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쇼핑몰·아울렛 입점 업체 '임대료 감액' 길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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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0-01-1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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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대료 감액 요청시, 14일 이내 매장 임차인과 협의해야

  • 계약기간 내 매장 퇴거 시 3개월 치 넘는 임대료 위약금 금지

#. A쇼핑몰은 B매장 건너편에 매출 경쟁을 이유로 협의 없이 유사 상품을 판매하는 C매장을 입점시켰다. C매장 입점 후 B매장의 매출은 몇달 째 50% 넘게 감소했다. 이에 B매장은 매장 운영비뿐 아니라 A쇼핑몰에 매달 납부하고 있는 높은 임대료와 광고비, 물류비를 감당하기 어려워졌다. B매장은 매장 퇴거를 고민했으나, A쇼핑몰은 임대 계약 기간이 남았다는 이유로 1년 치 임대료를 위약금으로 요구했다. 이를 지급할 능력이 없던 B매장은 어쩔 수 없이 남은 임대 기간을 모두 채울 수밖에 없었다.

복합쇼핑몰·아울렛·면세점 입점 업체의 과도한 비용 부담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길이 생겼다. 앞으로는 유통업체로 인해 매출이 감소했을 경우 입점 업체는 임대료 감액을 요청할 수 있게 된다. 입점 계약 중도 해지 시 위약금도 최대 3개월 치 임대료를 넘겨 받을 수 없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복합쇼핑몰·아울렛·면세점 3개 업종에 대한 표준거래계약서를 제정해 배포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4월 복합쇼핑몰·아울렛 업종도 대규모유통업법의 적용 대상이 된 데 따른 것이다.

권순국 공정위 유통거래과장은 "유통 분야 표준계약서가 기존 백화점·대형마트·TV 홈쇼핑·편의점·온라인 쇼핑몰 등 5개 업종에서 8개 업종으로 확대됐다"며 "사실상 유통 전 분야로 확대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최소보장 정액 계약' 등 과도한 임대료 약정 논란이 있던 복합쇼핑몰·아울렛의 경우, 입점 업체의 귀책 없이 매출이 크게 감소했을 경우 매장 임차인은 유통업자에 임대료 감액 요청을 할 수 있다.

협의 없이 매장 인근에 동종 또는 유사 업체를 입점시키거나 입점 매장의 위치와 면적·시설을 강제로 변경하는 등의 경우가 해당된다. 유통업자는 임대료 감액 요청을 받으면, 14일 이내에 매장 임차인과 협의를 시작해야 한다.

판매 부진이나 불리한 계약 조건 등으로 임대 계약을 중도 해지할 경우, 유통업자는 입점 업체에 위약금으로 최대 3개월 치의 임대료·관리비만 요구할 수 있다.

이번에 마련한 표준계약서는 3개 업종의 유통업체가 최저 보장 수수료를 명목으로 계약에 불명확하게 명시한 각종 비용을 기존 입점 업체에 부담시키는 부당 행위를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향후 유통업체와 입점 업체는 계약 체결 시 판매 수수료, 인테리어 비용 분담 기준, 매장 위치 변경 기준, 계약 해지 사유 등의 주요 거래 조건을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 이에 따라 유통업체가 계약 시 사전에 알리지 않은 명목의 비용을 입점 업체에 부담시킬 경우 불공정 거래 행위가 될 수 있다.

시설이용료·광고비·물류비 등의 기타 비용을 이용해 판매 수수료를 우회적으로 인상하는 행위나 반품·상품 비용 등을 입점 업체에 떠넘기는 행위도 금지한다. 판촉사원 파견 조건과 판촉 행사 시 필요한 사항은 서면으로 합의하고, 납품업체의 판촉 비용 부담도 전체의 50%를 초과할 수 없다.

면세점의 경우 표준계약서를 통해 대금 지급일, 지연 이자의 지급 기준, 반품 사유 등을 명시하도록 했다.

권 과장은 "올 하반기 공정거래 협약 평가 시 표준계약서를 채택하는 업체에 가산점 부여 등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직권조사에도 반영해 정책 과정에서 표준계약서와 유통법을 준수하는 업체가 수익을 더 볼 수 있게끔 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렛 자료사진.[사진=아주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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