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 기소부터 무죄까지...‘정치적 기소’ 지적받는 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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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기자
입력 2020-02-20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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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공유 서비스 '타다'가 합법이라는 법원의 판단이 나오면서 검찰의 기소가 처음부터 잘못됐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타다'와 택시업계 사이의 사회적 타협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검찰이 서둘러 기소하는 바람에 오히려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지난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박상구 부장판사는 19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웅 쏘카 대표(52)와 VCNC 박재욱 대표(35), 각 법인 등에 무죄를 선고했다. 지난해 10월 28일 검찰이 타다를 기소한 지 4개월여 만이다. 

당시 타다와 택시업계는 '사회적 대타협'을 위한 협의가 진행 중이었다. 국토부가 나서 협상 테이블로 양 당사자를 불러냈고 합의점도 도출되고 있었다. 하지만 검찰이 갑작스럽게 타다를 기소하면서 협상 테이블을 뒤엎은 모양새가 됐다.

이를 두고 당시에도 논란이 많았다. 검찰에 다른 의도나 정치적인 노림수가 작용했던 것 아니냐는 것. 더구나 대통령까지 나서 "규제를 혁파하겠다"고 선언한 직후여서 '사실상 항명'이라는 비판까지 등장했다. 무엇보다 재판과정에서 검찰이 제대로 된 증거를 내놓지 못한 것도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 갑작스런 기소... 진실게임 공방도

지난해 7월 정부는 국회에서 검찰에 "타다에 대한 기소를 미뤄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당시 국토부의 '택시제도 상생안' 발표가 있었고, 택시업계와 타다 측이 협의 중이었던 점 등을 고려해 검찰에 1~2개월 처분 일정 연기 의견을 전달했다는 것이 법무부의 설명이다.

당사자 간 협의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사법적 개입은 뒤로 미루자는 요청이었다. 

이와 관련해 당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1년 가까이 택시업계와 스타트업 기업과 두루 논의해 법안을 제출했고, 며칠 후 법안심사소위가 열리는 상황에서 사법적으로 접근한 건 너무 성급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자 검찰은 "1~2달만 미뤄달라는 요청이었고 그 기간이 지난 뒤에 기소를 했다"며 정부의 요청을 거부한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정부 측은 "1~2달만 미뤄달라는 것은 그 사이에 협의가 잘 진전되면 사법적 처리를 하지 말자는 것이지 1~2달 뒤 기소하라는 의미가 아니다"며 '검찰이 고의적으로 정부를 곤란하게 만든 것'이라고 불편한 심경을 숨기지 못했다.  

당시 검찰개혁 방안이 논의되고 있었다는 점에서 애초 정치적인 노림수를 가지고 있던 검찰이 협상 테이블을 의도적으로 뒤집은 것이라는 의심이다. 

지난 19일 재판부도 무죄를 선고하면서 "택시 등 모빌리티 산업의 주체들이 규제 당국과 함께 고민해 건설적인 해결책을 찾아가는 것이 계속될 재판의 학습효과이자 출구전략일 것"이라고 검찰에 뼈있는 한마디를 남겼다. 

▲ 국회 문턱 못 넘은 '타다금지법'이 법정에?

공판과정에서 보여준 검찰의 태도도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타다의 첫 공판에서 검찰은 국회 통과도 되지 않은 '타다금지법'을 증거로 제출했다.

이를 두고 재판부는 공개적으로 의문을 표시하기도 했다. 어떤 점을 증명하기 위한 증거인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었다. 
 
재판부는 "현재 국회에서 논의되는 이른바 '타다 금지법'은 지금까지의 서비스는 유효하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지도 의문스럽기는 하다"면서 "행정부와 국회와 관련 업계 등이 어떻게 바라보는지 입장도 명확하지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

게다가 타다 금지법의 입법 가능성이 극히 낮다는 점도 검찰의 의도에 의문을 제기하게 만드는 요소다.

'타다 금지법'은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7월 내놓은 '플랫폼 택시 제도 개선안'을 토대로 박홍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발의했다. 관광 목적으로 11~15인승 승합차를 빌리는 경우 등에 한해서만 '타다'와 같은 영업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타다금지법'은 현재까지도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4·15 총선을 두 달여 앞둔 이번 임시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으면 자동 폐기된다.

'타다금지법'이 사실상 검찰이 새롭게 내놓은 거의 유일한 증거였다는 점에서 증거 없이 기소를 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부분이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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