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미세먼지 조급증에 걸린 환경부

원승일 기자입력 : 2020-01-16 14:48
미세먼지 계절 관리제 시행 한 달 효과 브리핑에서 "아직 조사 중" "석탄발전 중단ㆍ위반 사업장 적발…" 재탕 삼탕 정책 홍보만
“지난 한 달 미세먼지 계절 관리제를 시행한 결과, 미세먼지는 얼마나 줄었나요?”

이 질문에 환경부 관계자는 “미세먼지 저감 효과는 아직 조사 중입니다”라고 답했다.

정부가 지난해 12월 1일부터 시행 중인 ‘미세먼지 계절 관리제’의 첫 달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그런데 미세먼지 농도가 얼마나 줄었는지를 알 수 있는 감축 효과는 찾아볼 수 없었다. 공공기관 차량 2부제, 석탄화력발전 가동 중단 등 미세먼지 감축 조치들만 나열돼 있었다.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나오지 않았는데 왜 이걸 지금 발표했나요?” 다시 묻자 관계자는 “계절관리제 시행 전에 국민께 매달 추진 결과를 알리겠다 했고, 배출 저감을 위해 정부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아실 필요가 있어서요”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조급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국민은 이 기간 미세먼지가 얼마나 줄었는지가 최대 관심인데, 정부는 감축 노력을 하고 있다는 사실 알리기에 급급했다.

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 국무조정실 등 관계부처는 12월 한 달간 사업장, 발전소 등 여러 부문에서 미세먼지 배출 감축 조치에 따른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 배출 감축량, 국외 유입 및 기상 여건까지 종합 반영한 수치를 모델링해 농도 저감 효과를 제시할 예정이라고 했다. 수치 분석 결과를 내기까지 대략 6주가 더 걸릴 것이라고 했다. 빨라야 2월 말에나 작년 12월 한 달간 미세먼지 감축 여부를 알게 된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고농도 미세먼지 계절 관리제를 처음 도입해 더 강화된 배출 저감 조치를 시행 중이다. 겨울철 미세먼지 농도가 평소보다 최대 30%까지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 기간 수도권과 대도시에는 생계용을 제외한 배출가스 5등급 노후 경유 차의 운행을 제한한다. 공공기관은 상시 차량 2부제를 시행하고, 석탄화력발전 가동도 중단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계절 관리제 추진 한 달간 수도권과 6개 특·광역시의 국가·공공기관에서는 차량 2부제가 시행 중이다.

전력수급 상황에 따라 석탄화력발전 8∼12기의 가동이 중단됐다. 최대 49기에서는 최대 출력을 80%로 제한하는 상한 제약이 시행됐다.

미세먼지 과다배출 의심 사업장 247곳에서 총 59건의 위반사항을 적발했다. 시·도 민관합동 점검단은 14개 사업장·공사장에 행정 처분과 과태료 41건을 부과했다.

하지만 계절 관리제 포함 정부의 미세먼지 저감 정책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수도권 5등급 차량 운행을 제한하기로 했지만, 법적 근거가 되는 '미세먼지법' 개정안은 국회에 계류 중이다. 실제 시행은 법 통과 후에야 가능하다. 현재 서울시만 '녹색교통 지역 자동차 운행 제한' 조치에 따라 사대문 안에서 5등급 차량 운행을 제한하고 있다. 인천, 경기는 관련 조례 제정을 추진 중이다.

공공기관 차량 2부제도 단순히 공공기관 내 주차를 금지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데다 전국 곳곳에서 위반 차량이 발견되고 있다.

작년 정부는 향후 5년간 미세먼지 정책 방향과 추진과제를 제시하는 ‘미세먼지 관리 종합계획(2020~2024)’을 확정·발표했다. 2024년까지 초미세먼지(PM2.5) 연평균 농도를 2016년 대비 35% 이상 저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목표치만 제시했을 뿐 아직 계절 관리제 시행 한 달 간 미세먼지 농도가 얼마나 줄었는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신년사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개선되고 있다”고 했지만, 미세먼지 정책 효과에 대한 의구심만 커지고 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 미세먼지 계절 관리제 이행에 총력 당부[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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