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든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생보업계 실적 '적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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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0-02-12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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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추가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생명보험업계에 적신호가 켜졌다. 기준금리가 떨어지면, 생보사 입장에선 손실 발생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실적이 급감한 상황이어서, 생보업계의 추가적인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높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은은 오는 27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한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실물 경기 침체 방어를 위해 추가 금리 인하를 결정지을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 소식을 접한 생보사들은 고민이 한층 깊어지는 모습이다.

가장 우려가 큰 대목은 ‘공시 이율’ 하락이다. 공시이율은 은행의 예금금리처럼 고객에게 지급되는 이자를 뜻한다. 만약 기준금리가 인하될 경우 시장금리 하락, 공시이율 인하 순으로 이어지는 게 일반적인 수순이다. 보험사 입장에선 공시이율이 떨어지는 만큼, 판매 상품 경쟁력이 악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공시이율이 떨어지면 그에 비례하게 고객에게 돌아가는 환급금이 줄어들거나, 보험료가 올라가게 된다”며 "그만큼 신규 고객 유입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공시이율 인하 움직임은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한화생명은 연금보험 공시이율을 전월보다 0.02%포인트 내린 2.50%로 조정했다. 이외 삼성생명, 교보생명 등은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기준금리 인하가 확정되면 추가 인하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자산운용 수익률 하락도 악재다.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생보사 자산 운용의 핵심 중 하나인 국고채 금리도 함께 낮아지기 때문이다. 국고채 금리는 지난달 후반 이후 줄곧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고채 중 3년물 금리(11시29분 기준)는 1.30%로 전달 20일(1.45%)보다 급격히 떨어졌다. 국고채 5년물 금리 역시 1.412% 수준으로 계속 떨어지는 추세다.

앞서 판매한 고금리 저축성 상품 등으로 역마진이 심화되는 것도 문제다. 과거 생보사들은 5% 이상 확정 고금리 저축성보험을 대량으로 판매한 바 있다, 당시에는 금리가 높아 자산운용이 비교적 수월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금리가 급격히 낮아졌음에도, 높은 금리의 보험금을 계속 지급해야 하는 악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생보사들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보릿고개를 넘기에 급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 1, 2위인 삼성생명, 한화생명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조517억원, 57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9.3%, 87.1%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생보사들이 자산운용 전략을 지금보다 탄력적으로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보험업계도 그간 고수해온 보수적인 자산운용 구조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며 “변액보험 등 리스크가 적은 상품 중심을 기본으로 한 탄력적인 자산운용 전략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교보생명 사옥 [사진=아주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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