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개혁] 전문가들이 말하는 韓사모펀드 개선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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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호·이보미 기자
입력 2020-02-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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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국내에서 불거진 '사모펀드 사태'는 한 운용사의 불법적인 펀드 운용과는 별개로 우리나라 사모펀드의 기형적인 유동성 관리 실태가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유동성 위기로부터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규제 일변으로 대응하기보다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태의 파장이 자산운용업계 전반으로 점차 확산되면서 금융당국의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사모펀드 사고가 잇따라 터지면서 투자자 손실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지만,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서다.

사모펀드는 공모펀드와 차이가 있는 만큼 일괄적인 규제 강화보다는 펀드 특성에 맞게 자유로운 운용은 가능하도록 하되, 공시를 강화하고, 거래정지 요건과 유동성 관리를 강화하는 등 그에 맞는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라임자산운용 투자자들을 대리해 소송을 진행 중인 법무법인 한누리의 송성현 변호사는 "투자자 사례를 살펴보면 운영 과정이나 자금 모집 형태를 보면 공모펀드인데 형식만 사모펀드의 형태인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모펀드일 경우 지켜야 할 규제나 의무를 피하기 위해 투자자를 49인 이하로 끊어 사모펀드 형태로 팔았지만, 사실상 동일한 자산에 투자하면서 이름만 바꾼 '시리즈 펀드'형태를 취했다"고 꼬집었다.

이에 금융투자업계 한 전문가는 "사모펀드는 충분한 금융지식과 손실을 감수할 수 있는 경제적 능력을 갖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것"이라며 "2008년 금융위기 후 운용내역을 보고받는 등 일부 규제가 생겼지만 기본적으로는 정부 규제에서 벗어난 시장 자율의 영역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한국에서 문제가 되는건 실질적 내용은 공모형 펀드인데 형식만 사모로 취해 일반 투자자들한테까지 팔아버린 것이 문제"라며 "금융당국의 개선 방향도 이런 부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외 사례도 좋은 예가 될 수도 있겠다. 영국 금융감독청은 2016년 발생했던 부동산펀드 환매중단과 같은 상황이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유럽 펀드의 공통 규범인 유싯(UCIT)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의미를 담은 개방형 비 유싯 유동성 관리방안을 제시했다. 이후 산업 전반의 의견을 반영해 지난해 9월 최종안을 내놨다.

이 규제안은 크게 3가지를 강조하는 데 첫 번째가 개방형 펀드가 유동성 스트레스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즉각 판매를 중단시킨다는 거다. 두 번째로는 적격펀드매니저(AFM)는 유동성 비상계획을 수립해야 하고 수탁기관은 감독기능을 강화하도록 하고 있고. 세 번째로는 비유동성 개방형펀드를 개인에게 판매할 때는 반드시 유동성 위험을 공개하고 투자설명서에 위험관리 방법을 명시하도록 하고 있다.

공경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최근 세계적으로 사모펀드의 유동성 리스크에 대한 규제가 강화하는 추세"라며 "특히 국내에서는 유동성 관리에 실패한 개방형펀드에 대한 규제감독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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