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효과···미국 골목식당도 ‘짜파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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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우 기자
입력 2020-02-20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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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카데미 시상식 후 편의점서 짜파게티 매출 65.9%↑

  • 반짝 떴다 사라진 ‘대만 카스테라’ 행방도 수소문

(왼쪽부터) 농심 제품을 활용한 짜파구리 조리법, 한육감에서 선보인 한우채끝 짜파구리[사진=각 사 인스타그램]



한국영화 첫 아카데미 4관왕에 오른 영화 ‘기생충’의 인기가 식품·외식업계에 낙수효과(Trickle Down)로 나타나고 있다. 영화 속에서 빈부격차를 풍자하는 소재로 등장한 각종 음식이 인기를 끌면서, 비슷한 다른 상품까지 연관 구매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19일 농심은 영화 ‘기생충’에서 박 사장(이선균) 가족이 즐기는 별식이자 계층 차이를 드러내는 장치로 활용된 ‘한우 채끝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에 쏠리는 관심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편의점 GS25에서 아카데미 시상식 직후 지난 10~18일까지 농심 짜파게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65.9% 늘었다. 짜파구리 재료인 ‘너구리’도 57.8% 증가했다. ‘기생충’ 주인공 기택(송강호)네 가족이 모이면 마시던 하이트진로 발포주 ‘필라이트’는 12.0% 늘었다.

같은 기간 이마트에서는 채끝 매출이 소폭 늘었다. 대신, 채끝 대체재로 여기는 한우 등심 매출이 20%가량 증가했다.

허리뼈를 감싼 부위인 채끝은 소고기 중에서도 등심, 안심과 함께 최고급 부위인 ‘상등육’으로 꼽힌다. 채끝은 대량으로 판매하는 부위가 아니라 신장 폭이 제한적임을 고려하면, 기생충 효과가 작용했다고 이마트 관계자는 설명했다.

다른 대형마트에서도 한우 채끝 매출이 전년 대비 30%가량 올랐다. 짜파게티와 너구리는 각각 44.1%, 30.7% 늘었다.

짜파구리와 비슷한 맛을 낸다며 삼양식품 대표 짜장라면인 ‘짜짜로니’와 오뚜기의 ‘오동통면’조합을 구매하는 이들도 있다.

대형마트는 아예 짜파구리 조리법을 소개한 게시물과 행사 코너를 따로 마련했을 정도다. 이처럼 식품·유통업계는 라면과 소고기를 엮은 기획상품 구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해 먹는 소비자가 주요 타깃이기 때문이다.

반면 호텔이나 외식 쪽은 고급스러운 한 끼 식사에 중점을 뒀다.

식품 스타트업 옥토끼프로젝트가 만든 공간 ‘고잉메리’는 안녕인사동점을 통해 ‘기생충 짜장라면’을 선보였다. 지난 14일부터 매장에서 직접 만들어 내놓고 있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스테이크 맛집으로 잘 알려진 부첼리하우스 스테이크의 고기와 버터감자구이 등을 추가하고, 전문 셰프가 조리하는 방식으로 재창조했다. 판매가는 1만3900원이다.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고급 한우 레스토랑 ‘한육감’ D타워점도 지난 18일부터 ‘한우 채끝 짜파구리’를 판매하고 있다. 1인분에 1만5000원이며, 2인분 이상부터 주문할 수 있다. 해당 메뉴는 오는 3월 중순까지만 선보일 계획이다.

해외에도 ‘기생충’에 등장한 짜파구리(Ram don)를 재현하는 식당이 늘고 있다. 미국 뉴욕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브런치 전문 식당 ‘peachonomics’,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아시아 퓨전 음식점 ‘The Peached Tortilla’ 등이다.

수년 전 인기가 사그라진 ‘대만 카스테라’에도 다시 불이 붙었다. 기생충에서 송강호는 “발렛? 치킨집 망하고 대만 카스테라 오픈 전에. 그 사이 한 6개월? 아니지. 카스테라 망한 뒤지. 발렛은.”이라는 한 마디로 국내 자영업자들의 어려운 현실을 표현했다.

대만식 카스테라는 2015~2016년경 대만 음식 열풍이 불면서, 관련 프랜차이즈 회사만 17개에 달했다. 현재는 가맹점도 손에 꼽을 정도로 찾아보기 힘들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기생충으로 CJ뿐만 아니라 농심부터 대형마트까지 긍정적 효과를 보고 있다”라며 “해외 수출을 하지 않는 제품도 관광객들이 국내 방문해 기념품으로 사갈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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