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직권남용' 판결 잇따라 영향… '채동욱 뒷조사' 남재준 항소심도 변론 재개

김태현 기자입력 : 2020-02-04 18:35
대법원이 지난달 30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에 대해 첫 판단을 내놓으면서 재판들에 잇따라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채동욱 전 검찰총장 혼외자 정보수집' 사건도 재판이 연기됐다.

서울고법 형사12부(윤종구 오현규 조찬영 부장판사)는 4일 채 전 총장의 혼외자 정보를 불법 조회한 혐의로 기소된 남재준 전 국가정보원장 등의 항소심 선고를 할 예정이었으나 취소했다.

재판부는 법정에서 "어떤 형태로든 현재까지의 증거와 법률을 토대로 판결 선고할 수 있지만 몇 가지 추가로 고려할 요소가 있어서 참작하겠다"며 변론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추가로 고려할 여러 사항을 언급했다. 그 중에는 지난달 30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선고한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이 포함됐다. 재판부는 "직접적으로 동일하지 않지만 공무원과 공무원, 공무원이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어떻게 법리적으로 접근해야 되는지 조심스럽지만 상당 부분 설시 돼 있다"고 말했다.

당시 대법원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의 성립 여부에 관해 판시한 내용 중에는 직권남용 행위의 대상자가 일반인이냐, 공무원이냐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부분이 있다.

재판부는 "이 사건에서도 상대방 공무원의 개인정보를 침해햇을 때 보호법의 침해라고 볼 수 있는지, 아니면 국정원의 권한인지 여부에 대해 여러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만 남 전 원장을 포함한 국정원 임직원과 공무원들이 기소된 채 전 총장 혼외자 정보조회 사건에 직권남용 혐의는 적용돼 있지 않다.

재판부는 "이 사건과 쟁점이 완전히 동일한 것은 아니지만 공무원의 의무나 책임 책무 아니면 권한 등에 관한 일반적인 법리를 이 사건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기회 드리겠단 취지"라고 설명했다.

남 전 원장 등은 지난 2013년 6월 채 전 총장의 혼외자 첩보를 인지하고 불법으로 학교생활기록부 등을 확인하는데 공모했다는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국정원 내부에서는 해당 아동의 '아버지 이름이 채동욱이고, 직업란에 과학자'라고 기재돼 있다는 보고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남 전 원장에게 "'채 전 총장의 혼외자 첩보에 대한 검증 지시를 했다'는 보고를 명시적으로 승인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남재준 전 국정원장.[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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