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코로나 이면]전염 확산세 잡았지만 “다른 중환자들은 피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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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20-02-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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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NS에 '폐렴환자 외 환자를 도와주세요' 청원글 올라와

  • 코로나19 전염 통제 총력으로 인한 '부작용'

  • "당국, 전염병 통제 정책 균형 잃어.. 2차 피해 우려"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둔화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감염자를 제외한 다른 중환자들의 피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중국 온라인 상에서는 ‘폐렴환자가 아닌 환자들을 도와주세요’라는 해시태그가 달린 청원 게시글이 빠르게 늘어났다. 다수 병원에서 코로나19 환자를 제외한 다른 환자들의 치료를 방치하거나 뒷전으로 미루면서 일부 중국인들의 불만이 폭증한 것이다.

실제 중환자들의 피해 사례는 넘쳐난다. 후베이성의 한 가족은 최근 혈액 질환을 앓고 있는 아이가 기절 직전 수준까지 아팠지만, 병원의 진료를 거부당했다고 토로했다. 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베이징 출신 여성은 시에서 운영하고 있는 질병 상담 센터에 투석 가능 병원을 문의했지만, 찾을 수 없다는 통보만 돌아왔다.

코로나19외 환자를 돌보고 있는 한 의료봉사단체는 WP에 “구체적인 숫자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집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환자들까지 있다”고 귀띔했다.

이 같은 현상은 당국이 코로나19 전염 통제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나타난 부작용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WP에 따르면 충칭과 베이징 등 지역의 병원들은 바이러스 감염 우려가 커지면서 코로나19 진료 외의 다른 의료 서비스를 최소한으로 축소시켰다. 신장 투석, 당뇨병 등 환자와 수술이 필요한 환자들의 병원 진입을 금지하기도 했다. 만성 질환 환자들은 감염 가능성이 더 높다는 이유에서다.

코로나19 전염 통제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지만, 이로 인해 2차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진 셈이다.

중국 당국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자문위원인 고든 류 베이징대 교수는 당국의 전염병 확산 통제 정책이 균형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류 교수는 “감염 가능성 1%를 피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아야 하는 99%의 확률을 택하고 있다”며 “코로나19보다 더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WP는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확산세를 잡았지만 코로나19외 다른 생명을 구할 가치가 없냐는 윤리적 비판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중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최근 일주일 사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 25일 중국 국가 위건위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중국의 신규 확진자 수는 508명이며, 후베이성을 제외한 지역의 확진자는 9명에 그쳤다. 신규 확진자가 6일째 1000명 이하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환자를 돌보고 있는 중국 의료진 [사진=신화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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