없이 일사불란하게 코로나19라는 비상 상황에 대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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