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들 '우한 폐렴' 확산에 긴장..."중국 출장 자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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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유진희·김해원·신수정 기자
입력 2020-01-27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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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우한에서 법인이나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이 임직원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중국 전역으로 확산하며 중국 다른 사업장도 긴장하는 모습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중국에 머물고 있는 임직원들을 귀국시키거나 출장을 최소화 하는 등 비상 체계를 가동 중이다. 

우한 지역에 공장을 두고 있는 SK종합화학은 한국 직원 10명 전원을 한국으로 복귀시켰다. 회사는 직원들을 복귀시킨 후에도 개인 컨디션 등을 매일 보고 받고 있다. 동시에 우한 출장을 금지하고, 중국 내 다른 지역으로의 출장 역시 자제하도록 했다. 다만, 출장을 꼭 가야하는 경우 임원 승인 후 진행토록 했다.
 

[사진=AP·연합뉴스]

포스코그룹의 경우 현재 우한에 4명의 주재원이 남아 있다. 그룹 관계자는 "이들의 귀국을 위해 전세기 투입 등 한국과 중국 정부가 긴밀히 협의하고 있는 추진안 결과에 신속 대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그룹은 당분간 공장 가동도 멈춘다. 중국 정부가 다음달 2일까지 춘절 연휴 연장 조치에 따라 전체 공장도 가동하지 않기로 했다.

항공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유일하게 우한 노선을 운항 중이다. 대한항공은 지난주 이미 해당 노선을 철수했다. 다만, 현재 우한에 있는 자국민 600여명을 보호하기 위해 전세기 띄우는 문제로 우한 파견을 논의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1대당 300여명을 태울 수 있는 만큼 2대의 전세기를 한번에 동원하거나, 두 차례에 나눠서 수송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면서도 "아직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전했다. 대한항공은 해당 노선의 출장 직원과 승무원 등에 대해서는 마스크는 물론 최대한 방역에 신경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중국 우한으로 신규 취항을 준비했던 티웨이항공은 지난주 파견 인력을 전부 철수시켰다.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한 나머지 항공사들은 우한 노선이 없어 출장 또는 파견 인력이 없는 상태다.
 
삼성그룹은 우한 폐렴 확산 이후 국내에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현지 임직원과 생산시설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설 명절 기간에 우한 폐렴이 본격적으로 확산함에 따라 연휴가 끝난 후 구체적인 지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은 현재 중국 시안·텐진 등에 생산시설을 운영 중이다.
 

지난 2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입국장에서 질병관리본부 국립검역소 직원들이 열화상 카메라로 승객들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광저우 공장 본격 양산을 준비 중인 LG디스플레이는 국내 직원들의 중국 출장을 최소화하고, 감염 예방 행동 요령을 안내하고 있다. 중국을 방문해야 할 경우 방문 전에는 방문 목적(개인·출장)과 기간 등을 접수받고, 방문 후에는 발열 여부 및 기타 특이사항을 신고하도록 했다.

LG전자는 우한 지역 출장을 금지했고 출장등록시스템과 이메일, 사내 게시판 등을 통해 중국 전역 출장 자제를 요청했다.

우시 등에서 중국 사업장은 운영 중인 SK하이닉스는 이미 대응TF를 꾸리고 위험단계별 대응전략 수립했다. 중국 사업장에서 마스크 지급, 예방방법 및 준수사항 공지, 소독제 비치 및 방역활동 등을 마쳤으며, 사업장을 출입하는 모든 인원을 대상으로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국내 사업장은 감염병 예방 행동 수칙을 전사 게시판에 공지하고 구성원들의 주의를 당부하는 등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베이징을 비롯한 중국 주요 도시에서 사업장을 운영하는 만큼 경계 태세에 들어갔다. 현대자그룹은 장쑤성 옌청에 기아차 합작법인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은 물론 중국에 진출한 계열사에 각별히 유의할 것을 통보했다. 더불어 기존의 비상연락망을 점검하는 등 만일에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우한을 제외한 중국 다른 지역에 머물고 있는 임직원에 대한 대처가 사실상 전무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에 파견된 기업 한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근원지가 우한이기 때문에 우한에 있는 인력 철수는 적극적으로 이뤄졌다"며 "우한뿐 아니라 중국 전역으로 폐렴이 확산했지만 다른 지역에 있는 임직원들에 대해서는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원론적인 대응책만 제시할 뿐 현실적인 대비책은 없다"고 지적했다.

국내 기업들은 관계를 중요시하는 중국의 특성상 섣불리 공장 가동을 멈추거나, 미팅을 취소하기에 어려움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미팅의 경우 화상으로 대체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지만 공장 가동 중단이나 현지 사업 중단은 기업 입장에서도 손해가 커서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당분간 상황을 좀 더 예의주시하겠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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