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서 스페셜 칼럼] '코바'발(發) 중국경제위기 올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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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서 경희대China MBA 객원교수
입력 2020-02-05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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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서 교수]


'코바'의 가공할 확산력, 교통수단의 획기적 발전의 영향

2003년 사스(SARS)는 “죽음의 공포”였지만 2020년 코바(코로나바이러스)는 “스피드의 공포”다. 지금 중국에서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것이 코바 확산의 공포다. 사스는 2002년 12월 최초 환자 발생 후 1개월 보름쯤 지나 305명의 환자가 발생했지만 코바는 2만438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사스의 치사율은 9.6%였는데 코바는 2.1% 선이다. 코바의 살상력은 사스의  5분의1이지만 확산력은 67배나 된다.

이런 무서운 속도의 확산은 중국 지방정부의 사건 축소은폐 등 늑장대응과 함께 발원지 우한에서 500만명의 춘제 귀향 인파를 전국으로 보낸 방역 골든 타임의 실기에 원인이 있다. 하지만 더 주목할 것은 중국의 교통 SOC의 급속한 발전이다.

지금 중국의 공항은 235개나 되고, 이 중 1000만명 이상 이용하는 공항이 35개나 되며, 정기운항 노선만 4945개다. 특히 3만㎞에 달하는 고속철도의 건설이 전국을 1일 생활권으로 만들었고, 연간 2800만대씩 팔린 자동차가 바이러스의 유통속도를 가공할 정도로 높인 것이다.

바이러스 일종인 '코바', 25도에 약하다?

중국정부는 2월 3일 현재 과거 사스 전체 감염자의 2.5배나 되는 2만438명의 코바 감염자 수에 당황하는 눈치이고 이를 차단하기 위해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초강수를 썼다. 도시 폐쇄, 교통 폐쇄, 직장 폐쇄의 극약처방을 쓰고 있지만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 수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는 14일간은 계속 확진자가 나올 수밖에 없는, 14일의 잠복기를 가진 코바의 특성 때문이다.

중국은 14억 인구가 14일간만 움직이지 않으면 환자와 건강한 사람을 분리할 수 있다고 보고 환자만 분리 치료하려는 것이다. 그래서 2월 2일까지 춘제 연휴 연장, 2월 9일까지 기업 조업 재개 연기, 2월 17일까지 학교 개학 연기는 1월 20일부터 시작된 춘제 이동인구의 코바 잠복기 14일과 2차 감염자의 잠복기 14일을 감안한 조치다.

서방세계에서는 코바의 확산 피크가 4월까지 갈 거라는 예상이 많지만 14일의 잠복기와 중국정부의 인구이동 통제의 강도를 감안하면, 코바의 확산은 2월 2~3주 사이 피크에 이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중국의 사스나 코바는 모두 야생동물을 먹는 식습관이 불러온 '자연의 역습'이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사스의 경우도 인간의 노력보다 더 센 것이 '자연의 섭리'였다. 역대 바이러스 관련 전염병은 1년 내내 길게 가는 것이 아니라 대개 온도가 올라가면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바이러스는 핵산과 단백질로 이루어지는데, 단백질은 온도가 상승하면 그 성질이 변해버려 바이러스의 성질이 파괴된다는 것이다.

2003년 사스의 경우도 광둥에서 발생해 베이징으로 확산되어 난리가 났지만 베이징의 평균온도가 섭씨 25도를 넘어선 5월부터 약해져 6, 7월에 사라졌다. 자연의 분노는 인간의 처절한 반성과 노력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결국 자연의 섭리로 정리되었다.

바이러스 질병인 코바의 경우도 사스와 같은 경로를 간다면, 베이징보다 남쪽인 우한의 경우 4월이면 평균기온이 섭씨 25도대에 도달하기 때문에 후베이성의 코바 사태는 4월이면 안정기로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코바'발(發) 경제위기가 올까?

서방 언론에서는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공급망 손상으로 중국경제가 타격 받고, 세계경제도 타격 받아 경제위기가 올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코바' 사태로 소비의 타격은 불가피하다. 중국의 인구이동 억제로 2019년 대비 2020년 춘제 이후 직장 복귀율은 20~30%에 그치고 있다. 1월과 2월의 생산과 소비는 70~80%의 타격이 예상된다. 그러나 3, 4월에 코바가 안정기에 들고 5월 이후 사스처럼 사그라진다면 전체 GDP의 감소는 비관적으로는 1.2% 포인트, 낙관적이라면 0.7% 포인트 정도 하락된다.

중국은 1921년 공산당 창당 시 100년 뒤에 중진국 건설을 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수치목표로 2020년 GDP를 2010년의 두배로 만든다는 목표를 세웠다. 시진핑 주석은 이 목표를 달성하면 중국 역사에 남는 인물이 되는 것이고, '코바' 때문에 달성하지 못하면 당의 100년 약속을 저버린 주석이 된다. 시진핑의 선택은 무엇일까?

중국은 서방국가와는 달리 국가재정이 튼튼하고 정부의 금융과 재정 동원력이 강하다. 사스보다 더 충격이 심했던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중국은 GDP 증가율이 15%에서 6.4%로 하락하자 4조 위안의 자금을 투여해 한방에 GDP를 12.2%까지 끌어올렸다. 중국은 2020년 '코바'사태에 대응해 재정·금융·감세 조치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 같다. 코바의 타격이 심할수록 중국의 '코바 부양책'은 더 강하고 클 것 같다.

중국은 GDP가 99조 위안이다. 중국은 198조 위안의 예금이 있는데, 지급준비율이 12.5%나 된다. 경기부양을 위해 지준율을 0.5% 포인트만 낮추어도 1조 위안의 자금이 풀린다. 그리고 4%대인 재정적자를 1%만 늘려도 1조 위안이 풀리기 때문에 코바로 인한 1% 내외의 GDP 감소는 얼마든지 보충할 여력이 있다.

글로벌 공급망 위기는 과장, 오히려 신기술의 등장 주목해야

코바 사태로 인한 한국 일부 자동차회사들의 중국산 부품 공급난을 두고 글로벌 제조업 공급망 위기를 얘기하지만 과장이다. 중국산 부품 공급난은 공급망의 붕괴 때문이 아니라 코바 확산을 막기 위한 중국정부의 공장가동 연기정책 때문일 뿐이다. 이는 공장가동률의 일시적 하락이지 생산설비의 파괴나 공장의 붕괴가 일어난 것이 아니다

위기는 새로운 기회를 만든다. 춘제 이후 첫 증시개장일에 주가는 8% 폭락했지만 간 큰 외국인들은 200억 위안(약3조3000억원)의 순매수를 했다. 코바 사태로 인한 중국의 위기설보다는 돈 벌 기회를 봐야 한다.

2003년 전염병 사스는 중국 인터넷산업의 획기적인 도약을 가져왔고, 세계시총 상위 10사 안에 들어가는 알리바바와 텐센트를 탄생시켰다. 2020년 전염병 코바는 중국 전체 실시간 인구이동과 확진자 검출에 빅데이터와  AI 기술의 등장을 가져왔다. 중국이 빅데이터와 AI 분야에서 제2의 알리바바, 텐센트를 찾아낸다면 대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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