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눈치' WHO, 늑장 끝 신종코로나 '국제적 비상사태' 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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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람 기자
입력 2020-01-31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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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만 '여행·교역 제한'은 포함 않기로…역대 6번째 PHEIC 선포

  • 늑장대응 도마 위…'비상사태 선포' 미루며 정치적 계산 지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武漢) 폐렴' 사태 늑장 대응으로 도마 위에 오른 세계보건기구(WHO)가 30일(현지시간)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자문 기구인 긴급 위원회의 회의 이후 스위스 제네바의 WHO 본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다만 "교역과 이동의 제한을 권고하지는 않는다"고 그는 덧붙였다.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지난 몇 주 동안 우리는 이전에 알지 못했던 병원체의 출현을 목격했고, 그것은 전례가 없는 발병으로 확대했다"면서 "우리는 이 바이러스가 보건 시스템이 취약한 국가로 퍼진다면 어떤 피해를 볼지 모른다. 그런 가능성에 대비할 수 있도록 지금 조처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이번 (국제적 비상사태) 선포의 주된 이유는 중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일 때문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일 때문"이라며 "이번 선언은 중국에 대한 불신임 투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중국 정부가 심각한 사회·경제적 영향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억제하기 위해 취한 이례적인 조처들에 대해 축하를 받을 것"이라며 중국 당국의 조처를 평가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발병 감지, 바이러스 격리, 게놈(유전체) 서열을 파악해 WHO와 세계에 공유한 속도는 매우 인상적"이라며 "WHO는 중국의 전염병 통제 능력에 대해 지속해서 신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으로 최근 일고 있는 WHO의 '중국 눈치보기' 논란은 정점을 찍을 전망이다. 앞서 로이터 등 외신은 "WHO가 WHO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국의 눈치를 보느라 바이러스를 정치적으로 계산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앞서 WHO는 첫 발병 보고 이후 거의 한 달이 흐른 후인 지난 22일에야 긴급 위원회를 처음 소집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전파력 등을 논의했지만, 이틀에 걸친 회의 끝에 국제적인 비상사태 선포를 미뤘다. 

여기에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지난 28일 중국을 방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중국의 통제 능력을 믿는다"면서 중국 정부가 취한 조치를 칭찬하기까지 했다.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이튿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이 발병에 대해 상세한 내용을 알고 있어 감명받았다"며 중국의 조처에 국제사회가 감사와 존경을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WHO가 국제적 비상사태를 선포한 것은 이번이 6번째다. 앞서 WHO는 지난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 A(H1N1), 2014년 소아마비와 서아프리카의 에볼라, 2016년 지카 바이러스, 2019년 콩고민주공화국의 에볼라까지 모두 5번 선포했다.

WHO는 '심각하고, 이례적이거나 예기치 못한 예외적인 사건'에 한해 PHEIC를 선포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사진=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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