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주민 경제활동 '국영→사경제'로 확대…가장 많이 쓰는 IT기기는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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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0-02-13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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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일부 '북한 경제·사회상 변화 실태 연구' 결과 발표

  • 지난해 상반기까지 입국한 탈북민 602명 대상 설문조사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북한 거시경제에 악재로 작용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인 가운데 북한 주민의 경제활동이 사(私)경제 부문으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통일부는 북한연구학회와 현대리서치연구소에 의뢰한 ‘북한 경제·사회상 변화 실태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2019년 상반기까지 국내에 입국한 602명의 북한 이탈 주민을 대상으로 북한 주민의 경제활동과 주민 생활 실태에 대한 설문조사와 최근 몇 년간 시행한 조사 결과와 통합해 연도별, 5년 단위로 분석해 정리했다. 

다만 설문조사 대상자들이 성별, 지역 등 편중성을 보여 북한 사회 전체의 특성으로 적용하는 데 한계가 존재한다. 통일부 당국자에 따르면 설문대상자 중 90% 정도가 여성이고, 지역도 양강도와 함경도 비중이 80%와 85%로 편중돼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북한 주민의 경제활동 및 소득획득의 원천은 국영경제와 사경제로 이원화됐고, 국영경제의 비중은 계속해서 감소하는 반면 사경제의 비중은 상승하는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 이전까지 공식직장에서의 경제활동으로 소득을 얻은 사람(국영경제 종사자)은 전체의 43.9%였고, 공식 직장 외 사적 경제활동으로만 소득을 얻은 사람(사경제 전업 종사자)은 16.5%에 불과했다. 공식 직장과 사적 경제활동 양쪽에서 소득을 얻은 사람(국영·사경제 겸업 종사자)은 7.5%였다.

하지만 2001년 이후 국영경제 종사자의 비중은 계속 하락했고, 사경제 전업 종사자의 비중이 빠른 속도로 상승했다.

2006~2010년 사경제 종사자(사경제와 국영·사경제 겸업 종사자)의 비중은 34.1%에 달하며 처음으로 국영경제 종사자(28.5%)를 앞질렀다. 2011~2015년에는 사경제 종사자 비중이 40.1%, 사경제 전업 종사자의 비중은 31.1%로, 국영경제 종사자의 비중(28.2%)을 모두 넘어섰다.

특히 2016~2019년에는 사경제 종사자 비중이 전제 경제활동의 절반가량에 해당하는 48%로 집계돼 국영경제 종사자 비중(24%)과의 격차는 더욱 확대됐다.
 

지난달 25일 설을 맞이한 북한 주민들이 명절을 즐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종합시장(장시장)의 매대(시장지정좌석)를 거래 대상으로 인식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시장 매대를 거래시장으로 인식한 비중이 2000년 이전 48.7%인 것에 비해 2016~2019년에는 67.6%로 상승했고, 상인 수 역시 2000년 이전 386명에서 최근 1446명으로 지속해서 증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북한 장시장에서 매대 장사를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주민의 사유재산화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사경제 경제활동 비중 상승, 장시장 매대 상인 수의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으로 해석된다. 

북한 주민의 식생활 수준은 향상된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의 식생활 수준을 나타내는 1일 식사 횟수 조사에서 전체 평균 71.7%가 1일 3회 식사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식의 구성 비율은 전반적으로 입쌀(38.8%)보다 강냉이(49.3%)의 비중이 더 높았다.

하지만 2000년 이전 11%에 불과했던 입쌀의 비중이 2006년 이후부터 큰 폭으로 증가, 66.1%에 달해 북한 주민의 식생활이 향상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북한 주민의 장거리 이동 주요 교통수단은 열차인 것으로 분석됐다. 설문조사 결과 북한 주민이 가까운 도시로 이동에 가장 많이 이용한 교통수단은 여객열차(40.1%)다. 여객열차의 이용 비중은 2011~2015년에 28.9%까지 추락했지만, 최근 4년(2016~2019년)은 38.9%까지 회복세를 보였다.

북한 주민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정보기기는 TV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평균 가정 내 정보기기 중 TV 보유율이 70.8%로 가장 높았고, 녹화기(48.7%), 일반전화(21.7%), MP3(16.8%), 라디오(16.6%)가 뒤를 이었다. 핸드폰(손전화)과 컴퓨터는 각각 14.3%, 8.8%로, 평균 보유율이 높지 않은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TV·녹화기·MP3 등은 2016년 보유율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감소세를 보였지만, 일반전화·손전화·컴퓨터 등은 지속적인 상승세를 기록했다. 특히 2018년에는 가장 높은 보유율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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