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님과 저의 뇌를 바꾸고 싶다"...재판장서 흐느낀 고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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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원 기자
입력 2020-02-10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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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고유정(37)은 마지막까지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전 남편이 성폭행을 시도해 벌어진 우발적인 사건이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 하며 법정에서 흐느꼈다. 

고씨는 10일 오후 제주지법 형사2부(정봉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최후 진술을 통해 "제 목숨, 제 새끼 등 모든 걸 걸고 아닌 건 아니다"라며 "차라리 그 사람이 원하는 대로 해줬으면 아무 일도 없었을 텐데, 아빠·엄마 잃고 조부모님이 있다지만 아이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며 흐느꼈다.  

증인석에 선 고유정은 재판장의 질문에 극구 부인했다. 고씨는 의붓아들에 대해 “엄마 젖을 먹지 못 하고 컸다는 말에 평소 안타까운 마음이 컸고, 그래서 (동갑내기인)내 아들과 (의붓아들을)일란성 쌍둥이처럼 키우고 싶었다”고 했다.

고씨는 “부검후 화장한 아이의 유골함을 내가 직접 들고 공항으로 향했다”면서 “현남편의 작은 누나가 원하지 않아 남편과 시댁 식구들만 제주로 내려가고 자신은 김포 집으로 돌아갔을 뿐”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이날 직접적인 살해 증거가 없는 의붓아들 살해 사건에 대해 수면제 등을 구하게 된 경위와 현 남편 A씨와 싸우던 도중 뜬금없이 A씨의 잠버릇에 대해 언급한 이유, 피고인의 아이가 아닌 A씨의 아들인 피해자를 먼저 청주 집으로 오도록 설득한 이유 등을 집중 추궁했다.

고씨는 “의붓아들을 살해하지 않았다. 정말 그건 아니다. 하늘이 알고 땅이 안다. 공소장 내용은 다 억지”라고 반박했다. 고씨는 재판부의 계속되는 추궁에 “판사님과 저의 뇌를 바꾸고 싶을 만큼 답답하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고씨의 선고 공판은 오는 20일 오후 2시 열린다.
 

전 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고유정(37)에 대해 검찰이 20일 제주지법에서 열린 고씨의 결심공판에서 사형을 구형했다. 사진은 지난해 9월 세번째 재판을 받기 위해 제주지법에 도착한 고유정. [사진 = 연합뉴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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