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앞에 무릎 꿇은 美기술공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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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20-02-26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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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증시 랠리 주도하던 기술주 무너지면서 지수 하락 가팔라져

  • "기술주 본격 하강 국면...전고점 대비 20% 이상 떨어질 수도"

지난 몇 개월 동안 뉴욕증시 랠리를 견인하던 미국 기술업종이 코로나19 공포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코로나19 팬더믹(대유행) 공포로 시장의 투자심리가 얼어붙자 이들 주식은 큰 낙폭으로 추락하면서 시장 하락을 부채질했다.

로이터의 25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S&P500 정보기술(IT) 업종 지수는 지난 20일 이후 9.3% 미끄러졌다. 미국증시 간판 S&P500지수의 낙폭인 7.3%를 웃도는 것이다. 국제유가 폭락과 함께 무너진 에너지를 제외하면 업종별 낙폭이 가장 컸다.

전문가들은 최근 시장 랠리가 일부 기술주와 모멘텀주를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갑작스러운 투심 반전에 취약해졌다고 지적한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지난 6개월 동안 S&P500 지수 상승률을 능가한 주식은 38%에 불과했다. 2005년 이후 최저치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건전한 랠리로 평가된다. 

특히 지난 21일 기준 미국 대표 기술공룡 'MAGA'(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구글 모회사 알파벳, 아마존)의 올해 S&P500지수 변동 기여도가 46.4%에 이른다는 집계도 있다. 

앞서 투자자들은 이들 기술 공룡이 확실한 사업모델과 실적을 바탕으로 코로나19와 관계 없이 승승장구할 것으로 믿고 베팅해왔다. 월가 전문가들이 과열을 경고할 때에도 투자자들의 베팅은 이어졌다. 그 결과 S&P500 IT 업종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200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갔다.

크리스토퍼 스탠턴 선라이즈 캐피털 파트너스 수석투자책임자(CIO)는 로이터에 "모든 사람이 기술주 상승의 도움을 받았다. 그것은 내가 생전에 본 것 중 가장 무모한 매수세였다"라고 설명했다.

분위기가 반전된 건 24일부터다. 코로나19 대유행 우려 속에 그로 인한 경제적 파장 역시 예상보다 심각할 것이라는 공포가 커지면서다.

안전자산을 찾아 떠나는 투자자들은 위험자산을 내던졌다. 수익이 많이 난 종목들이 집중 표적이 됐다. 폴 놀테 킹스뷰 투자관리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시장에서 가장 취약한 건 지금까지 가장 많이 오른 부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기술주가 본격적인 하강 국면을 맞으면서 약세장이 도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약세장은 전고점 대비 20% 이상 주가가 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닷컴 호황 당시 세계 최대 기술펀드를 이끌었던 폴 믹스는 최근 CNBC 인터뷰에서 "코로나19는 이들 주식을 끌어내리는 외생적 촉매제가 된 것 같다"면서 "코로나19가 신속히 억제되지 않으면 기술주 매도세가 장기화하고 심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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