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게임, 이대로 어렵다] ② 'RPG'만 잘 만드는 韓, 장르 다변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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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기자
입력 2020-02-26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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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가 현재의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장르’와 ‘플랫폼’, ‘수출국’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국내 게임사들이 개발하는 게임은 RPG(역할수행게임)라는 장르에 집중돼 있다. RPG는 게임 속에서 캐릭터를 조종하며 아이템을 수집하고 성장하는 콘텐츠가 중심인 게임을 말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2018년 게임사들이 제작하는 장르를 조사한 결과, RPG가 차지하는 비중은 34%로, 2위인 시뮬레이션(9.4%)과 3위인 퍼즐(7.6%)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게임을 배급하는 퍼블리셔 또한 유통하는 게임의 38.8%가 RPG 장르였다. 게임사와 퍼블리셔 모두 대기업일수록 RPG 제작, 유통 비율이 높았다.

게임업계가 RPG 개발에 집중하는 이유는 돈이 되기 때문이다. RPG는 장르 특성상 이용자들이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만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있고, 더 좋은 아이템을 장착해야만 한다. 긴 게임 이용시간과 캐릭터 육성 욕구, 이용자 간 경쟁이 맞물리면 유료 아이템을 결제할 가능성도 커진다.
 

엔씨소프트 MMORPG 리니지2M 이미지[사진=리니지2M 화면 갈무리]

실제로 25일 기준, 구글 안드로이드 앱마켓인 구글플레이 게임 최고 매출 순위를 보면 상위 10개 중 6개가 RPG다. 이 중 상당수가 국내 게임사들의 작품이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M’, 넥슨 ‘V4’, 카카오게임즈 ‘달빛조각사’ 등 지난해 하반기에 출시된 주요 게임들도 모두 RPG였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게임사들이 RPG를 잘 만들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돈이 되는 장르이기 때문에 제작 역량을 RPG에 집중하고 있다”며 “RPG가 아닌 장르의 게임은 기획 자체가 적어 RPG의 강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주요 선진국에선 RPG 외에 전략, 퍼즐 게임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날 기준 미국과 영국의 구글플레이 게임 매출 순위 1위는 슬롯머신과 건설 요소를 결합한 캐주얼 게임 ‘코인 마스터’이며, 2위는 퍼즐 게임 ‘캔디크러쉬사가’다. 한국과 반대로 매출 상위권에 RPG 장르는 매우 적다. 국내 게임업계가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장르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김동현 가상현실콘텐츠산업협회장은 “선진국의 경우 하루에 8시간씩 시간을 들여야 하는 MMORPG를 즐기지 않는다. 교육 시스템이 그렇게 장시간 게임을 못하게 하기 때문”이라며 “이에 RPG는 중국이나 동남아로밖에 수출이 안 된다. 장르를 다변화하지 않으면 ‘아타리 쇼크(북미 비디오 게임시장 붕괴 사건)’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25일 기준 구글플레이 미국 순위[사진=게볼루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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