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률 '동상이몽'...1%대 사수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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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입력 2020-02-20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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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평사·해외IB 경제성장률 일제히 하향 조정...0.5% 전망도

  • 정부, 이달 말 투자·소비 활성화 위한 종합 패키지 대책 발표

  • 외환·주식시장 '출렁'...기준금리 인하 여부에 관심

복병도 이런 복병이 없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1%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정부가 나랏돈을 풀어 2%대 성장률이 턱걸이했지만, 올해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정부 경제성장률 목표치인 2.4%는 고사하고 2% 사수도 어려울 수 있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코로나19로 환율과 증권시장도 출렁이고 있다. 일각에선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제기한다.

◆경제성장률 일제히 하향 조정··· 0.5% 전망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한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1.6%로, 무디스는 2.1%에서 1.9%로 낮췄다. 노무라증권은 2.0%에서 1.8%로 조정하면서 최악의 경우 0.5%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도 성장률을 2.5%에서 1.5%로 크게 낮췄다.

국내 민간 경제 연구소는 애초에 1%대로 성장을 예상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9%, LG경제연구원은 1.8%, 국가미래연구원은 1.8%로 각각 예측했다.
 

코로나19 방역을 진행 중인 모습. [연합뉴스]

그렇다고 2%대 성장을 전망하는 곳이 없는 것은 아니다. JP모건은 2.2%, 옥스퍼드대 산하 연구기관인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2.0%의 전망치를 제시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2.3%, 한국은행 2.3%, 금융연구원 2.2% 등 국내 주요 기관의 전망치도 낙관적인 편이다. 그래도 정부의 올해 성장률 목표치인 2.4%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처럼 우리나라 경제성장을 어둡게 보는 것은 코로나19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발병을 공식 시인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확산 기세가 누그러지지 않으면서 비관적인 전망이 퍼지고 있다.

◆정부 '비상시국 선언'··· 투자와 소비 활성화 대책 내놓는다

정부는 당장 2020년 성장률 하향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코로나19 사태의 진정 상황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잘 살펴보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추가경정예산(추경) 카드는 여전히 살아있지만, 방역 지원과 관련해 기존 예산과 예비비를 활용한다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정부는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에 대비해 무역금융 규모를 원래 계획보다 3조1000억원 많은 260조3000억원으로 확대했다. 상반기에 156조원을 집중적으로 투입해 피해 기업에 신속하게 지원하고, 중소·중견기업 대상 무역금융은 역대 최대인 105조원을 공급할 방침이다. 이달 말에는 투자·소비 활성화 등 전방위적인 1차 경기대책 패키지도 발표할 계획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방역예산 지원 및 경제영향 최소화 점검을 위한 긴급 경제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 하고 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외환·주식시장 '출렁'··· 기준금리 인상 여부에 관심

국내 시장도 코로나19 여파에 출렁이고 있다. 1월 말 원·달러 환율은 1191.8원으로, 전달과 비교해 35.4원이나 올랐다. 달러 가치가 높아지자 가지고 있던 달러화를 내다 판 기업도 많아졌다. 1월 말 외국환은행의 거주자외화예금은 한 달 사이 45억 달러 감소했다.  
 
며칠간 국내에서 확진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안정되는 듯한 코로나19가 다시 위력을 펼치면서 시장이 들썩였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9.4원 오른 1198.7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가 1190대를 기록한 것은 11거래일 만이다. 장 중에는  지난해 10월 10일(1201.1원) 이후 처음으로 120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경기 회복 기대감에 지난해 연말부터 랠리를 이어갔던 주식시장도 급제동이 걸렸다. 이날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14.84포인트(0.67%) 내린 2195.50에 거래를 마쳤다. 코로나19로 기업 실적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에 증시가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코스피 기업 105곳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19조2596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8.9% 감소했다. 

이제 시장의 눈은 한은에 쏠려 있다.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때 기준금리를 내린 전례가 있어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메르스 때는 경기가 하강기에 들었지만, 지금은 회복 단계에 있어 상황이 다르다"며 "금리 인하는 그에 따른 부작용이 있어 신중히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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