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권영탁 핀크 대표 “데이터는 고객의 것…고객의 합리적 선택 돕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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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영 기자
입력 2020-01-3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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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텔레콤·하나금융 합작 핀테크 업체

  • 오픈뱅킹 서비스 후 가입자 270만명

  • 자체 신용평가 T스코어로 상품 추천

“카드사가 가지고 있는 결제 데이터는 카드사의 것이 아닌 고객의 것이다. 핀크는 고객의 금융 데이터를 객관적인 시각으로 분석해 고객 친화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표다.”
 

권영탁 핀크 대표[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권영탁 핀크(Finnq) 대표는 최근 서울 중구 핀크 본사에서 진행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데이터3법 국회 통과로 데이터 주권이 금융사에서 고객으로 넘어갔고, 이제 핀테크 업체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고객의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핀크는 SK텔레콤과 하나금융그룹이 합작해 만든 핀테크 업체다. 하나금융지주가 51%, SK텔레콤이 49%씩 지분을 투자했다. 지난 2016년 조인트벤처 형식으로 설립돼 2017년 핀크로 이름을 바꾸고 영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핀크는 출시 후 2년간은 제대로 된 서비스를 거의 하지 못했다. 하나금융그룹에 속해 있다는 이유로 다른 은행과 개별적인 계약을 통해 펌뱅킹을 이용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권 대표는 “일각에서는 저희한테 ‘금수저 핀테크’ 아니냐는 말을 하는데 오히려 역차별을 받아왔다”면서 “그동안 하나은행의 계열사 수준에 국한돼 있었다”고 말했다.

다행히 기회는 찾아왔다. 지난해 금융당국이 오픈뱅킹(모든 은행의 계좌이체 시스템을 개방하는 공동결제시스템) 서비스를 전면 시행하면서다. 오픈뱅킹 서비스를 통해 금융사와 핀테크 업체들은 별도의 계약 없이도 오픈 API를 통해 모든 은행 계좌 정보와 연결할 수 있게 됐다. 권 대표는 “저희한테 오픈뱅킹은 효자”라고 말했다.

핀크가 첫 번째로 내놓은 오픈뱅킹 서비스는 ‘내 계좌 간 이체’다. 고객이 가지고 있는 여러 계좌로 목적에 따라 맞춤형 금액을 지정해 최대 1000만원까지 한번에 무료로 송금할 수 있다. 적금, 비상금 등 통장 쪼개기를 하는 고객에게 유용한 기능이다.

오픈뱅킹 시행 후 실제 핀크의 고객은 눈에 띄게 증가했다. 가입자 수는 270만명을 넘었고, 다운로드 수도 500만을 넘었다.

특히 기존에는 신규 가입 고객 중 자신의 계좌를 연결하는 고객의 비중이 30%가 채 되지 않았지만 오픈뱅킹 후 70%를 넘었다. 계좌 연결 고객이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계좌를 연결한 고객과 그렇지 않은 고객은 활동성에서 차이가 크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

핀크는 다음으로 일명 ‘문어발 카드’라는 새로운 상품도 준비하고 있다. 한개의 체크카드를 여러 은행 계좌에 연결할 수 있는 서비스다. 가령 하나의 체크카드를 이용하는데 오전에는 국민은행 계좌에서 출금됐다가 오후에는 신한은행 계좌에서 출금되는 식이다. 현재 신한카드와 함께 개발하고 있으며 늦어도 올해 2분기 초에는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권 대표는 “체크카드는 해당 계좌의 은행과 연결돼 있어 다른 은행 계좌 연결을 희망하지 않는 경향이 크다”며 “그런 탓에 은행의 경쟁력이 체크카드 시장까지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동안 금융 산업은 정부의 보호막 속에서 지나치게 안정화돼 흘러온 측면이 있다”며 “컨버전스(Convergence·산업간 결합 및 융합) 시장에서는 기존의 경쟁력 있는 모델이 계속해서 경쟁력을 가질 수 없고, 새로운 시장 침투자와 제대로 붙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영탁 핀크 대표.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핀크는 SK텔레콤과 하나금융그룹이라는 캡티브 시장을 적극 활용해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핀크는 지난해 5월 금융위원회로부터 통신데이터 등 비금융정보를 활용한 대출 비교 서비스 관련 혁신 금융 서비스를 지정받고, 새로운 신용평가 방식의 ‘핀크 T스코어’와 이를 기반으로 맞춤 대출상품을 중개하는 ‘핀크 대출 비교 서비스’를 선보였다. 독자적인 신용평가 모델로 대출 중개 서비스를 하는 핀테크 업체는 핀크가 유일하다.

권 대표는 “현재는 T스코어 모델을 금융사에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며 “금융사가 6개월 동안 사용해보게 하고, 기존의 신용평가 모델과 비교해서 낫다고 판단하면 그때부터 돈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제휴 기관은 한국씨티은행, 광주은행, 스마트저축은행, 한국투자저축은행, OK저축은행, 웰컴저축은행 등 6개사다. T스코어가 저축은행과 지방은행만 연계돼 있어 은행권은 이용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에 권 대표는 “T스코어를 활용하는 고객은 신용등급 4~6등급의 금리 절벽 구간에 있는 고객들”이라며 “1~3등급 신용자는 핀크를 통하지 않아도 은행권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저축은행을 타깃으로 해서 대출 시장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데이터3법이 통과됨에 따라 마이데이터 사업 인가를 받아 개인종합자산관리 서비스도 시작할 예정이다. 고객의 금융 데이터를 객관적으로 진단하고, 이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최적화된 금융 상품을 추천해 합리적인 선택을 돕겠다는 것이다.

그는 단발성 이벤트를 통한 금융 상품 마케팅을 꼬집기도 했다. 그는 “카드 발급 시 현금을 돌려준다며 고객을 유인하는 행태를 일부 핀테크 회사들이 유발하고 있다”며 “그렇게 발급된 카드가 잘 쓰이면 다행이지만 대부분 장롱카드로 전락하고, 이는 국가적으로 볼 때 손실”이라고 우려했다.

권 대표는 해외 진출도 꿈꾸고 있다. 그는 “국내 시장에서 유니콘은 될 수 있어도 '뿔이 세개 달린 유니콘'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당장은 아니지만 그러한 생각을 가지고 해외 시장을 노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외 시장 중에서도 동남아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중국에서 핀테크 비즈니스가 활성화된 것은 언뱅크드(unbanked·은행 계좌가 없어 거래 불가능) 국가이기 때문”이라며 “동남아도 그러한 점에서 유사한 배경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장 올해는 매출을 내는 게 목표다. 핀크는 지난 2년간 규제 탓에 수익이 나는 사업을 하지 못해 적자를 기록해오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권 대표는 “올해 누적 흑자는 어려워도 월 기준으로 이익을 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 대표는 “고객이 합리적인 상품을 선택하게 해주고, 고객이 혜택을 받는 과정에서 생기는 수익의 일부를 받아 매출을 내겠다는 것”이라며 “기존의 금융사와는 다른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핀크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은 옴니 금융 플랫폼이다. 송금, 대출, 투자 등 모든 금융 서비스를 핀크 안에서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 슬로건도 ‘뱅크 말고 핀크’라고 바꿨다. 권 대표는 “저희의 타깃은 다른 핀테크 업체가 아니라 은행, 금융기관”이라고 말했다.

권 대표는 향후 3년을 내다봤다. 그는 “지금 핀테크 비즈니스가 주목을 많이 받다보니 많은 플레이어들이 시장에 뛰어들어 경쟁을 하고 있다”면서 “경쟁력 없는 업체는 도태되고 제대로 된 핀테크 업체끼리 진검승부를 하는 시점은 앞으로 2~3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3년이라는 시간은 권 대표의 임기와도 맞물려 있다. 전문경영인으로 외부에서 영입된 민응준 전 대표가 지난해 7월 회사를 떠나면서 권 대표가 나머지 임기를 이어가고 있다. 권 대표가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재신임을 받으면 임기 2년이 시작된다.

임기 2년은 실적을 내기에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권 대표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핀테크 업체에) 처음 도전하는 2년이라면 베팅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하지만 2016년 JV가 설립되면서 내부적으로 절차탁마하는 과정을 겪었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경험을 했고, 충분히 도전할 만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1994년 SK텔레콤으로 입사해 2010년 하나SK카드 TF에서 모바일 카드 사업을 론칭했다. 다시 SK텔레콤으로 돌아가 핀테크 사업 확장 추진 업무를 하다 현재 핀크 대표이사 자리까지 올랐다.

대표적 규제 산업인 통신사와 금융사를 모두 경험한 권 대표는 “예전과 비교해보면 핀테크 업체에서 일하는 것은 내일을 기대하게 만드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 권영탁 대표 프로필

△1970년생 △동국대 경영학과 졸업 △1994년 SK텔레콤 입사 △2010년 하나SK카드 TF 참여 △2016년 SK텔레콤 상품마케팅본부 팀장 △2016년 SK텔레콤 JV 추진단장 △2016년 핀크 최고운영책임자 △2019년~ 핀크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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