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文대통령, 국정동력 회복 고심…대내외 악재 속 돌파구 마련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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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철·정혜인 기자
입력 2020-02-0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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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험대 오른 ‘컨트롤타워’…국민적 공포감 확산에 전 분야 영향

  • 집권 4년차 ‘확실한 변화’ 기조 차질…국정운영 최대 변수 부상

문재인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사태로 새해 국정운영의 변수가 생기면서 돌파구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집권 4년차를 맞아 연초부터 ‘확실한 변화’를 기치로 내걸고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도출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으나, 신종 코로나 사태가 걸림돌로 작용하는 형국이다.

2일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사안이 문 대통령의 후반기 국정운영의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였던 문 대통령은 평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꾸준히 강조해왔다. 신종 코로나 사태로 문재인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청와대도 이미 ‘신종 코로나 대응 컨트롤타워는 청와대’라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한 상태다.

문제는 대내외적으로 국정 운영의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각종 긍정적인 경제지표를 제시하고 있으나, 내세울 만한 수치는 아니고 정치적으로는 총선이라는 ‘벽’이 남아 있다. 비핵화 답보 상태로 외교적으로도 당장 큰 변환점을 맞기는 어려워 보인다.

◆‘메르스 악몽’ 재현…文·與, 지지율 동반 하락세

돌파구는 결국 신종 코로나 사태의 조속한 수습에 달려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예정에 없던 긴급 간담회를 개최했다. 신종 코로나 대응을 논의하기 위해 방역 분야 전문가 10명을 청와대로 초청했다.

문 대통령은 부처별 업무보고를 모두 연기하는 등 범부처 대응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신종 코로나 관련 종합점검회의를 주재한 데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점검회의에는 정세균 국무총리 이하 모든 관계부처 장관을 정부청사에 소집하고, 17개 시·도지사까지 화상연결로 참가했다.

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과도한 국민 불안을 자제시키면서 이와 관련된 ‘가짜뉴스’에 대한 엄정 대응을 주문했다.

정 총리도 내각의 수장으로서 현안을 직접 챙기며 동분서주하고 있다.

관건은 신종 코로나 사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다. 문 대통령의 움직임에도 확진 환자의 추세는 점차 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여론조사에서는 부정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8∼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및 한국갤럽 홈페이지 참조)한 결과, 문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2주 전보다 4%포인트 내린 41%로 집계됐다.

국정수행에 대한 여론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수준으로 나빠졌고, 더불어민주당도 2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지지도를 기록했다. 성별·나이별로는 여성, 20대와 30대, 진보층에서 상대적으로 크게 하락해 4월 총선을 앞두고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지난 2015년에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는 대통령 국정 지지도 하락으로 연결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종합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외교 구상도 ‘급브레이크’…남북·한중·북미 모두 비상

‘신종 코로나’라는 돌발 변수에 외교 구상 역시 제동이 걸렸다. 바이러스 발원지인 중국에 대한 혐오 여론이 거세지면서 한·중 관계 복원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또한 ‘제3국’인 중국을 통한 개별관광 등 남북협력 사업 성사도 어려워졌다는 관측이다.

북한이 바이러스 유입 방지를 국가 존망과 관련된 정치 문제로 내세우며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는 만큼 북·미 비핵화 협상의 교착상태가 예상보다 더 길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상만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신종 코로나는 북·미, 남북, 한·중 관계에 악재”라며 “2월 내 신종 코로나 사태가 해결된다고 해도 그 여파는 2~3개월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종 코로나에 대한 위험이 사라진다고 해도 심리적인 요인으로 인해 남북, 북·미 관계의 교착 국면이 장기화한다는 것이다.

북한은 이런 가운데 중국을 ‘친혈육’이라고 표현하며 밀월 관계를 과시했다. 반면 실제 같은 민족인 남측과는 유일한 소통 채널인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운영마저 중단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신종 코로나 사태를 겪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위문 서한과 함께 지원금을 전달했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중국의 전염병과 관련해 위문서한을 보낸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위문서한에서 중국을 ‘친혈육’이라고 표현한 것은 북한이 그만큼 북·중 관계에 신경을 쓰고 중요시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대북제재로 자금난·경제난을 겪는 북한이 미국과 함께 ‘주요 2개국(G2)’으로 꼽히는 중국에 ‘지원금’을 보냈다는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북한의 북·중 혈맹관계 과시와 국제사회가 주장하는 북한의 외화난에 반박하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남북은 유일한 공식 연락채널인 연락사무소 운영마저 중단돼 위기를 맞고 있다. 남북은 지난달 30일 오전 양측 연락대표 협의를 열고 신종 코로나 위험이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 연락사무소를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남북연락사무소의 가동이 중단된 것은 2018년 9월 문을 연 이후 1년 4개월 만에 처음이다. 다만 남북은 서울·평양 간 별도의 전화선과 팩스 선을 개설해 기존의 연락업무를 계속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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