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화웨이 5G 장비 도입 결정... 유럽 확산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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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기자
입력 2020-01-29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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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국, NCS서 화웨이 장비 배제 않기로

  • 독일 프랑스 노르웨이 등 유럽 국가로 화웨이 장비 확산 가능성 커져

영국이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5세대 이동통신(5G) 장비를 도입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를 계기로 화웨이의 통신장비가 독일과 프랑스, 노르웨이, 포르투갈을 포함한 주요 유럽 국가에 공급될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이 주도하는 '화웨이 제재망'에 균열이 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28일(현지시간) 국가안보회의(NCS)에서 5G 통신 네트워크 공급망에 관한 사안을 검토한 결과, 화웨이의 장비를 배제하지 않기로 했다. 영국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법안의 입법을 서두른다는 계획이다.

영국 정부가 화웨이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으나, 사실상 화웨이 장비 채택의 길을 열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날 열린 NSC에선 고위험 공급업체 장비를 핵시설이나 군사기지와 같은 국가 인프라와 보안 관련 네트워크에는 사용하지 않기로 하고, 일반 접속망과 같은 비핵심 부문에만 설치한다는 내용이 의결됐다. 한 업체의 점유율이 35%를 넘어서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앞서 존슨 총리는 BBC와 인터뷰에서 영국 5G 통신망 설치 과정에서 화웨이를 배제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는 “영국 국민은 최고의 기술을 접할 자격이 있다”며 “영국 정부는 모든 국민을 위해 기가비트 광대역 통신을 도입할 의사가 있다. 만약 특정 브랜드를 반대한다면, 그 대안은 무엇인지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결정은 존슨 총리가 지난해 취임하면서 2027년까지 영국 전역에 5G 통신망을 구축하겠다고 밝힌 공약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다. 화웨이의 통신장비는 경쟁사 대비 가격이 30%에서 최대 50%가량 저렴한 데다 성능도 우수하다는 평가다. 영국이 화웨이 장비를 배제하면 수억 파운드의 추가 비용이 소요되고 5G 상용화가 지연돼 존슨 총리의 공약에 악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화웨이 측은 “영국이 비용 효과적인 통신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어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영국의 결정으로 다른 유럽 국가 또한 화웨이의 장비를 도입할 가능성이 커졌다. 독일 정부는 지난해 10월 5G 상용화를 위한 보안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는데, 특정 기업을 배제하지 않기로 했다. 이후 독일 이동통신사 텔레포니카 도이칠란트는 5G 장비 공급사 중 하나로 화웨이를 선정해 정부의 최종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프랑스와 노르웨이, 포르투갈도 화웨이 장비를 도입할 가능성이 크다. 프랑스 대표 이동통신사인 오렌지는 화웨이 장비에 보안 우려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노르웨이 이동통신사 텔레노어도 화웨이와 5G 상용화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포르투갈 정부 또한 화웨이 장비를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포르투갈 이동통신사인 알티스 포르투갈은 올해 화웨이와 5G 상용화를 위해 협력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한편, 미국은 대표적 동맹국인 영국의 이번 결정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신뢰할 수 없는 업체들이 5G 네트워크의 어떤 부분을 통제하는 데 있어 안전한 선택지는 없다”고 언급했다. 미국은 영국과 영어권 5개국 기밀정보 동맹인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일원이다. 미국이 주도하는 ’화웨이 제재망‘에 균열이 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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